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이대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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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 A Workstation Card"


원래는 이 벤치가 아닌 다른 글을 준비하던 중이었는데, 우연히 본 한장의 스샷이 제 궁금증을 자극해 여기까지 오게 됐습니다. (원래 준비하던 글은 제작년에 쓴 '현대 CPU의 구조'와 비슷한 포맷의 '현대 GPU의 구조'란 글입니다. 정작 얘는 언제쯤 완성될런지...)



▲ 이 그림이 등장한 문서에서는 위와 같은 세팅 (배정밀도 연산장치로 GTX TITAN을 "강제로 설정" 하는 것) 을 통해 GTX TITAN의 배정밀도 연산유닛을 모두 활성화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데스크탑 그래픽카드 중 GTX TITAN을 제외한 나머지는 저렇게 설정할 수 있는 메뉴 자체가 없습니다) 뒤에서 대조군을 설명하며 다시 언급하겠지만, 이런 설정을 거치지 않았을 때의 GTX TITAN의 배정밀도 연산 성능은 같은 GPU를 사용한 전문가용 그래픽카드인 테슬라 K20X와 비교하기엔 부끄러운 조악한 수준이나 위와 같이 설정해주면 단숨에 여덟 배나 상승하여 K20X와 동일한 수준이 됩니다.


다만 이는 필연적으로 소비전력의 증가를 수반하고, 엔비디아의 GPU 부스트 정책이 TDP의 헤드룸 내에서 일정 수준의(=부스트클럭까지의) 자동 오버클럭을 허용하는 것임을 생각하면 결과적으로 부스트클럭의 적용에 악영향을 미쳐 특정 영역에서의 성능 하락을 유발할 수도 있음을 감안해야 합니다. 물론 애초 GK110 정도의 거대한 칩이 250W라는 TDP에 -그것도 K20X보다 높은 837MHz라는 작동속도에- 끼워맞춰지기 위해서는 배정밀도 연산유닛의 성능을 묶어두는것 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것 같기도 합니다. 어쨌든 '겨우' 백여 만원의 데스크탑용 그래픽카드를 사용해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K20X이나 (마찬가지로, 같은 GPU를 쓴) 쿼드로 K6000에 근접한 성능을 낼 수 있다면 이것만으로도 GTX TITAN의 재발견이 되지 않을까요. 바로 이 생각으로부터 이 벤치를 구상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오늘의 대조군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이들의 스펙을 숙지하고 넘어갑시다.

(※ Tesla K20X는 GTX TITAN의 스펙과 비교를 위해 넣은 것이고 테스트에 사용되지는 않았습니다. (아니 심지어 갖고 있지도 않은...) R9 290X/290 역시 참고 삼아 넣어둔 것이고 테스트에는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원래대로면 이쯤에 대조군들 사진이 있어야 하겠지만-_- 깜박 잊고 사진을 안 찍었네요. 바로 테스트 설정으로 넘어갑시다. 아래는 테스트에 사용한 컴퓨터의 사양입니다.



테스트에 앞서, 이 글을 작성하는 동안 개인적으로 몹시 아쉬웠던 세 가지가 있어 언급하자면... 첫째로는 (위 스펙시트상에는 비교를 위해 넣어 두었지만) "진짜" 전문가용 그래픽카드인 쿼드로, 테슬라, FirePro 같은 대조군이 없어 이들과의 직접적인 성능비교가 불가능했단 점입니다. 그럭저럭 꽤 많은 대조군을 사용해 테스트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정작 전문가적 용도에서의 벤치마크에 그 용도의 그래픽카드가 없단 점이 벤치 전체의 유용성(?)을 확 떨어뜨리는것처럼 여겨지기도 합니다. 아무쪼록 오너 분들의 자비를 바라며... (혹시 갖고계신 분 있으시다면... 헬프...)


