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hor : Daeguen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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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쿼크급 소수당 (민노당/진보당/정의당 등의 원자급 소수당보다 한층 작은 친구들을 이렇게 불러 보자.) 의 '1석 확보'를 가로막는 악법이라 생각했던 3% 봉쇄조항이 기독자유당의 원내 진출을 막아선 것을 보며 그 효용을 처음으로 인정하게 됐다. 씁쓸한 일이다. 지역구에서의 사표 논쟁만큼이나 비례대표에서 마음에 드는 당을 터놓고 찍지 못하는 선거제도가 20대 국회 임기 동안 바뀌어지길 바라지만, 동시에 저런 어처구니없는 당이 노동당이나 녹색당보다 높은 득표율을 얻을 수 있던 저변 역시 함께 바뀌어 주길 조심스레 바라 본다.


한편 그토록 비례대표 확대에 반대했던 새누리당이 바로 그 비례대표로 '1당 경쟁'에서 조금이나마 덜 불리한 고지를 찾았단 점은 아이러니도 그런 아이러니가 없다. 비례대표가 지난 19대와 같은 54석이었다면 새누리당은 지역구에서의 5석 열위를 뒤집고 아마 124석쯤으로 1당이 되었을 것이다. 새누리가 그토록 반대하고 더민주+정의당이 주장했던 '지역구:비례 2:1 안' 또는 '비례대표 100석 안'을 도입했더라면 한층 큰 격차로 1당이 되었을 수도 있다. 기왕 과반 의석이 물 건너갔다는 점에선 더민주+정의당의 이상향이던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통째로 받았더라도 새누리에겐 나쁠 게 없었을 것이다. 어쨌든 2당으로의 추락은 막을 수 있었을 테니. 반대로 새누리 일각(과 조경태)의 주장대로 비례대표를 아예 폐지했더라면, 더민주는 130여석의 1당이 되어 새누리를 10여석 차이로 넉넉히 견제했을 것이다. 이때 친여 성향 무소속을 모두 영입해도 새누리는 1당이 되지 못한다.


오히려 그토록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그게 불가능하다면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석패율제 도입을, 그것마저 불가능하다면 (19대 당시 기준) '현 수준'의 비례대표 의석이라도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그러나 새누리의 완강한 반대와 오만함에 후퇴를 거듭했으며 끝내는 어느 대안도 지켜내지 못한 더민주당이 아이러니하게도 새 선거제도의 최대 수혜자가 된 셈이다. (물론 이 과정에 등 터진 새우꼴이 된 정의당에겐 심심한 위로를 보낸다.) 이들이 주장했던 연동형 비례제 원안이 도입되었더라면 더민주는 아예 국민당에 밀린 3당으로 전락했을 것이고, 적어도 비례 확대가 이뤄졌을 경우 제1당 지위 유지가 불가능했을 것이기에 더욱 그렇다. 이쯤 되고 보니 국민당 재뿌리기를 온몸으로 상쇄해 주신 진실한 이한구느님과 더불어 당시 선거제도 개혁을 완강히 거부한 김무성 전 대표를 더민주의 명예 선대위원장으로 추존해드려야 마땅할 것도 같다.


그런 면에서 국민당의 '중대선거구제+결선투표제' 제안 뉴스가 몹시 반갑게 들린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만큼 급진적이게는 아니더라도 분명 의미있는 변화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부디 이번 선거 결과로써 새누리에게 '소선거구제 하에서의 몰살 트라우마'가 생겼길, 더민주에겐 4개월 전의 간절함과 울분이 사라지지 않았길 바라며 이들이 한마음 한 뜻으로, 사표가 조금이라도 덜 생기고 매 선거마다 솔로몬에게 아이를 맡긴 어머니의 심정으로 '전략적 투표'를 하는 이들의 씁쓸함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는 선거제도를, 20대 국회 임기가 끝나기 전에 도입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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