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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맵다, 라데온 R9 나노 리뷰 : (2) #MakeItNano 프로젝트

Author : Daeguen Lee

(Any action violating either copyright laws or CCL policy of the original source is strictly prohibited)

 

 

 

안녕하세요 IYD/ITCM/공군 IT정보게시판 독자 여러분. 요 몇주간 글 업데이트가 뜸해 적적하셨죠? 부지런하지 못한 저를 부디 용서하시기 바랍니다. 대신 여러분께 보여드릴 재미있는 글을 두 편 준비했는데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바로 AMD의 최신 그래픽카드인 라데온 R9 나노 리뷰입니다. 사실 나노는 며칠 전 1편 격인 포토리뷰 (링크) 로 간단히 소개해드린 적이 있었죠. 기억하시나요?

 

포토리뷰로부터 이어지는 (따라서 2편 격이 되겠습니다) 이 글에서는 나노의 출시일정에 발맞춰 전세계 5~6개 매체를 통해 진행되어 온 #MakeItNano 프로젝트의 개요와 그 진행과정, 결과물을 소개하고 3일 뒤 공개될 마지막 3편에서 나노의 성능, 소비전력 등을 상세히 다룰 예정입니다.

 

AMD가 이 제품을 최초 '출시' (라고 쓰고 페이퍼런칭이라 읽습니다) 한 이래로 몇 주가 지나도록 실물을 원활히 돌리지 못했던 까닭에 정식으로 물량이 동반되는 출시일정과는 꽤 여러 날의 차이가 벌어지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보름여간에 걸쳐 세 편의 글로 쪼개 리뷰를 작성할 수밖에 없었던 점은 아주 조금 아쉽게 생각합니다. 물론 벤치마크는 이미 오래 전 끝마쳤으니 독자 여러분께서는 전혀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뒤늦게 밝히는데다 살짝 오프토픽이기도 합니다만 제가 나노를 최초로 입수했던 (링크) 지난 8월 24일은 마침 제 생일이기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아주 뜻깊은 생일선물을 받은 셈이었네요 :)

 

각설하고, #MakeItNano 프로젝트를 설명하기 위해 시계를 한달 전으로 돌려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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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한달 전, 개인 자격으로 AMD 본사로부터 트위치로 생중계될 예정인 나노 출시행사에 소개될 컨셉 PC를 제작해 출품해달란 제안을 받게 되었습니다. 당시 제 짧은 생각으로는 이곳 IYD나 공군 IT게시판 등으로부터 희망자를 모집해 대중 참여형으로 팀을 꾸리면 재미있겠단 생각을 했고, 이러한 구상을 AMD에 전달하였으나 돌아온 대답이 뜻밖이었습니다. 아래에 당시 받은 메일을 첨부했습니다만 AMD측의 요청을 요약하자면 아태 및 일본지역을 대표해 1개 팀만 참여하기에 일반 유저보다는 전문가 (구체적으로 케이스 모딩/튜닝 등에 경험있는 사람) 로 팀을 꾸리는게 좋겠다는 것이었는데요.

 

저 개인적으로는 이 분야의 경험이 전혀 없어 과연 해낼 수 있을지 걱정도 된데다, 이제 와서 하는 말이지만 (아태지역 전체에서 제가 꾸릴 1개 팀만 참여한다는 걸 알게 되기 전까지의) 솔직한 마음은 '프로젝트 수행용으로 나노를 받으면 다른 누구보다 먼저 리뷰를 할 수 있겠지?' 뿐이었기에 덜컥 겁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염불보다 젯밥에 관심이 있어 덜컥 수락했는데 뒤늦게 제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판이 크다는 걸 깨달은 것이죠. 난감했지만 이렇게 된 이상 최선을 다해 그럭저럭 봐 줄만하기라도 한 결과물을 뽑아내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실, 다른 선택의 여지가 전혀 없었습니다. (이걸 못 해내면 이 바닥을 떠나야 해... T^T)

 

Hi all. I am a tech journalist and hardware reviewer in Korea. As an owner of well-known tech blog and editor in chief of a PC gaming forum in my country, I was contact by AMD at early August to join their project for upcoming graphics card, named Radeon R9 Nano. I was asked in precise to form a team representing Asia Pacific region and Japan consists of hardware ehthusiasts and experts on chassis modding and tuning, to build a custom made chassis for Nano, and send them it to be exhibited during their Twitch session scheduled at September 10th. By around August 10th it was fixed that I am in the project, So I started to look for candidate companies / individuals for my team to form an 'Avengers' team as best as I could.

