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이대근

연락처: leedaeguen [at] kaist.ac.kr

(이 블로그의 CCL 정책에 위배되는 무단전재/재배포를 금지합니다)





리뷰를 작성하다 보니 문득 이런 의문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만든 쿨러 중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제품은 뭐였을까?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개인적으로는 ZALMAN사의 CNPS 시리즈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십여년 전 무소음 컴퓨터를 컨셉으로 처음 FHS(Flower 힛싱크) 구조를 도입했던 CNPS 3000(맞나요?)의 외형에 큰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나는군요. 당시 해외 사이트에서도 그 쿨러를 소개한 글을 읽고 왠지 모를 뿌듯함(?)을 느끼기도 했었습니다. 여담이지만 십여년의 시간이 지나며 제가 다시 해외 사이트에서 접할 수 있었던 국산 쿨러는 3Rsystem의 프리마 보스 시리즈, 그리고 써모랩의 바람/바다/트리니티 삼총사였습니다.

이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세상의 모든 'object'는 -생명체든, 공산품이든, 실체가 없는 개념 그 자체든- 제각기 진화합니다. 이런 진화의 과정은 거시적인 관점에서 -모든 종에 걸쳐- 놀랍도록 비슷한데, 대체로 발생(또는 발명) 초기부터 어느 시점까지는 "눈에 보일 만한" 급격한 변화를 겪다 어느 시점을 기점으로 변화가 둔화되기 시작해 그 이후의 특정 시점부터는 변화가 거의 눈에 띄지 않는 정체기로 돌입하는 패턴을 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쿨러라는 제품군이 4~5년 전 이미 진화상의 정체기에 돌입했다고 생각하는데, 간단히 말하자면 진화가 거의 끝났다는 것이고 조금 풀어서 말하자면 당까지대의 기술로 구현 가능한 최선의 성능을 이끌어 낸 상태, 전반적으로 모든 개체의 '성능'이 상향 평준화된 상태라는 것입니다.


냉정히 말해 4~5년 전 출시된 Ultra Extreme이나 그 이후 출시된 프리마 보스 2, 바람, 메가할렘 등의 성능 차이는 거의 없는 편입니다. 이는 '적극적으로' 열원을 차갑게 만들어주는 역할이 아닌 단지 열원의 열을 '나눠 갖는', 다시 말해 열을 '분산시킬' 뿐인 오늘날의 공냉식 쿨러의 한계에 기인하는데, 실제로 TEC소자 등의 냉각기를 사용하지 않는 공냉식 쿨러가 아무리 -이상적으로- 성능이 좋다 한들 그들이 위치한 장소의 온도, 즉 실온 이하로 열원을 냉각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바꿔 말하자면 이미 열역학적으로 더 달성할 목표가 안 보일만큼 오늘날의 공냉식 쿨러의 성능은 평준화되어 있고, 한번 더 바꿔 말하자면 이런 비슷비슷한 쿨러들을 차별화시키는 요소는 '성능' 이상의 뭔가가 되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잘만 CNPS 시리즈의 수많은 변종들, 쿨러마스터의 Hyper 1xx 시리즈, 써모랩의 -바람을 제외한- 하위 라인업들은 거의 이런 결론에서부터 파생되기 시작합니다. '최고 성능'을 추구하는 쿨러로써 각사의 플래그십 제품들이 비슷비슷한 성능을 무기로 각축을 벌이는 이면에 '저소음', '호환성(=작은 크기)', '저렴한 가격' 등을 무기삼아 각개약진하는 쿨러들이 존재하고, 잠시 후 자세히 소개하겠지만 오늘 다룰 써모랩의 바다 2010과 쿨러마스터의 Hyper 103은 이런 각개전투의 선봉에 선 제품들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애초 '바다'라는 브랜드 자체의 컨셉도 그러했거니와 바다 2010은, 그런 기조에서 탄생한 '바다'보다도 한층 더 저소음이라는 특징을 부각하며 세상에 등장했습니다. 이름이 말해주듯 올해로 출시 3주년을 맞은 바다 2010은 그간 끊임없는 개선을 거쳐 -비록 이름은 그대로이지만- 열용량이 출시 당시보다 50%가까이 증가한 버전으로 새로 생산되고 있습니다. (편의상 과거의 바다 2010을 구 바다로, 개선된 바다 2010을 신 바다로 하겠습니다.) 오늘의 테스트는 바로 이들 -구 바다와 신 바다- 의 성능 차이를 검증할 목적으로 최초 기획되었습니다.



