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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losopher DG

Believability

글쓴이: 이대근 (ㄷㄱ)


신앙에 대한 내 단상:


1.

종교는 변하지 않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만 과학은 항상 열린 바운더리를 자처한다.

종교에 집착할수록 그 종교에 대한 믿음이 심화되지만
과학에 집착할수록 과학을 믿게 되기보다는 아무것도 믿을 수 없게 될 뿐이다.

종교는 지지자에게 안식과 평안을 제공하지만
과학은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하기 위해 늘 지지자를 배신할 숙명을 타고났다.


2.

신앙을 통해 어떤 구원이나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는지로 종교를 증명하기보다는
신앙 자체가 타고난 능력이며 내재된 축복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신을 믿을 수 없는 사람은 죽었다 깨어나도 신을 "믿게 될 수" 없다.


3.

신이 있다면, 어떻게 이 세계에 관여할까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다.
내 생각엔 가장 그럴듯한 방편은 사람의 'inspiration'을 관장하는 것이다.

만약, 더 이상 누구도 새로운 발상을 할 수 없게 된다면 인류가 멸종하는 것은 시간 문제일 것이다.
설령 사람이 미리 설계한 routine과 시스템에 따라 일상이 영위되어도 그것은 영원하지 못하다.
더 나아가, 지금까지 인류가 이룩한 모든 발명이 실은 신의 의도에 따른 것이란 생각도 가능하다.

분명한 것은 현재까지의 어떤 학문도 창의성의 발현을 완전히 묘사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4.

세상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기 마련이지만 그 모든 사건에 '선형적인' 원인이 있다고 믿는 것은 곤란하다.
해류의 방향을 결정짓는 원인만으로도 수위, 수온, 염도, 기압을 꼽을 수 있겠으나
사람은 그 모든 변수를 고려한 식을 풀기보다는 엘니뇨의 영향을 줄이기 위한 대책에 골몰할 뿐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다가올 온난화를 대비하여 바이오스피어를 건설하는 것이 아니다.
일반해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현상을 chaotic하다고 치부하기엔 인류의 책임이 너무 무겁다.

인간이 보다 진보된 의식체계를 가져 비선형계의 일반해를 찾아낼 수단을 찾았더라면
어떤 현상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갑론을박을 벌이다 그 대책을 "표결"하는 야만은 벌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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