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 계획

글쓴이 : 이대근

연락처 : leedaeguen [at] 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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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 전 핸드폰을 바꾸며 부쩍 모바일 기기에 관심이 많아졌는데, 본격적으로 리뷰를 하기엔 원래 제가 완제품 리뷰에 친숙하지 않은데다 핸드폰이란 기기를 어떤 방식으로 리뷰한들 그 본질에 접근하긴 어렵단 생각에 구상조차 못 하고 있었습니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론 테스트할 기기가 없단 점도 있지만 이런 건 모른 척 넘어가 주시고...


사실 안드로이드에서 돌아가는 벤치마크 툴은 꽤 다양한데다 플랫폼을 넘나드는 테스트 수단도 심심찮게 나와 있는 터라 모바일 기기의 성능을 측정하는 일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다만 제가 CPU나 그래픽카드를 리뷰하는 것과 달리 모든 구성품의 총합체로써 '완제품'인 모바일 기기의 특성상 해당 기기의 성능, 즉 개별 부품의 각개전투에 지나지 않는 수치들을 가지고 이런저런 평을 한들, 그들의 '총합체'로써의 특징이 결여된 리뷰는 말 그대로 반쪽짜리 리뷰가 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게 제 고민입니다. 쉽게 말해, '완제품'으로써의 완성도는 리뷰에서 어떤 criteria로 평가해야 하냐는 말입니다. 디자인에 점수를 매기자면 어떻게 해야 하죠?


아무튼. 이런 이유로 모바일 기기에 늘어 가는 관심과 반비례하게 '리뷰', 그 중에서도 숫자덕후로써의 면모를 과시하는 벤치마크 위주의 리뷰 일색인 제 블로그에서 모바일 기기에 대한 얘기를 꺼내는 것을 삼가 왔으나... 최근 들어 조금씩 생각을 바꾸는 중입니다. 이쯤 되면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제 구상이 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ㅎㅎ (아님 말고 ㅠ)



1. 테크니컬 리뷰 (컴포넌트)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현재 모바일 기기에 사용되는 처리장치(processor)들을 아키텍처별로 구분해 보았을 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ARM 계열입니다. 여기서 ARM이란, 상대 개념으로써 x86이란 것이 곧바로 특정 프로세서를 지칭하는 게 아니듯 그 자체가 특정한 프로세서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인텔의 '펜티엄' 내지는 '아톰'은 그들의 특정한 제품군을 매우 직접적으로 일컫는 것과 대조적으로 ARM이라는 이름만으로는 대략적인 제품군의 추정마저도 할 수 없는 매우 광의적인 단어이기도 합니다.


대체로 x86 ISA 기반 프로세서를 개발하는 회사들(이라고 해봐야 둘뿐이지만...)이 설계한 아키텍처가 곧장 자사의 "CPU"로 물화(物化)할 가능성을 내포한 것과 달리 ARM ISA 기반의 아키텍처는 수많은 서드파티 업체들에게 라이선스의 형태로 제공되고, 이들의 손에서 비로소 '구체적인' 프로세서로써 설계됩니다. 다시 말해 ARM이 라이선스하는 것은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우리가 생각할법한- 'CPU'의 단계가 아닌, 그보다 더 원초적인 무언가라는 얘기죠.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CPU 아키텍처' 레벨의 설계는 -ARM이 아니라- 다름아닌 퀄컴, 삼성, 애플 등의 회사에 의해 만들어집니다. 아, 요즘은 AMD와 엔비디아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고 하죠. (Opteron X 시리즈, Tegra...)


이론적으로 어떤 핸드폰이 'ARM' 아키텍처를 쓴 프로세서를 사용한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는 그 핸드폰의 성능을 유추하는 데 아무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모바일 기기들에 탑재되는 프로세서의 종류는 매 세대마다 큰 틀에서 2~3종으로 수렴하는 경향이 있고, 이들 '시장 지배적인' 프로세서들을 비교하는 것은 나름대로 큰 의미가 있습니다. 물론 각 프로세서의 성능 차이가 핸드폰 구입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그리 많지 않지만 (아이폰 5S가 A7 프로세서를 장착했다는 이유만으로 구입을 결정할 사람이 없을테고, LG G2가 스냅드래곤 800을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구입을 결정할 사람 역시 없을 것입니다) 적어도 세대간의 비교, 혹은 inter-아키텍처 분석에는 중요한 참고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가능한 토픽의 예) 스냅드래곤 600 vs 스냅드래곤 800 vs 엑시노스 5420 vs 인텔 아톰

예2) 아드레노 330 vs 말리 400 vs 아톰 내장그래픽

예3) 메모리 대역폭에 따른 아드레노 330의 성능 변화 : 3DMark Cloud Gate를 중심으로


아무튼. 각각의 요소들을 테스트함에 있어 최대한의 변인통제 (ex : OS를 통일한다든지...) 를 보장한 뒤 신뢰할만한 '수치'를 뽑아낸다면 그 자체로 의미있는 자료가 되지 않을까요. 더불어 아래의 두번째 접근법에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2. 퀵 리뷰 ("As is")


여기서는 개별 컴포넌트보다는 완제품으로써 해당 제품의 아이덴티티에 집중합니다. 물론 주어진 스펙을 얼마나 제대로 써먹을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차원에서 벤치마크를 돌려 보긴 하겠지만 어디까지나 이 접근법에서의 핵심은 벤치마크가 아닌 '이 제품'. 필요하다면 외형 소개에 엄청난 비중을 할애할 수도, 필요하다면 UI만 집중적으로 다룰 수도 있겠죠. 기본적으로 무형식에 가깝게 해당 제품의 아이덴티티를 가장 잘 보여주는 형식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 벤치마크도 꼭 벤치마크 툴을 쓰란 법 있나요. 모든 플랫폼에서 사용가능한 포맷을 응용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예컨대 굉장히 용량이 큰 pdf파일을 준비해놓고 여는 데 걸리는 시간을 잼으로써 안드로이드 폰과 아이폰의 성능을 비교해 본다든지. 요약하자면 기술적인 함의를 따지기보다도 UX의 측면에서 바라보는 것이 바로 두번째 접근법입니다.


가능한 토픽의 예) Sub-6인치 플래그십 비교 : S4 LTE-A vs G2 vs Xperia Z1 vs iPhone 5S vs HTC ONE

예2) 펜 없는 6인치대 스마트폰 비교 : 베가 No.6 vs Xperia Z Ultra vs Lumia 1520



정리하자면 1번 접근법은 현재 제가 해오고 있는 CPU 리뷰, 그래픽카드 리뷰의 모바일 영역으로의 확장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플랫폼이 달라진다 뿐이지 방법론은 그대로 차용하게 될 테니까요. 사실 제 블로그의 입장에서 '외도'라 할만한 것은 아무래도 2번 접근법이 아닐까 싶은데... 이 부분은 좀 더 심사숙고해 봐야겠습니다. 뭔가 혁신적인 리뷰 레퍼토리라든지 스토리텔링 방식을 고안하지 않는 한, 제품 사진만 예쁘게 찍어 갤러리에 올리는 것 이상이 되긴 힘들 테니까요. (...어찌 생각하면, 갤러리에 잘 찍은 사진 몇장이랑 코멘트 몇줄만 달아 놔도 보는 사람 입장에선 충분하다고 생각할지도-_-;)


암튼. 혹 제게 해주고 싶으신 조언이 있다면 얘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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