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이대근

연락처 : leedaeguen [at] 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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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D가 조만간 출시를 예고한 Volcanic Islands 패밀리는 Hawaii GPU를 선봉으로 하여, 전세대 자사 플래그십으로 집권한 바 있는 1세대 GCN(Graphics Core Next), Tahiti를 그 아래 라인업에 재배치하는 동시에 Curacao라는 새로운 이름의 GPU를 Tahiti의 아래, 다시 말해 현재의 라데온 HD 7800 시리즈를 대체할 자리에 두고 있습니다. Curacao라는 이름이 붙는 GPU는 Curacao XT와 Curacao Pro의 2 종으로, 오늘 리뷰할 라데온 R9 270은 Curacao 시리즈 중 동생에 해당하는Curacao Pro GPU를 장착한 제품입니다.

 

Volcanic Islands의 등장이 갖는 의의는 바로 이전 글(클릭 -> 라데온 R9 290X 리뷰)에서 장문의 서론으로 다룬 바 있으니... 거두절미, 이번 리뷰에서는 AMD의 차기 중상위 라인업의 선봉장이 될 라데온 R9 270의 성능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서로 위치를 맞교대할 라데온 HD 7850과 비교해 과연 어느 정도의 성능향상을 이뤘는지, 1세대 GCN 아키텍처에 비해 과연 어떤 면에서 개선된 아키텍처가 적용되었는지를 이 리뷰를 통해 짚고 넘어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럼, 이제부터 본론으로 들어갑니다.

 

우선 오늘의 주인공, 라데온 R9 270의 사진입니다.

 

 

 

 

 

 

 

 

 

▲ 짧은 기판에, 6핀 보조전원이 한개 들어가는 설계입니다. 쿨러 모양이 역동적으로 바뀌었네요.

신/구 세대간 바통터치를 하게 될 라데온 HD 7850과 집중적으로 외형을 비교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일단 겉모습만 대강 훑어 보았는데, 보시다시피 R9 270은 7850과 기판 사이즈가 같습니다. GPU 뒷면의 저항 배열도 같아 핀 호환성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과거 Cypress (5800 시리즈)와 Bart (6800 시리즈) 사이에도 친 호환성이 유지된 전례가 있으니 가능한 일이라 여겨집니다. 일단 자세한 비교를 위해 한번 뜯어(!) 보겠습니다.

 

 

 

▲ 위가 7850, 아래가 R9 270입니다. 전반적으로 매우 비슷한 (심지어 기판 재활용이 가능할것 같은!) 레이아웃을 가지고 있단 점을 확인하는 정도로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 오늘의 벤치에서 치열한 동족상잔을 보여줄 AMD측 선수들입니다.

 

 

▲ 오늘 출전할 선수들을 모두 모아서 한컷 찍었습니다. 벌써부터 살기가 등등한게 느껴지시나요?

 

테스트에 사용한 시스템을 소개하기 앞서, 우선 R9 270의 스펙을 체크해보고 싶으니 GPU-Z를 띄워 봅시다.

 

 

보시다시피 최신 버전인 0.7.2에서도 작동속도를 제외한 나머지는 전혀 제대로 표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혹시 최신 베타버전을 쓰면 어떨지 한번 확인해 보겠습니다.

 

 

베타버전에서도 Curacao GPU를 Pitcairn으로 표기하는 등, 아직은 제대로 된 정보가 없는듯 합니다.

 

아래는 테스트에 사용한 시스템 사양입니다.

 

 

게임 테스트시 모든 옵션 및 적용가능한 DirectX 버전은 해당 게임에서 설정 가능한 최고로 두었고, 각 게임별로 해상도와 안티알리아싱 유무만을 변경해 가며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이제부터 여러분이 학수고대하셨을 벤치 결과를 보도록 하겠습니다.