 

 

팀을 구성함에 있어, (AMD가 제공해 줄) 그래픽카드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부품을 자체조달해야 할 것으로 생각했기에 이 방면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멤버 영입이 절실했습니다. 여러 업체와 개인에 물밑으로 참여 의사를 타진했고, 그 결과 저를 제외한 첫 두 명의 멤버를 각 분야별 총판/벤더 출신으로 채워넣게 됩니다. 이들은 각각 CPU, 메모리, 메인보드, 파워서플라이, SSD 등 사실상 그래픽카드와 케이스를 제외한 모든 부품을 저희 자력으로 조달하는 데 대단히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특히 CPU, 메인보드를 공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인텔 제온 브랜드의 총판이자 ASRock Rack 총판 '명인 일렉트로닉스', SFX라는 흔치않은 규격의 소형 파워서플라이를 선뜻 협찬해 준 실버스톤 유통사 '다오테크', 불과 며칠 전 공식으로 출시된 도시바 Q300 Pro SSD를 출시일 훨씬 이전에 네개씩이나 공수해 준 '주영통신'에 이 자리를 빌어 특별히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아래는 이들로부터 공수한 부품들과 라데온 R9 나노, 그리고 저희가 자비로 구입한 쿨링팬 / PCI-Express 라이저카드 등입니다.

 

In concern of forming a team, at least one man specialized in logistics is desperately needed. In other words, I first sought a member from regional hardware vendor or reseller companies. When I just began to select each component for Nano's podium, nothing had been fixed except Nano (which is then to be supplied by AMD) so I must earn a CPU, a pair of memory and corresponding motherboard, proper PSU and everything else. First two members of my team (except me of course) are, therefore, chosen from among a memory vendor (ITENJOY of Essencore KLEVV) and a reseller in CPU/motherboard area (Myung-In Electronics of Intel Xeon and ASRock Rack) respectively.

 

 

 

 

 

우선 시스템의 뼈대가 될 베어본부터 소개해 봅시다. 저희가 사용한 CPU/메인보드/메모리는 각각 아래와 같습니다.

 

- CPU : 인텔 제온 E5-2699 V3

- 메인보드 : ASRock Rack EPC612D4I

- 메모리 : 마이크론 Crucial DDR4 Unbuffered ECC SODIMM PC4-17000 8GB x 2EA

 

제온 E5-2699 V3은 18코어 하스웰-EP 실리콘의 풀 칩을 탑재한 현존하는 최고 사양의 x86 CPU입니다. AVX/FMA에 최적화된 부동소수점 연산에서 단정밀도 기준 1.3테라플롭스의 연산성능을 자랑하는 이 CPU의 위상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현재 데스크탑 최상위 모델인 코어 i7 5960X가 768기가플롭스, 맥 프로 최상위 기종에 탑재되는 한세대 전 제온인 제온 E5-2697 V2가 그보다도 못한 518기가플롭스임에 비춰볼 때 널리 접할 수 있는 최상위급 워크스테이션보다도 대체로 2~3배 더 뛰어난 연산성능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한편 제온 CPU를 지원하는 메인보드로 그에 걸맞는 인텔 C612 칩셋을 탑재한 모델을 물색했는데, 그러면서도 ITX 폼팩터여야 한다는 조건이 메인보드 선정에 굉장히 큰 걸림돌로 작용했습니다. 실제로 비교적 최근까지만 하더라도 (ITX를 포기하고) 마이크로ATX 규격으로 전향하는 대신, 나노를 두개 탑재하는 것으로 늘어난 크기만큼 성능밀도를 높이자는 의견이 팀 내에 상존했을 만큼 메인보드 선정과정이 길고 어려웠습니다. 그런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낙점된 것이 ASRock Rack의 EPC612D4I입니다. ITX 폼팩터에 LGA2011-V3 소켓, 언버퍼드 DDR4 SODIMM 지원까지 흠잡을 곳이 없었습니다.