두번째는, 좀 재미있을뻔 했던 부분인데, 바로 '데스크탑 그래픽카드의 전문가용으로의 개조'에 관한 부분입니다. 이미 여기에 익숙하실 분이 계시겠지만, 과거엔 비교적 간단한 절차를 거쳐 지포스를 쿼드로로 / 라데온을 FireGL 등으로 개조하는 것이 가능했고 실제로 이들 GPU는 완전히 동일한 것이기도 했습니다. (저도 십이년 전-_-인 2001년에 지포스 256을 쿼드로로 개조한 뒤 기뻐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근래에는 이런 하드웨어적인 개조는 아예 불가능하고, 드라이버상의 트윅을 노려 소프트웨어적인 개조를 꾀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꽤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현재까지 알려진 최신의 방법들을 이용해 7970 GHz Ed -> FirePro W9000 등으로의 변신을 시도했지만 결국 어느것도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첫번째 아쉬운 점을 그런대로(?) 커버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아무튼 이게 두번째고요. 세번째는 전적으로 제 잘못으로 인한 것인데... 음...... 걍 스킵. -_-;


(당장은 너무 면목없어 연락도 못 드리고 있지만... 시간이 좀 지난 후, 직접 죄송한 마음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이 글을 빌어 저로 인해 고생하시게 됐던 모든 분들, 특히 한국지사 분들께 깊이 사과드리는 바입니다.)


추후 R9 290X/290이 정식으로 출시되면, -일일이 구입해서 테스트를 하는 한이 있더라도- 벤치 후 이 글에 보강하도록 하겠습니다. 아예 이 글 포맷 자체를 좀 더 다듬어, 게임성능 벤치마크와 함께 제가 작성할 그래픽카드 벤치마크의 또다른 축으로 삼으면 어떨지. 암튼 그동안 너무 게임 성능에 매몰되어 온 건 아닌가 하는 반성과 함께... 암튼 이런 사상이 AAWC project의 기조 되겠습니다. 아따 서론한번 길다 -_-



▲ 우선 렌더링 성능을 알 수 있는 ratGPU로 AMD/엔비디아 양사의 GPGPU 성능을 측정해 보았습니다. (프로그램 이름과 달리 CPU로도 돌릴 수 있습니다...ㅡㅡ;) 보시다시피 GTX TITAN이 제일 성능이 좋을 뿐만 아니라 아예 TOP 3을 GK110 기반 그래픽카드가 독점하고 있습니다. 그 뒤를 7970 GHz Ed.가 따르고 있으며 GK104 기반 그래픽카드들은 전세대 Fermi 아키텍처에 비해 딱히 더 좋은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반면 -비록 엔비디아의 대조군들보다 느리지만- 7950, 7870 등 GCN 아키텍처에 기반한 AMD의 그래픽카드들은 자사의 전세대 아키텍처인 VLIW4 기반 6970보다 괄목할만한 성능 향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더욱이 6970이 1536SP, 7870이 1280SP임을 감안하면 개발 SP 수준에서의 성능 (performance per core) 역시 향상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한편 배정밀도 연산유닛을 언락한 GTX TITAN의 경우, 소비전력(및 발열)의 증가로 작동클럭이 더 낮아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때문인지 (언락 전의) 자기 자신은 물론 동생뻘인 GTX 780보다도 약간 떨어지는 성능을 보여줍니다.



▲ GK110 기반 그래픽카드들이 TOP 3을 독점하는 가운데, GTX TITAN이 1위를, 배정밀도 연산유닛을 언락한 GTX TITAN이 780보다도 떨어지는 성능을 보이는 양상은 이전 테스트 결과와 동일합니다. 차이점이 있다면, 여기서는 GK104 기반 그래픽카드들이 GTX 580을 드디어 넘어섰다는 점과, 라데온 계열이 영 맥을 못 추고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벤치마크를 돌리면서도 프레임이 너무 안 나와 어지러움을 느끼곤 했다는 후문......