 

 

 

▲ 퍼포먼스/익스트림 프리셋 둘 다 7870과 GTX 660의 사이쯤 되는 성능을 보이고 있습니다. 오버클럭시 성능향상폭은 상당히 큰 편으로, 퍼포먼스 프리셋에서는 7950/GTX 760마저 밀어내는 모습을 보입니다. 물론 3D마크 프로그램의 특성상 GPU의 성능을 구성하는 요소들 중 쉐이더 성능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GTX 760과 GTX 660 Ti의 성능 관계를 보더라도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660 Ti보다 760이 상위 모델임이 자명하지만, 쉐이더 갯수가 적은 760이 3D마크에서는 불이익을 보고 있습니다)

 

 

▲ 소비전력 역시 비교적 낮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성능은 7970과 660 사이였는데 소비전력은 7850을 약간 넘는 수준입니다. 특히 오버클럭을 한 경우에도 소비전력 상승폭이 그다지 크지 않은 점이 눈에 띕니다.

 

 

 

▲ 3D마크 11 이후 새로 공개된 3D마크에서 Fire Strike를 돌린 결과입니다. 오히려 아까보다 더 오른듯한 순위를 보이는데, 디폴트 모드에서는 7870과 660 사이의 성능을 보이지만 익스트림 모드에서 오히려 순위가 올라 7870을 뛰어넘는 성능을 보이고 있습니다.

 

 

▲ 소비전력은 3D마크 11보다 약간 올랐습니다. 성능이 더 좋게 평가되는 만큼 전기를 더 먹는것 같습니다.

 

 

 

 

 

▲ 이 테스트에서는 시종일관 7870과 650 Ti Boost 사이의 성능을 보입니다. 오버클럭할 경우 7950과 660 Ti 사이의 성능을 보이는데, 전체적으로 엔비디아 대조군들이 우수한 성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테스트에서 옵션(해상도, 안티알리아싱 적용 여부)이 변화함에 따라 성능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아래의 그래프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 전반적으로 선형적인 모양의 그래프가 나와 있습니다. 여기서는 특별히 고해상도에 약하거나 안티알리아싱에 약한 모습을 드러내는 카드는 없습니다.

 

 

▲ 이 테스트에서의 소비전력은 위와 같습니다.

 

 

 

 

 

▲ 드디어 첫번째 게임벤치 결과가 나왔습니다! 안티알리아싱이 적용되었을 때와 미적용되었을 때 성능의 양상이 확연히 다른데, 안티 적용시를 기준으로 7870과 660 Ti 사이에 위치하는 성능을 보이며 안티 미적용시에는 660과 650 Ti Boost 사이에 놓인 성능을 보입니다. 다른 대조군에 비해(특히 엔비디아의 제품들에 비해) 안티알리아싱에 강한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해석해도 무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 위에서 언급한 내용은 이 그래프를 통해 더 명확히 드러납니다. 660 Ti의 그래프가 안티알리아싱이 걸릴 때마다 심하게 꺾이는 것을 볼 수 있으며, 660 및 650 Ti Boost도 마찬가지의 모습을 보이고, 정도는 덜하지만 760도 이런 경향을 피하지는 못했습니다. 이에 비해 AMD측 대조군은 꽤나 평탄한 우하향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 성능이 비교적 좋았던 탓일까요. 소비전력 순위는 지금까지보다는 조금 떨어졌습니다.

 

 

 

 

 

▲ 이 게임에서는 아까와는 정 반대의 양상이 나타납니다. 안티알리아싱이 적용될 때마다 AMD와 엔비디아의 제품군이 순위를 뒤바꾸는 것은 동일하지만, 이번에는 엔비디아 쪽이 안티알리아싱에 더 유리한 면모를 보입니다. 한편 R9 270은 안티 미적용시에는 7870보다 낮은 성능이지만 안티 적용시에는 7870을 넘어서는 성능을 보여, 기존의 제품군과 약간 다른 성능특성을 가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생겼습니다. 과연 이 게임에서만일지, 앞으로 계속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앞서 말로써 설명했던 내용들이 이 한장의 그래프에 녹아 있습니다.

 

 

▲ 소비전력은 기본 클럭일 때 660과 동일하고, 오버클럭시에는 660 Ti와 760의 사이에 위치하지만 그런대로 660 Ti에 더 가까운 소비전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 이 게임에서도 앞에서와 마찬가지로 안티알리아싱이 걸림에 따라 7870을 뛰어넘거나, 심지어 그 차이를 더 벌리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아마 부분적으로는 더 높아진 메모리클럭이 이에 기여한듯 합니다.

