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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 Personal Log/Diary

장난전화, 혹은...

글쓴이: 이대근

연락처: leedaeguen [at] 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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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육군훈련소로 입대한 동생을 배웅하고 아빠 차로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너무너무 심심한 나머지 저희 부대 사무실 내선전화의 외선번호(밖에서 걸 수 있는)를 뚫으려 마음먹고 유심히 들여다보던 중, 우연찮게 내/외선번호 사이의 규칙을 간파해 버렸습니다...-_-;

당장 엄마 핸드폰으로 빌려 실험해 보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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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이 되더군요!!!!!!!


다행히 사무실에 있던 계원이 받길래 대충 얼버무리고 끊었습니다.

그리고는 해냈다는 성취감을 가득 안고 쏟아져 들어오는 햇살을 느끼며 스르르 잠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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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한시간쯤 지났을까. 어렴풋하게 의식이 돌아왔을 땐 아직 잠에 취한 저를 아빠가 깨우고 있었습니다.


아빠 : 대근아, 누구 전화 왔어~

대근 : 여보세요?

미지의 인물 : 대근아, XXX 하사인데~ 지금 통화 가능하니?


??????????????????


순간 내선번호를 뚫은 것 때문에 역추적이 들어왔나 싶어 잠이 확 깼습니다.

걸땐 분명 엄마폰으로 걸었는데 왜 아빠폰으로 전화가 왔지... 뭐 이런 의문들조차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던 중,


XXX 하사 : 지금 OO부대로 보급정지를 넘겨야 돼는데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다...


알고 보니 아직 업무를 잘 모르는 초임 하사인 담당관이 급히 SOS를 친 거였습니다.


일단 차근차근 설명해주며 곰곰히 생각해보니...... 생각하면 할수록 그 상황이 황당하더군요.ㅎㅎ 아마 최초 전화는 당연히 제 폰으로 걸었을테고, 정지된 번호인 걸 알고 저희 가족 전화번호를 수배한 것 같은데... 상식적으로 생각했을때 월요일 그 시간이면 엄마아빠가 보통은 출근을 해 있을 시간이지 않았을까요?


대체 어떤 확률을 믿고, (평소 그 시간에 출근을 해 있어야 할) 저희 아빠한테 전화를 걸어 저를 찾았는지, 리고 대체 어떤 우연으로 저는 그 순간 아빠와 같은 차 옆자리에 앉아 있던 것인지!!!!!!!!


동생의 입대를 배웅하러 온 가족이 논산에 내려간 특수상황이 아니었고, 그래서 아빠가 회사에 계셔서 저와 연결이 안 됐다면, 다음 순서로는 엄마한테 전화를 걸었으려나요.ㅎㅎ


당황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론 '얼마나 다급했으면...' 하는 생각에 약간 우습기도 했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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