 

+ 비하인드 스토리 : 이렇게 베어본을 결정하고 AMD에 통보하자 인텔 제온을 사용하는 것이 곤란하다는 피드백이 날아왔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이미 해당 메인보드의 레이아웃을 기준으로 케이스 디자인에 착수한 상황이라 변경이 불가능하다고 답했고, 이후 2주간에 걸쳐 기나긴 밀당 끝에 제가 작성할 리뷰 및 작업과정 중간중간 공개될 제작일지(성격의 SNS 포스팅)에는 제가 구상한 사양을 그대로 언급하고, 캐나다 현지로 배송된 이후에는 AMD가 재량껏 다른 CPU로 갈아 끼워 시연하는 것으로 타협을 보았습니다. 아마 데스크탑 라인업의 코어 i7 5960X를 장착할 것으로 보입니다만 왜 굳이 i7을 고집했는지는 저로써는 모르겠습니다. (설마 FX 9590을 장착하려는 건 아니겠죠-_-;;; 그걸 끼울 수 있는 ITX 규격 메인보드도 없을 것 같습니다만...)

 

Intel Xeon E5-2699 V3, simply, is a gigaflops monster. It is one of a few SKUs offered by Intel that break a teraflops bar. Featuring all 18 cores with a full AVX / FMA implementation earns it magnificent 1324 GFLOPS performance, which is by far the best for x86 bloc and actually comparable to some of RISC processors. Indeed I dare want to compare it with the most expensive customizable option of Apple's Mac Pro, having 'just' 12 cores at best. (FYI normal Mac Pro offerings are featured 4 and 6 core IVB respectively) We however, have at least +50% more at even smaller volume.

 

 

 

 

메인보드 선정이 어려웠던 것에 비하면 일찌감치 현존하는 최소 크기의 폼팩터로 점찍어 두었던 파워는 결정하기 쉬웠습니다.

 

- PSU : SilverStone STRIDER SFX SST-SX600-G 다오테크 (링크)

 

이 파워는 독특한 SFX라는 폼팩터를 적용하고 있는데, 그 결과 600W라는 높은 정격출력에도 불구하고 125mm x 63.5mm x 100mm라는 컴팩트한 사이즈를 가집니다.

 

Speaking of PSU, we really don't have much options : SilverStone is the only company that offers over-600W capacity at the tiniest form factor, namely SFX.

 

 

 

 

SSD는 최초 PCI-Express 라이저카드를 사용해 인텔 750을 장착할 계획을 세웠으나 케이스 내부 인테리어 등을 고려했을 때 여러모로 답이 안 나와 포기, 두번째 후보로 고려한 것이 삼성 SM951을 M.2 슬롯에 장착하는 것이었지만 저희가 결정한 메인보드가 M.2 슬롯마저 제공하지 않는 관계로 이것마저 무산되었습니다. NVMe SSD들을 바라보며 한껏 눈이 높아져 있었기에 아무래도 평범한 SATA SSD를 장착하는 것이 성에 차지 않았는데, 그래서 저희가 대안으로 고려한 것은 복수의 SSD로 레이드 0 볼륨을 구성하는 것이었습니다. 마침 서버용 칩셋을 탑재한 ASRock Rack EPC612D4I 메인보드는 별도의 장치 없이 바이오스상에서 설정하고 재부팅하는 것으로 레이드 설정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저희의 제3안은 (AMD가 제공해 준다고 한) AMD 라데온 R7 SSD 240GB를 두개 장착해 레이드 0으로 묶는 것이었지만, 옵션에 순번을 붙인 데서 눈치채셨겠지만 이 역시 실현되지 않았습니다. NVMe급 성능과 비교하기엔 2-way 레이드 0이 아직 조금 부족해 보였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메인보드가 허용하는 최대 한도인 4-way 레이드 0을 구성하기로 마음먹고 도시바의 국내 유통사인 주영통신으로부터 당시 출시조차 되지 않았던 Q300 Pro 256GB를 네개 공수해오게 됩니다. 읽기 550MB/s, 쓰기 530MB/s인 이 SSD 네개를 레이드 0으로 묶으면 이론상 읽기 2.2GB/s, 쓰기 2.12GB/s라는 어마어마한 성능을 갖게 됩니다.