앞으로 보여드릴 8종의 테스트(SPECviewperf)에는 특별히 게스트로 FirePro W5000님이 출연해 주셨습니다. 간단히 이분을 소개하자면, 라데온 HD 7800 시리즈와 동일한 Pitcairn GPU 기반이지만 SP/TMU를 거의 반토막 수준으로 쳐낸 768SP / 48TMU / 32ROP의 스펙을 가졌습니다. 원래는 그럭저럭 7870이랑 동격으로 비교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W7000 (7870과 동일하게 온전한 Pitcairn GPU가 들어갑니다) 정도가 섭외되길 기대했지만... 그래도 명불허전, "진짜" 전문가용 그래픽카드로 섭외한 W5000이 얼마나 독특한 면모를 보여줄지 기대됩니다. 한번 보실까요?



▲ W5000을 보며 사람들이 괜히 수백만원짜리 전문가용 그래픽카드를 사는 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말문이 막힐 정도로 높은 성능을 보이는 이분을 제외하고, 나머지의 결과를 보면 사뭇 해석하기 어려운 느낌이 듭니다. 일단 GTX 580을 제외한 지포스 계열이 라데온 계열과 일정한 격차를 벌리며 비슷비슷한 성능을 보이고 있으나, 지포스 계열 내부적으로는 순위가 완전 엉망입니다. 그래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각 (큰 틀에서의 아키텍처가 아닌!) GPU 별로 구분지었을 때 내부적으로 서열이 정리되는 것을 볼 때, SP갯수라든지 이런 스펙 그 자체보다도 각각의 GPU에 적용되는 고유한 구성 비율(예를 들자면 SP:TMU, SP:ROP 등)이 성능에 영향을 준다는 생각이 조심스럽게 듭니다. 근데 GK104 기반 그래픽카드보다 GK110 기반 그래픽카드가 SP, TMU, ROP 모든 면에서 더 좋은 스펙이라는걸 생각하면 또다시 함정에 빠지고 마는... -_-; 아, 모르겠습니다. 차라리 완전히 평등한 결과를 내 준 -그리하여 분석할 필요조차 느끼지 않게 한- 라데온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 여기서는 7970 GHz Ed, 7870 GHz Ed, GTX 580을 제외한 나머지가 그냥 비슷비슷한 성능을 보인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하필 7870 GHz Ed.이 (그것도 7950까지 제쳐놓고) 위로 튀는 성능을 보이는 것은 이해할 수 없지만... 그나저나 글을 쓰면서 보니 막대에 색이 잘못 입혀졌는데, HD 6970이 주황색으로 칠해져야 하고 GTX 580은 파란색으로 칠해지는 게 맞습니다.



▲ 프로그램 자체에 (혹은 드라이버 차원에서) 무슨 '락'이라도 걸어둔게 아닌가 싶을 만큼, 각 그래픽카드 제품군별로 평준화된 성능을 보이고 있습니다.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개별 그래픽카드간의 비교는 의미가 없을 것 같고, FirePro의 독보적인 성능 / (FirePro를 제외한) 라데온들, 그리고 지포스들의 상호 평등한 관계를 숙지하고 넘어가도록 합시다.



▲ 앞선 테스트 결과와 마찬가지. 여기선 지포스와 라데온의 구분도 필요 없어 보입니다.

일단 중간점검 차원에서 결과들을 짚고 넘어가자면, 이때까지 GTX TITAN의 배정밀도 연산유닛을 언락한 건 아무런 실질적인 향상을 가져다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뭔가 쓸데없는 일을 한 걸까요? (이 벤치를 왜 시작했을까... 하는 회의가 막 들고 있었습니다. 이런 결과들을 받아들면서...)



▲ 이것도 앞선 두 테스트 결과와 마찬가지.



▲ 얘도 마찬가지. 이쯤 되면 라데온들이 단체로 지포스들을 앞선다고 해서 라데온들에게 뭔가 특별한 장점이 있어서라고 생각하실 분은 안 계시리라 믿습니다. 아마도 드라이버 차원에서, 비-전문가용 그래픽카드들이 이런 종류의 어플리케이션에서 높은 성능을 내는 것을 일정한 수준 선에서 제한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우연히 라데온의 드라이버가 설정한 성능 상한선이 지포스 드라이버의 그것보다 높은 수준인 결과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 슬슬 코멘터리 작성이 귀찮아지려고 합니다...



