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탕의 위기

글쓴이 : 이대근

연락처 : leedaeguen [at] 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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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VIDIA GeForce 200 시리즈의 역사입니다. 전편 '곰탕의 유래' 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곰탕의 유래 보러가기:http://udteam.tistory.com/22)


<부자는 망해도 삼대를 간다>


G80의 기선제압과 G92의 연착륙으로 nVIDIA의 앞길은 순탄해 보였다.
유일한 경쟁사인 AMD의 RV670 (라데온 HD 3800 시리즈) 은 지포스 8000 시리즈의 상대가 되지 못했고
그들의 후속작인 RV770 역시 RV670의 320sp에 비해 겨우 50% 증가한 480sp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었다.

이렇듯 경쟁사가 지지부진한 와중에 nVIDIA는 GT200 칩을 출시하며 다시 한번의 세대교체를 단행한다.
GT200 칩은 지포스 GTX280과 GTX260이라는 두 가지 모델로 시장에 등장했다.

GTX280: GT200코어, 602MHz, 1296MHz 240쉐이더, 512bit GDDR3 2214MHz
GTX260: GT200코어, 576MHz, 1242MHz 192쉐이더, 448bit GDDR3 1998MHz

GTX280은 65nm로 제조된 초기 GT200 칩의 완성형이다.
여기에서 제조상의 결함, 낮은 클럭 수율 등의 문제로 GTX280으로 출고되지 못한 칩 중에서
쉐이더의 20%, 코어의 12.5%을 disable 하고 클럭을 낮춰 GTX260이란 이름으로 재출고한 것이다.
그 밖의 200 라인업으로 G92 칩을 사용한 GTS250 이란 모델이 200 시리즈의 막내 역할을 담당했는데
이미 8800GTS 512 -> 9800GTX ->9800GTX+ 로 이름을 바꿔가며 리브랜딩 되어 온 바로 그 제품이다.

한편, 경쟁사인 AMD는 라데온 3800 시리즈의 RV670 칩의 후속인 RV770의 발표를 목전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거의 모든 면에서 G80/G92코어의 두 배에 가까운 사양을 가진 GT200코어를
RV670의 1.5배에 불과한 480sp로 상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보였다.

모두기 AMD의 재기를 의심하며 드디어 nVIDIA-ATi의 양강 구도가 무너졌다고 여길 무렵
AMD는 라데온 HD 4800 시리즈가 될 RV770 칩을 발표한다.
그리고 그간의 480sp설은 완벽한 연막작전이었음이 드러났다.


<충격과 공포, SP갯수의 진실>

2008년 하반기에 모습을 드러낸 RV770 칩은 무려 800개의 sp를 탑재하고 있었다.
AMD는 준 하이엔드 라인업의 라데온 HD 4850을 선발로 투입해 지포스 8800Ultra, GTS250을 격파하고
4850의 메모리 대역폭을 두배 가까이 늘린 4870을 발표하여 GTX260의 콧대를 꺾어놓기에 이른다.
이에 nVIDIA는 종전보다 쉐이더 갯수를 늘린 새로운 GTX260을 출시하게 된다.
(명목상으로는 쉐이더 갯수를 '늘린' 것이지만 실상은 '덜 disable한' 것이다.)
GTX280으로 출고되지 못한 칩 중에서 쉐이더의 20%를 disable 하여 GTX260을 만들던 것을
쉐이더의 10%만 disable 하는 것으로 바꿔 새로 등장한 GTX260의 성능은 4870을 가까스로 넘어섰다.

GTX260 216sp: GT200코어, 576MHz, 1242MHz 216쉐이더, 448bit GDDR3 1998MHz

AMD는 다시 메모리 용량을 1GB로 늘린 4870 1GB를 새로이 출시하며 216sp GTX260에 맞섰다.
다만 이 와중에도 GTX280은 마땅한 적수를 만나지 못한 채 최강의 그래픽카드로 군림하고 있었는데,
AMD 또한 GTX280의 맞수가 될 새로운 GPU를 개발하고 있었으니 RV790 칩이 바로 그것이다.


<nVIDIA의 방어전, 전세 역전>

4850과 4870을 출시하며 드러난 RV770 칩의 막대한 발열을 개선한 RV790은
4870보다 100MHz 더 높아진 코어클럭을 바탕으로 GTX280과 대동소이한 성능을 보였다.
게다가 GTX280보다 더 저렴하게 책정된 가격은 GTX280이 시장에서 메리트를 잃게 하는 데 일조했다.

기술적으로 GT200 칩의 다이사이즈는 RV770/RV790 칩보다 훨씬 비대했기 때문에
성능상 동급인 라데온 4890과 GTX280을 같은 값에 팔아서는 nVIDIA는 도저히 수지를 남길 수가 없았다.
nVIDIA로서는 어떻게든 4890보단 비싼 값에 물건을 팔기 위해 성능상의 우위를 지켜내야 했고
이에 등장한 제품이 GTX280의 공정 개선 (55nm) / 오버클럭 버전인 GTX285이다.
또한, GTX260의 등장이 그러했듯 GTX285의 생산과정에서 불합격한 칩을 재활용하여
쉐이더 갯수는 그대로 두고 코어의 12.5%를 disable 하여 GTX275라는 중간 모델을 만들어낸다.

GTX285: GTX280의 오버클럭 버전 (648 / 1476 / 2484)
GTX275: GT200코어, 633MHz, 1404MHz 240쉐이더, 448bit GDDR3 2268MHz

코어의 12.5%가 disable된 GTX275는 하드웨어적인 스펙은 GTX280보다 떨어졌으나
같은 라인에서 제조되는 GTX285의 높은 수율을 물려받아
클럭이 GTX280보다 높았기 때문에
결국 절대적인 성능은 GTX280과 대등해졌다. (고해상도 제외)
nVIDIA로서는 기존 GTX280와 같거나 더 저렴한 단가로 (4890을 능가하는) GTX285를 생산하는 동시에
불량 칩을 재활용하여 더 저렴한 원가로 GTX280의 자리를 대체할 수 있으니 그야말로 일석이조였다.

이렇듯 nVIDIA는 AMD의 공격적인 라인업에 대해 자사의 라인업을 방어하는데 성공은 했으나
호기롭던 G80/G92 시절과는 확연히 달리 AMD의 페이스에 쫓기는 기세가 완연했다.

싱글 GPU 시장의 공격-방어는 듀얼 GPU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로 이어졌다.
각각 4850과 4870을 두개 장착한 4850X2와 4870X2로 익스트림 라인업을 평정했던 AMD는
GTX275를 다운클럭하여 두개 붙인 격인 GTX295의 등장에 왕좌를 도로 내어주게 되었다.

그러나 단 한번의 일격으로 그동안 놓쳤던 그래픽 시장에서의 페이스를 되찾은 AMD는
2009년 10월, 차세대 RV870 칩을 탑재한 라데온 HD 5800 시리즈로 시장을 압도한다.
특히 RV870 칩의 최고 라인업인 라데온 HD 5870은 전세대 대비 두 배에 가까운 엄청난 성능을 보였다.
흡사 G80코어가 처음 등장했을때 처럼 말이다.

무려 3년이란 시간을 돌아 시장의 주도권은 AMD에게 넘어왔으며
nVIDIA는 아직 RV870에 대항하는 신제품을 내놓지 못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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