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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cture & Column/ict_lec_col

[기고문] 사물인터넷의 현재

Author : Yonghee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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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년여간 스마트폰은 우리의 삶을 바꾸어놓았습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말입니다. 어느 때나 그렇듯 승자와 패자가 있는데요. 노키아와 팬택이 저물었으며 블랙베리는 아직도 헤매고있습니다. 스마트폰이 시장포화와 일명 상향 표준화등으로 레드 오션화 되는 동안 The Next Big Thing 중 하나로 점쳐지는 사물 인터넷 (Internet of Things)이 많은 주목을 받고있습니다. 사물 인터넷이라는 정의가 아직 애매모호할 정도로 많은 실험과 시도가 이루어 지는 시점입니다. 그렇기에 IoT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이있다고 일컬어지며 스마트폰처럼 큰 자본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기에 스타트업을 포함한 크고 작은 기업들이 사활을 거는 모습이 보입니다. 이 글에서는 사물인터넷 플랫폼 개발에 집중하는 여러 기업들의 방향과 몇몇 제품들을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Samsung ARTIK


(이미지 제공 : 삼성)


이번 봄 삼성은 ARTIK이라는 브랜드의 사물 인터넷용 플랫폼을 발표했습니다. ARM 기반으로 3종류가 발표되었는데요. 아두이노를 포함한 여러 파트너들과 ARTIK을 이용한 시제품 개발을 이미 하고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작은 ARTIK 1은 손톱만한 크기에 저전력 블루투스 (BLE)가 들어있으며 자이로스콥, 가속도센서, 자기장 센서를 기본적으로 탑재하였다고 명시되있습니다. 가장 강력한 모듈인 ARTIK 10은 옥타코어 시피유로 HD 화질의 동영상 디코딩을 할수있으며 BLE외에도 산업 표준인 WiFi, ZigBee등이 포함되어있습니다.

현재로써는 하드웨어와 개발툴이 공개 되지않았고 프리오더를 준비중이기에 얼마나 성공할지는 미지수 입니다. 하지만 한국이 아닌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팀을 꾸려 메이커 컬쳐 (maker culture)의 진원지인 북미 시장을 먼저 노리는 걸로 보아 굉장히 공격적이라고 할수있습니다. 또한 개발 플랫폼인 만큼 개발 블로그와 ARTIK 개발팀의 트위터, 그리고 이메일 뉴스레터를 통하여 사물인터넷 개발자들과 지속적인 소통에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Particle


Particle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한 사물 인터넷 스타트업입니다. 삼성의 ARTIK 처럼 3종류의 개발 플랫폼을 Photon, Electron, Core라는 이름으로 판매 중입니다. 삼성이나 인텔처럼 직접적인 SoC 개발을 하는것 보다는 이미 잘 알려진 MCU (STM32)와 아마존 Dash나 Nest에 사용된 브로드컴의 무선칩 (BCM43362 ) 조합을 가지고 $19이란 가격으로 가장 저렴한 Photon은 무려 25,000개 이상이 팔렸다고 발표했습니다. 개발자 커뮤니티도 굉장히 활성화 되어있어 스마트 메트리스 같은 컨수머 제품에 이미 사용되고 있으며 메이커들이 많은 프로젝트들을 공유중입니다. 또한 하드웨어와 개발 툴만 판매하는게 아니라 데이터 분석에 필요한 클라우드 솔루션을 월 정액제로 제공 하고있어 어느 회사보다 입지가 상당한 편입니다.


Nordic Semiconductor


노르딕 세미컨덕터는 노르웨이에 본사가 있는 블루투스 모듈 및 개발킷으로 잘 알려진 회사입니다. 대부분의 사물인터넷 관련 회사들이 아직은 미래에 대한 그림을 그린다거나 비전 밖에 제시해주지 못한다면 노르딕 세미컨덕터는 단순명료한 슬로건 "Smarter Things / 똑똑한 것" 답게 빠른 시일내에 제품 개발 및 출시를 할수 있는 플랫폼들을 이미 가지고 있습니다. 그중 nRF51822라는 System-on-Chip은 32비트 ARM 프로세서와 전력 관리 칩, 그리고 저전력 블루투스 기능을 가지고 있는데 굉장히 성공적이여서 이미 여러 제품에 포함이 되어있습니다. 또한 개발자 커뮤니티가 굉장히 활성화 되있는 편이고 한국을 포함한 세계 여럿 나라를 돌며 워크샵 형식으로 개최되는 "글로벌 테크 투어 2015"가 현재 진행 중입니다. 얼마전 화재가 되었던 영국 BBC의 교육용 플랫폼인 마이크로 비트 (micro:bit)도 노르딕 세미컨덕터의 nRF51822를 기반으로 디자인 되었습니다.


Intel IoT


스마트폰 시장에서 특별한 재미를 보지 못했던 인텔이지만 사물인터넷에서 조금이라도 앞서 나가려고 여러 시도를 하는 상황입니다. 삼성처럼 단일 브랜드는 아니지만 사양과 목적에 따라 여러 종류의 사물인터넷 플랫폼을 이미 2013년 부터 출시한 상태입니다.