 

 

▲ 얼핏 보더라도 AMD와 엔비디아 대조군들의 성능 특성은 확연히 다릅니다.

 

 

▲ 소비전력 양상도 이전과 동일합니다.

 

 

 

 

 

▲ 이 게임에서는 오버클럭에 따른 성능 차이는 크지 않은 반면, 애초 R9 270 자체의 성능이 상당히 좋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모든 해상도에서 660 Ti와 7870을 넘어서는 성능을 보입니다.

 

 

▲ 지금까지 살펴본 게임들 중에서는 그나마 가장 제조사별 성능특성 차이가 덜 드러난 그래프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바꿔 말하자면 어떤 제조사의 그래픽카드를 쓰든, 특정 옵션에서의 급격한 성능저하 없이 비슷비슷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 소비전력은 이전보다 조금 더 낮은 순위를 보이고 있는데, 7870보다 성능이 높았으니만큼 전력도 7870보다 많이 소비한 것은 어쩌면 당연하겠죠. 그래도 획기적으로 나아진 전력대 성능비를 보여주지는 못하는 점이 아쉽기도 합니다.

 

 

 

 

 

▲ 여기에서도 다시한번 안티알리아싱 적용여부에 따른 순위 역전현상이 발생합니다.

 

 

▲ 그래프의 가독성이 그리 좋지 않은 점 우선 죄송하단 말씀을 드립니다. - -; 그래도 이런 분석에는 괜찮지 않나요? 나 혼자만 그렇게 생각하는 건가...

 

 

▲ 소비전력 순위는 아까보다 올라 7870보다 낮아졌습니다. 오버클럭을 했을 경우에도 660 Ti보다는 낮은 전력을 소비하고 있습니다.

 

 

 

 

 

▲ 이 게임에서도 지금까지와 비슷한 패턴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 지금까지의 선례들과 비교해 특별할것 없는 양상을 보여줍니다.

 

 

▲ 이번에는 그래픽카드간의 소비전력 차이가 전체적으로 많이 줄어든 것처럼 보입니다. 혹시 이 게임이 그래픽카드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는 걸까요? =_=

 

 

 

 

 

▲ 이 게임에서는 "상위급 카드" (760, 7950) 들이 자신들의 클래스를 확고히 지키고 있습니다. 고사양을 요구하는 게임일수록 그래픽메모리의 대역폭에 성능이 좌우되는 경우가 있는데, 아마 충분한 메모리 대역폭을 제공하는 760이나 7950에 대응하기는 역부족이었던 것 같습니다.

 

 

▲ 이 게임은 안티알리아싱 적용에 따른 성능 저하폭 또한 다른 게임들과 비교했을 때 큰 편입니다. 그간 거의 직선형에 가깝던 그래프가 이번에는 어떻게 봐도 꺾여있는 모양으로밖에 볼 수 없게 그려져 있죠.

 

 

▲ 성능 순위가 그닥 차이나지 않은데 비해 소비전력 순위는 오버클럭을 했을 때와 안했을 때 사이에 꽤 크게 벌어집니다. 다만 이 게임도 전체 대조군을 통틀어 소비전력 편차 자체는 그리 크지 않은 편입니다.

 

 

 

 

 

▲ 앞서 본 두 게임 (Metro 2033, Metro : Last Light) 과 비슷한 양상이지만 이번에는 -그동안과 반대로- 해상도가 높아지고 안티알리아싱이 걸릴수록 R9 270의 순위가 떨어지는 모습입니다.

 

 

▲ R9 270은 7870과 거의 똑같은 선의 전개를 보이고 있습니다.

 

 

▲ 소비전력은 노오버시 660과 7870 사이, 오버클럭시 7950과 760 사이급이 됩니다. 성능향상폭이 그만큼 되지 않았단걸 생각하면 적어도 이 게임에선 오버를 안 하는게 낫겠습니다.