 

- SSD : Toshiba Q300 Pro 256GB (링크) x 3EA

 

이후 조립 및 벤치마크 과정에서 3-way / 4-way RAID 0이 실상 거의 성능차이가 없다는 복수의 벤치마크 결과 (링크1, 링크2) 를 참조하게 되었고, 좁은 공간에 '전례없는 고성능'을 밀어넣되, 동시에 '쓸데없이 불필요한' 장치가 덤으로 끼워넣어지는 것을 지양하고 싶었기에 막판에 SSD 한개를 빼고 최종적으로 3개를 사용해 시스템을 구성하게 되었습니다.

 

+ 비하인드 스토리 : 도시바로부터 SSD를 공수했단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가 지난 수요일, 그러니까 9월 2일인데 당시 저는 팀원들과 멀리 떨어져 출장 중이었고, 당연히 (당시로써는 도시바 라인업 중 최상위 모델이던) Q Series Pro이겠거니 생각하고 별도의 크로스체크 없이 최초 포스팅에 그렇게 적었더랬습니다. 실제로 제 페이스북에 발행된 작업일지에는 그렇게 적혀 있었죠.

 

그리고 며칠이 지나 그제쯤, 본격적으로 조립을 시작하며 보니 뜻밖에 (기대했던) Q Series Pro 대신 생전 처음 보는 Q300 Pro라는 이름이 박스에 쓰여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검색해보니 당시 기준으로 겨우 열두시간 전에 "도시바가 이것을 출시했다" 며 보도자료가 뿌려진, 완전 신상이었습니다. 모르는 게 당연했죠. 대체 저희 팀은 출시도 안된 걸 어떻게 네개씩이나 구했던 것인지 새삼 놀라웠던 순간이었습니다.

 

Initially we planed to equip two Radeon R7 SSD 240GB and organize a striped volume, however, we changed this to four (later we cut it down to three) Toshiba Q300 Pro 256GB. Reason why is to provide and to show audiences the full cability of the motherboard we use. The fact that the performance of 3- or 4-drive RAID 0 is nearly comparable to that of NVMe storage was also a plus. (FYI : Reason why we excluded one Toshiba from three other siblings later is that we found that performance numbers from both 3- and 4-drive configurations are virtually indistinguishable. In other words, SSD RAID 0 scaling goes poor as soon as the total number of drives exceeds three. Is is natural that we consider any redundant drive (performance-wise, of course) is unnecessary.)

 

By substituting two AMD SSDs with three of Toshiba, deriving more throughputs exhaustively from motherboard became possible and the performance is actually on par with that of NVMe based storage.

 

One behind story : It was late Wednesday that our team gain access to the regional reseller's supply of Toshiba SSD. Then I surely assumed (without checking details) that it would be Q Series Pro, which was then contemporaneous flagship SSD of Toshiba, and of course I published first SNS announce regarding the project with the said name. Later, however, it was proven that I was wrong.

 

The exact SKU name I saw on the surface of the box is "Q300 Pro" instead of what I expected, and this is definitely new to me. Since it is natural to google it when anyone faces situations like that, so did I. (it was just a couple of hours ago from now!) Then I realized that Toshiba turn over their press release regarding their new SSD just twelve hours ago. How could my teammate get four of it even before the press release is circulated? Maybe he's spy on the company :)

 

 

 

 

저희 시스템의 전면팬 후보군에 요구된 덕목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 얇을 것, 그러면서도 충분한 풍량을 제공할 것. 이를 만족시키기 위해 10T~15T 이내의 140mm 쿨링팬 위주로 살펴보던 중, 빨간 블레이드가 마음에 들어 낙점한 것이 위의 제품입니다. 제품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 Thermalright TY-14013R (링크)

 

There are three virtues required for being the front fan of my rig. The holy trinity are : thin, thin, and thinner. Thermalright's 13mm thick, 140mm radius and red-colored blade is just perfect enough.