▲ 이들은 우연히도 저가형 쿨러로써 인기순위 1, 2위를 다투고 있기도 합니다.


서론이 엄청나게 길었네요. 그럼 이제부터 본론으로 들어갑니다!

우선 테스트에 사용한 시스템은 아래와 같습니다.



아래는 오늘의 참가 선수들입니다.







▲ 쿨러마스터 Hyper 103입니다. 현재 가장 인기있는 쿨러 중 하나입니다.










▲ 신/구 바다입니다. 신 바다의 경우 박스패키지 우측 하단에 "150W -> 220W Qmax UP" 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보시다시피 -패키지 문구를 제외하고- 신/구 바다의 외형은 완전히 동일합니다. 심지어 방열핀의 갯수나 히트파이프 갯수/크기 등도 같습니다. 겉으로만 보아서는 뭐를 개선했는지, 어떻게 성능이 향상되었는지를 알기 어렵습니다. (※ 테스트에 사용한 구 바다가 한정판이라 아노다이징 처리된 점만 다릅니다.)


원래는 이렇게 셋(+인텔 기본쿨러까지 총 넷)을 대조군 삼아 테스트를 진행하려 했지만, 제가 현재 사용중인 SEIDON 120V도 -어차피 5만원대의 저렴한 쿨러인 김에- 추가해 5파전으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SEIDON 120V의 성능을 대략 최상급 공냉쿨러와 비슷한 수준으로 가정하고, 이들과의 비교를 통해 저가형인 Hyper 103이나 바다가 최상급 공냉쿨러 대비 얼마나 괜찮은 성능인지를 가늠하시면 되겠습니다.







▲ 쿨러마스터 SEIDON 120V입니다.

이제부터 보여드릴 사진은 지금까지의 쿨러들을 반본체에 장착한 모습입니다.



▲ 인텔 기본쿨러입니다.



▲ 쿨러마스터 Hyper 103



▲ 써모랩 구 바다



▲ 써모랩 신 바다



▲ 쿨러마스터 SEIDON 120V


그럼 이제부터 성능 테스트 결과를 보도록 하겠습니다.


테스트는 Everest Stress Test를 돌려 더 이상 온도가 오르지 않는 지점에서의 각 코어온도 평균과 아무것도 하지 않고 두어 더 이상 온도가 떨어지지 않는 지점에서의 각 코어온도 평균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편의상 온도 측정은 Everest에 의존했고, 테스트가 진행되는 동안의 실온은 24도로 일정하게 유지되었습니다.



▲ 우선 기본클럭에서의 아이들 온도입니다. CPU가 사실상 아무 일을 하지 않을 때이지만 그럼에도 쿨러들간에 꽤 큰 성능 차이가 납니다. 포터블 수냉식 쿨러인 SEIDON 120V가 rpm에 상관없이 가장 좋은 성능을 보이고 있으며, 그 뒤를 신 바다-구 바다가 나란히 따르고 있습니다. 가장 궁금한 신/구 바다의 성능 차는 각 rpm 설정별로 1도~1.25도 내외입니다.



▲ 기본클럭 / 풀 로드 상태의 온도입니다. 아이들 온도 그래프와 가장 달라진 점이라면, 각 쿨러들의 rpm 설정에 따라 성능 순위가 확연히 갈렸단 점입니다. 여기서도 수냉식 쿨러인 SEIDON 120V가 가장 좋은 성능을 보이고 있으며, 신 바다가 구 바다를 미세한 차이로 앞서는 모습이 관찰됩니다.