(이미지 제공 : 인텔 IoT)


시피유 제조사 답게 프로세서부터 디자인하는 점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예를 들면 인텔의 Quark (쿼크) 프로세서는 오리지널 팬티엄에 기반한 System-on-Chip입니다. 즉 x86계열이라는것이죠. 범용프로세서로 개발되었던 아톰 프로세서와는 달리 사물 인터넷을 목적으로 두고 개발 되었다고 합니다. 무려 400Mhz의 클럭 스피드를 가지고 있으며 256MB 램과 리눅스를 구동할수 있고 PCIe를 탑재한 인텔 갈릴레오라고 이름 붙혀진 개발용 보드가 15와트라는 상당한 파워를 요구하는 지라 사물 인터넷의 관점에서 보면 애매한 사양일수도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2년이 지난 지금 Quark Processor를 사용한 상업적으로 성공적인 사물 인터넷 제품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지난 8월에 Quark 프로세서 기반의 Curie (큐리) 라는 이름의 손톱 크기의 초소형/초저전력 SoC를 발표를 하였고 이 글이 작성되기 얼마 전 아두이노 101이라는 이름으로 Curie를 사용한 인텔의 아두이노가 출시했습니다. 또한 사물인터넷 전용 트위터 계정 운영과 지속적인 커뮤니티 관리를 통해 다 방면으로 다가가고 있습니다.






Bean+


(이미지 제공 : 펀치스루 디자인)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이 재미있는 이름을 가진 펀치스루 디자인이라는 하드웨어 컨설팅 업체는 킥스타터에서 이번 8월에 아두이노와 호환되는 저전력 블루투스 (BLE) Bean+ 개발킷을 발표했고 무려 16만불 이상 펀딩을 받았습니다. 젊은 개발자들로 이뤄진 회사라서 인지 Bean+의 색상은 무려 하늘색이며 이름처럼 모양은 커다란 콩과 비슷합니다. 아두이노 호환 보드인 만큼 고객층도 기업이 아닌 교육용이나 개인 개발자들이 주 타겟으로 생각됩니다.


IBM IoT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를 따라가지 못한 IBM은 일반인에게 잘 알려진 씽크패드 브랜드를 정리하고 실망을 안켜줬던 브랜드입니다. 사물인터넷에 많은 회사들이 저전력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플랫폼을 만들어 가는 반면 IBM은 IoT를 위한 블루믹스라는 이름의 빅 데이터 분석 솔루션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좀더 먼 미래를 내다 본다고 할수있겠네요.


Microsoft Windows 10 for IoT


마이크로소프트는 막대한 자본력이 있었지만 스마트폰 시장에서 결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노키아 흡수의 부작용으로 20,000명 가까이 감원을 한적이있지요. 하지만 라스베리 파이2와 인텔의 Quark 프로세서를 사용하는 갈릴레오 보드용 윈도우 10와 개발툴을 5월에 발표하여 무료 배포 방식으로 메이커 컬쳐와 사물인터넷을 동시에 접근중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개발 툴에 익숙한 개발자들에게는 좋은 리뷰를 받았지만 제한된 하드웨어 플랫폼에서만 작동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Windows 10 for IoT는 양날의 검이라고 볼수있습니다. 다른 방면으로는 Azure for IoT라는 이름으로 앞서 소개한 IBM의 블루믹스 같은 사물 인터넷용 클라우드 플랫폼도 지난 5월 발표를 한적이 있습니다.


먼저 소개한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사물 인터넷 전용 커뮤니티 활성화와 트위터 계정 운영등 지속적인 관심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ARM mbed


ARM에서도 직접 사물인터넷을 겨냥한 플랫폼을 내놓았습니다. 2009년에 처음 발표되어 현재는 잘 알려진 플랫폼입니다. mBed라는 브랜드 하에 굴직한 파트너들 (프리스케일, NXP, ATMEL)들과 함께 이코시스템을 만들어 가는중입니다. 기존 ARM 개발킷들이 큰 기업용 고객을 타겟으로 했다면 mbed는 대학 교육 프로그램을 포함한 개발 커뮤니티를 만드는데 굉장히 성공적입니다. 메이커 컬쳐의 원조라고 할수있는 아두이노와 자주 비교되는데 이 정도의 개발 커뮤니티는 아직 다른 기업에서는 만들어 내지 못했습니다. 아두이노와는 공존하면서 확연히 다른점은 기본적으로 인터넷 연결 (Internet Connectivity)를 지원 한다는 것입니다. 여러 개발 파트너들이 참여하는 형식이라 수많은 mbed용 개발킷들이 존재하지만 M0에서 M4정도의 ARM 프로세서에 공통적인 mbed OS를 사용합니다.