 

 

 

 

 

그리고 두말할 필요 없는 이 프로젝트의 주인공, 라데온 R9 나노.

 

최초 저희의 시스템 컨셉은 '전례없는 고성능을 ITX급 부피에 담다' 였으며 구체적으로는 E5-2699 V3의 1.3테라플롭스와 나노의 8.2테라플롭스 x 2를 더해 약 18테라플롭스, 살짝 반올림해 '20테라플롭스급' 의 머신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당연히 나노가 하나 더 필요했죠. 이후 시스템 구성상 여러 애로사항을 반영해 (예 : PCI-Express 스플리터를 써야 하는데 시그널 컨트롤 라인을 다루기 까다롭다는 문제 등) 최종적으로는 나노를 하나 줄이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목표성능 역시 18테라플롭스에서 9.5테라플롭스로 거의 반토막나게 되었으나, ITX급 부피에 10테라플롭스급 성능은 여전히 전례없는 수준이었고 저희의 모토 역시 다행히 그대로 유지될 수 있었습니다.

 

While we made our storage part even stronger, we also decided to do the contrary on the graphics part since we were asked to use only one Nano. Reducing one Nano minuses ~8 TFLOPS from our initial plan (to build ~20 TFLOPS machine in ITX form factor) so that we were forced to do the simple math : 20 minus 10 is 10. Though we cut our aim almost a half, ~10 TFLOPS in such a small volume is still unprecedented. That's why we (still) call our rig "Unprecedented High Density Teraflops Machine".

 

 

부품을 모두 갖췄다고 일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가장 까다롭고 걱정스러운 작업이 남아 있었으니 바로 '케이스를 제작' 하는 것이었습니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저는 케이스 제작에 전혀 직/간접적으로도 경험이 없는 상태였고 이때까지 구한 팀원들 역시 그 분야만큼은 문외한에 가까웠기에 반드시 케이스 모딩/튜닝 경험이 있는 멤버를 섭외해야겠단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마침 지난 6월 말 라데온 R9 Fury X 런칭행사에서 본 쿨엔조이의 Fury X 컨셉케이스가 기억이 났고, 수소문을 거쳐 그 케이스의 제작처인 MEG Custom에 참여 의사를 타진해 긍정적인 답변을 얻게 되었습니다.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었죠.

 

따라서 저는 공수된 모든 부품을 싸들고 부산에 위치한 MEG Custom을 전격 방문, 지난 한주간 상주하다시피 하며 케이스 디자인에 몰두하기 시작했습니다.

 

After I (initially) fixed the list for system components, however, I found another big problem with regard to the project : Because it is about *literally* making a custom chassis, and making a chassis by myself is far newer and stranger than just assembling each component, I need to find another member from that area. This is why we choose MEG Custom as our fourth member. MEG Custom is one of few companies whose domain expertise lies in tuning / modding / manufacturing chassis. The company itself gained popularity as of late June by exhibiting their hand made chassis for Radeon R9 Fury X, at the venue where the launch event for the said graphics card took place. I surely considered their such experience and knowledge in that field help my team a lot.

 

 

 

 

대전제는 나노를 메인보드에 그냥 꼽지 않고 라이저카드를 쓰는 것. 그냥 조립하더라도 충분히 작겠지만 그런 구조의 시판되는 케이스가 이미 있다는 점을 고려하고, 단 1cm라도 불필요한 부피를 줄여 더 작은 케이스를 만들 수도 있겠다는 점이 저희로 하여금 모험을 감행하게 했습니다. 이렇게도 맞춰 보고 저렇게도 맞춰 보고... 위의 사진은 그 과정들 중 일부입니다.

 

 

이렇게 스케치도 해 보았죠.

 

이러한 과정을 거쳐 최초로 도출된 케이스 디자인 초안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rendered by MEG Custom)

 

 

 

 

과연 최종판의 모습은 초안과 얼마나 닮았을까요. 궁금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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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3일간 이어진 철야 강행군.