▲ SPECviewperf 테스트로써는 마지막이자 W5000님과의 작별을 앞둔 마지막 테스트에서, 처음으로 뭔가 의미있어 보이는 그래프를 얻었습니다! 비록 라데온들-지포스들 사이의 비교는 불가능한 것 같지만, 각 제품군 내부에서도 그나마 -아주 미세하게나마- 성능의 '차이'가 나타났다는 게 흥미롭군요. 다만 이 '흥미로운 결과'를 해석하는 것은 또 한번 막막함을 선사합니다. 대체 7870이 (모든 스펙이 7870보다 뛰어난) 7950을 앞서는 이유는 무엇이며 GTX 780은 왜 GTX 770 / GTX 760보다 떨어지는가?


이쯤에서 잠시 정리하자면, 지금까지는 OpenGL 성능을 중점으로 살펴 보았고, 사실 이는 쿼드로나 FireGL/Pro류의 그래픽카드에 최적화된 작업들이기도 합니다. 사실 우리가 생각하는 보편적인 그래픽카드로써의 성능은 물론이거니와, 이제는 많은 분들이 친숙하게 여기실 GPU의 연산 성능 - 즉 GPGPU 성능과도 연관짓기 어려운 분야로, 생각하기에 따라 '쓸데 없는' 테스트를 진행했다고 여기실 분들도 있겠습니다. 이번 테스트에서 의미부여를 하기보다는, 추후 쿼드로나 FirePro 등을 섭외해 대조군을 늘려 감에 따라 차차 의미를 갖추게 될 '틀'로써 이번 벤치를 기회삼아 소개했다고 여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럼 이번부터는, 본격적으로 익숙한(?) 개념의 GPGPU 연산성능을 테스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테스트 툴로는 Sandra 2013에 내장된 Financial Analysis Benchmark과 Folding @ Home을 이용하였으며, 각각의 툴은 단정밀도 (Single-precision, FP32, "float") 와 배정밀도 (Double-precision, FP64, "double") 에서 각각 돌려 벤치마크 결과를 얻었습니다. 그럼 우선, 단정밀도 연산 성능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GCN 아키텍처가 제대로 포텐셜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이 글 도입부에서 스펙을 살펴볼 때 7970 GHz Ed.의 단정밀도 연산성능은 약 4TFLOPS, GTX TITAN은 4.5TFLOPS였음을 감안하면 이 툴의 결과가 다소 라데온들에게 유리하게 나온 측면이 있어 보입니다. 각 진영간의 비교를 논외로 하고 일단 각 진영 내로 초점을 옮겨 보면, 7970 GHz Ed., 7950, 7870 GHz Ed.는 거의 이론상의 연산성능에 비례한 결과를 내고 있으며 지포스 진영 내에서도 이와 비슷합니다. 특이한 점이라면 GTX 760보다 GTX 660 Ti의 성능이 더 좋게 나왔다는 점인데, GTX 760이 SP 갯수가 더 적어 연산에 불리한 구조임을 생각할 때 오히려 더욱 이론에 가까운 결과가 나온 것이라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이전 테스트와는 달리 엔비디아의 완승입니다. GTX 580이 노익장을 과시하는 가운데, 과거 라이벌이었던 6970은 밑바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게 눈에 띕니다.



▲ 다시 라데온들 -6970을 제외한- 이 그래프를 점령했습니다. 전전 그래프(Aggregate perf.)와 유사한 형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 여기서는 지포스들이 다소 힘을 낸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7970 GHz Ed.의 성능은 압도적입니다. 지포스들끼리의 결과값만 비교하자면, GK110 기반 그래픽카드들이 다른 카드들과 비교해 압도적인 -그리고 그들끼리는 비슷비슷한- 성능을 보이고 있으며, GK104 기반 그래픽카드 중에서는 이번에도 GTX 660 Ti가 GTX 760보다 좋은 성능을 보인 점이 눈에 띕니다. 그동안 케플러 아키텍처의 틈바구니에서 선전하던 GTX 580은 이번만큼은 최하위권을 차지했는데, 그래도 6970보다는 두배 이상 좋은 성능입니다.