▲ 이번에는 4.3GHz로 오버클럭한 상태에서 측정한 결과입니다. 지금 보시는 그래프는 아이들 온도값으로, 대체로 기본클럭 아이들 그래프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다만 수치를 눈여겨 보시면 상위권의 온도 차는 (기본클럭 아이들 대비) 1도 내외인데 비해 하위권은 최대 3도까지 차이가 벌어져, 하위권으로 갈수록 방열 능력이 떨어짐을 알 수 있습니다.


한편, Hyper 103은 기본클럭에서든 현 상황에서든 아이들시의 온도가 유난히 다른 대조군들보다 높게 잡히는데 (심지어 rpm을 최대치로 올려도 마찬가지입니다) 실온과 열원의 온도차가 크지 않을 때 열원의 열을 발산해내는 능력이 다른 대조군들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예컨대 실온과 열원의 온도 차가 50도일 때 열원의 온도를 10도 낮추는 것과 둘의 온도 차가 10도일때 열원을 10도 낮추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가 되는데, 이는 전자와 후자에서 발휘되는 '쿨러의 성능'이란 것이 결국 수많은 물리적인 요소들(풍량, 풍압, 방열면적, 소재의 비열, 쿨러의 중량 및 열용량 등)중 서로 다른 요소들에 의존하기 때문에 그러하며, 이러한 선상에서 Hyper 103의 특징으로 보여지는 '고발열시에 비교적 좋은 성능' 과 '저발열시의 비교적 나쁜 성능'을 평가할 수 있을 듯 합니다. 간단히 표현하자면 '뒤끝이 부족하다...' 정도쯤 될까요?



▲ 오버클럭, 풀로드 상태의 온도입니다. 여기에서도 신 바다는 구 바다를 1~1.25도 정도의 차이로 앞서고 있으며, SEIDON 120V과는 3~4도 정도의 차이를 보이고 또한 그 정도의 차이로 Hyper 103을 앞서고 있습니다. 한편 Hyper 103을 최저 rpm으로 설정하자 다른 대조군들보다 더 큰 온도 상승이 일어났는데, 이에 비하면 다른 대조군들은 저 rpm 설정에서도 비교적 괜찮은 성능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결과를, rpm 설정별로 묶어 비교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우선 최저 rpm에서의 성능입니다. 일단 Hyper 103에 대해 언급하자면 인텔 기본쿨러와 비교했을 때 기본클럭 아이들에서 풀로드로 이행했을 때의 기울기가 상대적으로 덜 가파른 편으로 이 때는 안정적인 온도 관리를 보인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오버클럭시에는 이와 반대로, 아이들 -> 풀로드 이행시 오히려 기본쿨러보다 더 가파른 상승률을 보이고 있는데, 역시 정 반대의 분석 -불안정한 온도 관리를 보인다- 이 가능합니다.


이에 비해 아래쪽의 세 대조군, 즉 신/구 바다와 SEIDON 120V는 확연히 기본쿨러보다 덜 가파른 온도 상승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 중에서는 단연 SEIDON 120V가 더 나은 모습을 보입니다.



▲ 최고 rpm에서의 성능입니다. 아까와는 달리 모든 대조군이 기본쿨러보다는 확연히 덜 가파른 그래프를 그리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띕니다. 최저 rpm 설정에서 모든 대조군을 1000rpm 언저리로 동일하게 설정한 것과 달리 최고 rpm은 기본 제공되는 쿨링 팬을 제한 없이 최고속도로 돌아가게 한 설정으로, 여기서 SEIDON 120V는 2000rpm으로 가장 낮은 회전수를 가지며 신/구 바다는 2200rpm, Hyper 103은 가장 높은 2400rpm임을 염두에 두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프에 나타난 성능은, (비록 작은 차이이긴 하지만) rpm과는 역순의 서열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상으로 테스트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Notice & Personal Log > Etc' 카테고리의 다른 글

GTX 670 초 간단 오버클럭  (0) 2013.11.24
ZALMAN RESERATOR 3 MAX 리뷰  (2) 2013.10.16
바다의 진화: 2010 vs 2013  (4) 2013.09.11
삼성램 × 불도저 퓨전!  (12) 2011.10.24
What the f**k...  (5) 2011.10.20
6790의 변신?! (하)  (17) 2011.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