 

 

새벽 2시경 치킨을 사들고 들어가던 길에 찍은 MEG의 전경(...) 입니다. 환하게 불이 밝혀져 있죠.

 

 

열심히 알루미늄 판을 깎아내고, 찍어내고, 다듬기를 수십 번...

 

 

슬슬 저희 케이스의 각 파트들이 완성되어 갑니다.

 

자, 심호흡 한번 하고 스크롤을 내려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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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Lee' 팀의 '프로젝트 나노'를 공개합니다.

 

 

짠!

 

 

 

케이스의 전체 디멘젼은 (전면에서 바라본 것 기준, x/y/z축 각각) 166mm x 244mm x 188mm 입니다. ITX 폼팩터이면서 그래픽카드 장착이 가능한 현존하는 어떤 케이스보다도 용적이 작습니다.

 

특히 166 x 244 x 188이라는 용적은 리터 단위로 환산하면 7.65리터, 다시 영미권에서 흔히 쓰이는 갤런으로 환산하면 정확히 2.0갤런 (단위 반올림 여부에 따라 1.99갤런) 이 되어 "2갤런 미만의 부피, 10테라플롭스 성능" 이라는 식으로 상징적인 선전이 가능하게 된 점은 보너스입니다.

 

 

 

메인보드와 나노가 장착되는 공간입니다. 측면 뚜껑의 상당한 면적을 아크릴창으로 구성하여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구조입니다. 뚜껑은 상하단 각각 홈이 파여 있어 슬라이딩식으로 개폐됩니다.

 

 

 

 

후면샷. 여느 케이스와 다른 점이라면 보드 바로 아래에 SFX규격 파워가 놓이고, 이들을 통틀어 나노의 두께와 일치되게끔 전체적인 너비를 매우 작게 구성했다는 점입니다. 이를 위해 반드시 라이저카드가 필요했던 것이죠. 그럼에도 메인보드 후면 IO쉴드 위쪽으로 타공처리가 되어 있어 필요한 최소한의 공기흐름은 나올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또한, 타공처리된 부분에 수냉 호스구멍을 뚫어 일체형 수냉쿨러를 장착할 경우 라디에이터를 후면 바깥쪽으로 빼는 것 역시 저희가 구상한 디자인 중 하나였습니다. 일단 캐나다까지의 배송 과정에서 이탈될 것이 우려되고 라디에이터로 인해 별도의 부피가 발생하는 것을 염려해 현 구성은 공냉쿨러로 하였으나, 후면에 라디에이터를 달고 배기 방향으로 팬을 배치할 경우 후면 배기팬 역할까지 덤으로 기대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메인보드 반대편 측면 역시 슬라이딩 방식으로 뚜껑이 개폐됩니다. 이 공간에는 파워서플라이 및 SSD가 탑재되며, 기타 배선들은 이 공간에 모여 깔끔하게 정리됩니다.

 

 

 

 

기타 디자인 포인트들.

 

 

 

SSD는 위와 같이 장착됩니다. SSD 장착홈이 메인보드 트레이 아래쪽에 있기 때문에 SSD 착탈시 반드시 메인보드를 들어내야 하는 단점이 있습니다...만, 최소 부피를 위해 불가피하게 희생된 부분입니다. 해당 장착홈은 최대 3개까지의 2.5인치 드라이브를 수용할 수 있으며, 4개째부터는 파워 옆에 별도로 마련된 공간에 수납할 수 있습니다...만, 애초에 메인보드가 지원하는 최대 SATA포트 갯수가 네개인 만큼 여분의 SSD를 어디에 둘지 고민할 일은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파워는 위 사진처럼 장착되고,

 

 

 

나노는 위 사진처럼 장착됩니다.

 

비록 라데온 R9 나노를 위한 컨셉케이스이긴 하나 기본적으로 '최소한의 범용성'은 두고자 했고, 따라서 ITX 폼팩터를 준수하는 그래픽카드라면 대체로 무엇이든 장착 가능합니다. 가능한 후보군을 열거하자면 ASUS의 GTX 970 DCM, GTX 960 DCM 등을 들 수 있겠습니다.