 

 

▲ GPGPU 성능을 알아보기 위해 수행한 테스트입니다. 일단 유사한 아키텍처끼리만 비교하자면, 보시다시피 SP갯수가 가장 많은 7950이 가장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으며 그 뒤를 오버클럭된 R9 270과 기본 상태의 R9 270, 7870이 차례로 따르고 있습니다. R9 270은 7870보다 코어클럭이 조금 더 낮음에도 더 높은 성능을 보이고 있는데, 과연 아키텍처상의 개선이 있는 것인지... 그보다, Curacao GPU의 스펙 자체를 모르니 뭔가 답답하군요. SP가 대체 몇개인 거야?

 

 

▲ 상대적으로 괜찮았던 GPGPU 성능에 비해 소비전력은 매우 착한 편입니다. 특히 오버클럭을 한 경우에도 소비전력은 7870을 사이에 두고 불과 두 계단만 떨어진 순위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성능 테스트 결과를 모두 보셨습니다. 이제 남은 장에서는 결과를 정리해 가며 보여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지금까지 각 성능 테스트를 수행하며 그때마다의 소비전력을 측정해 보여 드렸다면, 위 그래프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아이들 상태에서의 소비전력을 나타냅니다. No VGA 항목은 그래픽카드를 뺀 상태에서 전원을 인가해 부팅 완료 후 10분간의 전력을 측정해 평균값을 구한 것으로, 지금까지의 소비전력 측정 결과에서 이 값을 빼면 비교적 VGA만의 소비전력을 잘 구해볼수 있을것 같습니다. (물론 CPU가 놀고 있는게 아닐테니... 어느 정도의 오차는 감수하는 수밖에 없겠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구한 알짜 소비전력 (Net power consumption) 은 아래와 같습니다.

 

 

▲ R9 270은 위 그래프 상에서는 650 Ti Boost와 660 사이의 소비전력을 보이며, 같은 회사 제품군끼리 비교하자면 7850보다는 많고 7870보다는 적은 평균 소비전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결과를 한장의 표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 전 해상도/AA 설정을 통틀어 가장 좋은 성능을 보이는 제품은 GTX 760입니다. 다른 제품군과의 가격 차를 생각하면 사실 당연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오늘의 주인공 R9 270은 660 / 7870보다 근소하게 더 좋은 성능을 보이며 660 Ti와 비교하면 약 8%정도 떨어지는 성능입니다. 일단 이 제품이 시장에서 대체할 것으로 여겨지는 7850과 비교하자면 (7850의 기준에서) 약 23%가량 향상된 성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위에서 구한 평균 성능에 앞서 구했던 평균 알짜 소모전력을 나눠 전력대 성능비를 구한 결과입니다. 의외로 7950이 가장 좋은 결과를 냈고, 그 뒤를 R9 270, 660 Ti, 7870이 따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결과를 종합하자면, R7-260은 테스트 전반에 걸쳐 (자리를 맞교대할 것으로 예상되는) 7850 대비 평균 23%, 최대 30%까지 향상된 성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구매자의 입장에서는 같은 같은 가격에 20~30% 더 향상된 제품을 구입하게 된 것을 큰 진전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아직 의미부여를 하기 이른 시점이기도 합니다. 단적으로 말해 R9 270의 (7850에 대한) 성능 향상이 아키텍처 개선에 의한 것이 아니라 단지 7850보다 상위급의 제품, 구체적으로는 7870을 이름만 바꿔 더 낮은 가격에 출시한 결과에 불과하다면, 이는 기술적으로는 아무 의미 없는 (심하게 말해, ‘신제품’ 런칭이라고 하기도 민망한) 마케팅 전략상의 조치에 불과한 것이 됩니다. 가까운 사례로 엔비디아의 잦은 리브랜딩을 참고할 수 있겠습니다.