▲ 이번에는 Financial Analysis Benchmark와는 사뭇 다른 결과가 나왔습니다. GTX 770의 이론적 단정밀도 연산성능이 3.2TFLOPS, 7970 GHz Ed.이 4TFLOPS임을 생각하면 확실히 지포스쪽이 이득을 얻고 있는것 같기는 하나 그 차이가 -납득할 수 없을 만큼- 크지는 않습니다.



▲ 앞의 그래프와 비슷한 모습입니다.


이제부터 보실 배정밀도 연산성능 테스트 결과는, 문자 그대로 각 GPU의 배정밀도 연산유닛을 주로 사용합니다. 흔히 라데온을 두고 (VLIW4를 기준으로) n개의 SP를 가진다고 설명할 때, 실제로는 4개의 SP를 하나로 묶어 n/4개의 묶음이 존재하는 것이고 실제 명령어는 이 묶음을 기준으로 이슈되어 SP를 통해 처리됩니다. 여기서 주의할 것이 라데온의 경우 각각의 SP는 사이클당 두개씩의 단정밀도 명령어를 처리할 수 있으나 배정밀도 명령어를 처리 가능한 유닛은 각 묶음 내에서 하나씩밖에 존재하지 않으며, 결과적으로 이론적인 배정밀도 연산 성능은 단정밀도 성능의 1/4에 불과하게 됩니다. (VLIW5 시절에는 1/5이었으며, GCN은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 VLIW4와 동일합니다) 다만 이 얘기는 각 아키텍처에서의 플래그십 GPU들에만 적용되는 것으로, 플래그십이 아닌 다른 GPU들은 더욱 낮은 배정밀도 성능을 갖게 됩니다. 예를 들어 GCN의 플래그십인 Tahiti는 단정밀도 대비 1/4 수준의 배정밀도 성능을 갖지만, Pitcairn은 1/16 수준으로 떨어진 배정밀도 성능을 가집니다.


지포스의 경우는 여기에 -아마도 전문가용인 쿼드로나 테슬라와의 차별화를 위해?- 인위적인 '락'까지 더해져, 보통 단정밀도 성능의 1/24 정도에 불과한 '초라한' 배정밀도 성능을 가지며, 예외적으로 GTX TITAN은 이 글 첫머리에 언급한 방법을 통해 단정밀도 성능의 1/3수준까지, 다시 말하자면 8배나 더 높은 배정밀도 성능을 이끌어낼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배경을 염두에 두시고 다음의 결과들을 봐 주시기 바랍니다.



▲ 앞서 길게 설명했듯 보통의 지포스들은 단정밀도 연산성능의 1/24밖에 발휘하지 못하는 반면 라데온들은 상대적으로 그 제한폭이 적은 편입니다(1/16~1/4). 보시다시피 이론상 1TFLOPS 정도의 배정밀도 성능을 갖는 7970 GHz Ed.이 가장 좋은 성능을 보이고 있으며 7870 GHz Ed.은 그동안과 달리 7950보다 크게 떨어진 성능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이한 점이라면, 그동안 왜 이걸 테스트했는지 모를 만큼 한심해 보이던 언락된 GTX TITAN이 드디어 진가를 드러내기 시작했단 점입니다. (이론적으로 테슬라 K20X와 같은 수준의 배정밀도 연산성능을 갖게 된 만큼 성능 역시 그와 비슷하리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여기서도 GTX 760보다는 GTX 660 Ti가 더 높은 성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앞에서와 비슷한 양상입니다. 6970의 경우, VLIW4의 플래그십으로써 배정밀도 연산성능이 단정밀도일때와 비교해 1/4정도이지만 7870 GHz Ed.에 쓰인 Pitcairn은 1/16 수준으로 매우 낮은 편으로, 이 부분이 실제 테스트 결과에도 반영되어 있습니다. 언락된 GTX TITAN만이 GCN들과 일대일 맞짱이 가능할 정도의 성능을 보이고, 나머지들은 고만고만합니다. GTX 660 Ti > GTX 760의 공식은 여기에서도 확인됩니다.