 

 

파워, 그래픽카드, 라이저카드, 필요한 전원케이블들을 배치한 후 찍은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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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케이스를 스튜디오에서 꺼내서...

 

 

조립. (아... 스튜디오 사진만 보다가 확 깨는 느낌-_-)

 

 

SSD를 모두 장착하면 위와 같은 모습입니다.

 

 

여러분은 절대 눈치챌 수 없었겠지만, 위 사진은 그 위위 사진과 동일한 구도에서 찍은 것입니다.

 

스튜디오와 카메라가 이토록 중요합니다-_-

 

 

하여튼 메인보드 트레이 뒤편에서 해야 할 작업이 모두 끝났으니 이제 메인보드를 달아 보겠습니다.

 

 

 

아이고 힘들어...

 

 

대부분의 배선이 보드 트레이 뒤편에 뒤치하다 보니 본의 아니게 선정리가 됩니다. 정면에서 바라보이는 메인보드샷은, 비록 메인보드 그 자체가 -서버용 보드의 특성상- 푸르딩딩하니 별로 멋이 없긴 하나 굉장히 깔끔한 편입니다.

 

 

 

측면 45도샷 (aka 얼짱각도샷) 및 후면샷. 후면에 메인보드 IO쉴드 및 그래픽카드 IO쉴드가 보이니 본격적으로 뭔가 '컴퓨터' 스러운 느낌이죠. 그리고 재차 강조하지만 정말 너무너무 작습니다.

 

 

전원케이블은 모두 메인보드 아래쪽으로 수납됩니다. 케이블 좌측으로 보이는 쇠기둥은 잠시 후에 소개할 '메인보드 아머'를 장착할 용도입니다.

 

 

단단히 장착되어 가로본능을 뽐내고 있는 주인공 나노.

 

 

케이스 상단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자, 앞서 저희의 메인보드가 태생이 서버용인지라 기판이 별로 볼품없단 말씀을 드린 바 있고, 메인보드 아머 장착용으로 기둥을 설치해 두었다고도 언급한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저희 케이스에 화룡점정을 찍을 메인보드 아머를 소개해야겠죠. 또 한번 심호흡 후 스크롤을 내려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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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거의 다 되었다...

 

 

어떻습니까. 멋지지 않나요?

 

 

억센 전면 USB 3.0 케이블은 아머 안쪽으로 눌러 정리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고, 디자인 포인트로 활용하기 위해 공중으로 한 바퀴 돌도록 두었습니다.

 

 

 

기타 디자인 포인트들. 아머도 꽤 멋있게 생겼습니다.

 

 

측면 뚜껑을 덮어도 대부분의 내부 공간이 멋스럽게 노출됩니다.

 

 

 

 

슬라이딩 방식의 측면 뚜껑을 닫은 뒤엔, 위 사진과 같이 걸쇠를 이용해 단단히 고정할 수 있습니다.

 

 

저희의 '프로젝트 나노' 가 드디어 완성되었습니다.

 

 

 

 

 

 

 

 

 

 

완성샷 사이사이에 차마 코멘트를 달지 못한 제 뿌듯함이 여러분께도 전달되는지요. 도저히 못 할것 같던 (그래서 AMD APJ담당자들이 거기에 책임을 지고 줄줄이 문책당할 것만 같던) 프로젝트가 완료된 순간입니다.

 

이상으로 리뷰 2편을 마칩니다. 3일 뒤인 9월 10일 저녁 9시, 엠바고 해제와 함께 마지막 3편을 공개하며 긴 여정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또한 이 프로젝트에 참여해 함께 고생해 준 모든 팀원들(김누리님, 김해오름님, 송문주님) / 멤버사(명인 일렉트로닉스, 아이티엔조이, MEG Custom) 및 도움을 준 회사들(다오테크, 주영통신)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프로젝트 완료, 그 후 :

 

 

혹시나 떨어뜨릴까, 망가질까 두려워하며 고이 품에 안고 서울로 상경한 저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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