과연 R9 270이 이러한 아키텍처 개선을 이룬 제품인지의 여부는 부분적으로는 이 제품의 ‘성능 특성’을 살펴봄으로써 유추할 수 있습니다. 대개 같은 아키텍처를 사용한 그래픽카드들의 경우 해당 제품들의 강점과 약점 역시 동일하게 유지되므로, 예컨대 특정 게임에서 다같이 성능이 잘 나온다거나 안티알리아싱에 다같이 약하다거나 하는 식의 유사한 경향성을 관측할 수 있게 됩니다. 반면 아키텍처가 서로 다른 그래픽카드들은 이러한 특성이 서로 같지 않은데, 위에서 살펴본 결과들 중 지포스들이 안티알리아싱 적용시 성능하락이 더 큰 반면 라데온들은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더 작단 점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R9 270은 대체로 기존의 라데온들과 비슷한 성능 특성을 보이면서도 세부적으로는 꽤 차이가 났던 것이, (성능이 비슷한) 7870과 비교했을 때 고해상도로 올라갈수록, 그리고 안티알리아싱이 적용됐을 때 더 비교우위를 나타내곤 했습니다. 심지어 마지막 장에서 성능을 종합해 보니 GPU클럭이 7870보다 더 낮음에도 불구, 미세하게나마 더 좋은 성능을 보여 확실히 뭔가 변하긴 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제가 물음표를 지울 수 없던 이유를 아래의 두 사진이 대변해주고 있습니다.

 

 


▲ 혹시나 GPU-Z가 진실을 말하는 것은 아닐지, 그리고 GPU 다이 사이즈는 왜 저리도 똑같은지...


이쯤에서 윗 문단의 논리전개상 허점을 짚고 넘어가자면 그래픽메모리의 작동속도 차이를 간과했단 점인데, 실제로 7870의 메모리는 4.8Gbps로 작동하는데 비해 R9 270은 5.6Gbps로 대략 17%정도의 갭이 있습니다. 과연 성능특성의 차이가 메모리클럭의 차이로 설명이 될까요?


이를 알아보기 위해 (이제는 여러분들도 익숙하실) 그래픽카드 성능 방정식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그래픽카드 성능 방정식의 배경에 관해서는 그간의 포스트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선 아래의 결과는 (R9 270이 7870과 같은 GPU라고 가정하고) 코어클럭만 R9 270과 같은 925MHz로 낮춘 것입니다.



▲ 다른 스펙이 모두 7870과 동일하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데, 여기서 R9 270은 7870보다 약간 낮은 성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럼 이번에는, R9 270과 동일한 작동속도가 되도록 메모리를 5.6Gbps로 높여 보았습니다.



▲ 보시다시피, 이번에는 R9 270이 오히려 근소하게나마 7870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이는 실제로 앞 장에서 살펴본 R9 270과 7870의 평균성능과도 유사한 차이입니다.


이로써, R9 270 - 즉 Curacao가 Pitcairn과 아키텍처상의 차이가 있다는 믿음의 유일한 근거였던 ‘성능 특성의 차이’가 단순히 메모리클럭의 차이에 기인할 수 있음이 증명되었습니다. 다시 말해, 현재로써는 Curacao가 Pitcairn과 같은 칩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할 어떤 설득력있는 증거도 없게 된 것입니다.


결국 이 벤치는 "7870의 재발견"이란 타이틀이 더 어울리는 것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실컷 잘 테스트해놓고 이런 결론을 내려서 많이 당황하셨죠? 저도 후폭풍이 두렵습니다…


이상으로 라데온 R9 270 리뷰를 모두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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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위젯은 티스토리의 크라우드펀딩 시스템인 '밀어주기' 위젯입니다. 100원부터 3000원까지의 범위 내에서 글쓴이에게 소액 기부가 가능합니다. 사견으로는 이러한 형태의 펀딩이야말로, 성공적으로 정착될 경우 이해관계자로부터 독립된 벤치마크가 지속가능해지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작성한 글이 후원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여기신다면 밀어주기를 통한 후원을 부탁드립니다. 물론 글을 '가치있게' 쓰는 것은 오롯이 저의 몫이며, 설령 제 글이 '후원할 만큼 가치있게' 여겨지지는 못해 결과적으로 후원을 받지 못하더라도 그것이 독자 여러분의 잘못이 아니란 건 너무 당연해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겠습니다. 저는 후원 여부와 관계없이 제 글을 읽어주시는 모든 독자분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