▲ 앞선 테스트와 비슷한 결과입니다. Again, GTX 660 Ti > GTX 760.



▲ 지포스들만을 따로 놓고 보자면 언락된 GTX TITAN의 성능은 다른 대조군들에 비해 어마어마합니다. 여기서도 GTX 660 Ti가 GTX 760보다 좋은 성능을 보이고 있으며, GTX 580이 GTX TITAN 바로 밑에 위치한 점이 흥미롭습니다. 라데온들 중에서는 6970이 7870 GHz Ed.보다 -다시 한번- 좋은 성능을 보이는 것이 눈에 띕니다.



▲ 이 글의 종점에 다다른 순간에야 GTX TITAN을 언락한 보람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 마지막 그래프입니다. 이제까지의 결과를 요약하자면, 일단 확실히 GK104는 전문가용이 아님이 분명하군요. 최초 GCN이 등장했을 때를 생각하면 -사실 7900 시리즈의 전력 효율은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만- 뒤이어 그 라이벌로 출시된 GTX 600 시리즈의 소비전력 대비 성능 -정확히는 게임 성능- 이 무척 좋아 GCN의 의미를 퇴색시킨 바 있었습니다. GTX 600 시리즈로 말하자면, 그 비결이 바로 매우 낮은 수준으로 제한한 GPGPU 성능에 있었을 것입니다. (즉 과거 Fermi가 받았던 비난과 비슷한 레퍼토리로 GCN이 까이는 셈이니... 이래서 역사는 돈다고 하는 걸까요?!)


GK110은 이 기조에서 벗어나 과거 Fermi처럼 모든 방면에서 최고 성능을 내도록 구현된 GPU이지만 실제로 이 GPU를 상용화한 그래픽카드들 -쿼드로 K6000, 테슬라 K20X/K20, GTX TITAN, GTX 780- 중 이러한 "최고 성능을 내는 유닛"들이 모두 제 성능을 갖게끔 출시된 버전은 거의 없습니다. 그나마 명목상 팔방미인의 면모를 갖춘 것이 GTX TITAN이지만 이마저도 배정밀도 연산유닛을 언락하지 않으면 그저 "가장 좋은 게임용 그래픽카드"에 그칠 뿐인 것이죠.


배정밀도 연산유닛이 언락된 GTX TITAN의 효용성에 대한 검증, 그리고 일상적으로 만날 수 있는 게임용 그래픽카드의 전문가적 용도에서의 성능 측정 등을 겸해 실시된 이번 테스트를 통해 여러분들께 많은 시사점을 던져 드리고 싶었지만... 일단은,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그것마저도 이 글에 내려두고, 이 벤치를 마무리지으려 합니다. 추후 -애초 계획했던 대로- 대조군을 확충하고 여러 가지 tweak들을 실험해 가면서 이 벤치를 더 의미있는 것으로 만들 여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도 동의하시는지요.


아마 다음번에 제가 이 틀로써 다시 찾아뵐 때는 다음 셋 중 하나일 겁니다:


1. 전문가용 그래픽카드를 실제로 입수했거나 (쿼드로, 테슬라, FirePro)

2. R9 290X/290을 실제로 입수했거나

3. 전문가용 그래픽카드로의 "개조"에 성공했거나 (지포스 -> 쿼드로/테슬라, 라데온 -> FirePro)


어느 이유로든 다시 이 벤치의 틀을 사용할 기회가 찾아오길 바라며, 약간은 아쉬운 이 글을 맺으려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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