소개된 회사들중 우리에게 친숙한 이름들도있고 생소한 회사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공통적인 전략으로는 개발자 커뮤니티와 트위터와 블로그 그리고 포럼 등으로 지속적인 관계를 만들어 가고 있고 개발 커뮤니티 만드는것에 상당한 힘을 쏟고 있으며 IBM을 제외한 모든 회사들은 저렴한 가격의 저전력 개발 플랫폼을 제공 하고있다는 점입니다.  이 회사들 말고도 내노라 하는 기업들의 대부분이 알게 모르게 사물 인터넷 전략을 짜고 있습니다.


사물인터넷이 아직 우리 생활에서는 피부로 느껴지지 않을 수도있습니다. 스마트폰은 우리가 정보를 습득하고 사용하는 패턴을 한순간 바꿔놓았지만 사물인터넷은 서서히 우리 삶에 스며들지 않을가 싶습니다. 정보가 넘쳐나며 이미 과도하게 연결된 현대인들로써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평범한 물건들을 인터넷에 연결한다는게 어쩌면 삶을 더 피곤하게 할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공상과학 소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쓴 영국인 작가 아서 클라크가 "충분히 진보된 기술은 마술과 구분하기 어렵다 (Any sufficiently advanced technology is indistinguishable from magic)" 라고 한것처럼 가까운 미래에는 아주 단순한 물건 조차 인터넷에 연결이 되어 알게 모르게 삶의 질을 향상 시킬것 같습니다.


아직 우리 곁에서 있지는 않지만 곳 출시 예정인 사물 인터넷 제품들을 몇가지 알아 보겠습니다.


롤러세이프


첫번째 사물인터넷 제품은 노르웨이의 작은 기업 롤러세이프(RollerSafe)사의 롤러-스키입니다. 겨울 스포츠로 크로스 컨트리 스키가 굉장히 유명한 북유럽에서는 여름에도 훈련을 하기 위해 롤러-스키가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스키에 바퀴를 장착한 기본적인 모양에 큰 변화가 지난 수십년간 없었지만 롤러세이프는 저전력 블루투스 모듈을 이용한 유압식 브레이크를 더하였습니다. 이번 9월에 발표가 된지라 얼마나 완벽하게 작동하는지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무선으로 브레이크를 제어한다는거에 심리적인 부담을 줄이고 기술의 신뢰도를 높히는게 중요할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아에 브레이크가 없거나 롤러-스키에 장착된 스위치를 직접 눌러 브레이크를 작동시킬수 밖에 없었기에 롤러세이프의 기술은 분명 기대가 많이 됩니다.


아이콘 자전거 LED 라이트


두번째로는 킥스타터에서 현재 펀딩을 받고있는 씨센스(See Sense) 사의 아이콘 (ICON)이라는 자전거용 LED 라이트입니다. 자동차에 달려있는 전조등처럼 안전에 꼭 필요한 장비라고 분리되어 헬맷과 함께 북미에서는 법적으로 꼭 사용하게 되어있습니다. 흔히 보이는 AA 타입의 베터리로 작동되거나 몇몇 고가의 제품에서는 단순히 USB로 충전이 가능한 제품만 시중에서 찾아볼수 있었습니다. 씨센스는 기본적인 LED 라이트에 저전력 블루투스 모듈과 센서들을 사용하여 스마트폰과 연동하여 밝기와 깜박임등을 조정 할수있는것은 물론 도난 경보와 사고시 정해진 번호로 연락을 할수있는 비상시 기능등을 포함시켰습니다. 물론 아직 제품이 펀딩 단계라서 리뷰를 찾아 볼수는 없지만 이미 펀딩 목표를 초과 달성했고 뉴욕타임즈등을 포함한 미디어에서 커버를 한것을 보아 시장성이 괜찬은 아이디어 같습니다.


노크 자물쇠


세번째로는 노크(Noke)라는 이름을 가진 스마트 자물쇠입니다. 생김새는 체육관 라커에서 흔히 보는 자물쇠와 다를게 없지만 열쇠구멍이 없는 대신 블루투스 모듈을 이용한 사용성 확장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것을 보입니다. 스마트폰으로 열고 닫는것은 기본이며 여러 자물쇠들을 한꺼번에 관리할수도 있으며 다른 사람에게 권한을 줄수도 있습니다. 또한 누가 언제 열었는지 기록도 되는등 상당히 유용한 기능등이 있습니다. 아직 프리오더 중이고 가격도 USD $69로 기존 자물쇠보다는 상당히 비싸지만 이미 널리 알려진 제품입니다.

소개한 3개의 사물인터넷 제품 모두가 수십년간 기본적으로 바뀌지는 않았지만 꼭 필요했던 물건들입니다. 이러한 친근한 물건들이 사물인터넷이라는 시대적 변화와 함께  다시 태어나고 있으며 사물인터넷은 우리의 삶의 일부로 자리를 잡아가고있습니다. 한때는 공상과학에서나 볼수있었던 아이디어들이지만 사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저전력 블루투스 기술이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왜 저전력 블루투스 (Bluetooth Low Energy)와 확장판인 블루투스 스마트 (Bluetooth Smart)가 널리 사용되며 다른 기술과는 어떻게 다른지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호기심이 많은 메이커 - 이용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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