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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 Personal Log/Diary

장'잉'정신 (2)

글쓴이 : 이대근

연락처 : leedaeguen [at] 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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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고, 빼고, 또 빼기: 글을 좀 가볍게 써보자.

우선 불필요한 그래프를 줄이는 것에서부터...



10월 2주차에 작성한 R시리즈 리뷰(R9 280X/270X, R7 260X)는 아마도 내가 썼던 단일한(=시리즈물이 아닌) 글로서는 가장 많은 그래프가 곁들여진 글일 것이다. 폴더에 담긴 '그래프'만 198장이고 배경 설명이라든지 간단한 사진을 몇장 추가하는 것만으로 단숨에 200장을 돌파, 거의 200문단 에세이 -각 그래프마다 설명 등의 코멘터리를 해야 하니- 를 쓰는 고통을 겪으며 뼈저리게 결심한 것은 그래프를 줄이자는 것. 이러한 기조 아래 한주 뒤의 R9 290X 리뷰는 '기어이' 135장의 그래프로 완성해냈다.


198 - 135 = 63이라는 산수 이상의 의미는 R9 290X 리뷰의 커버리지에 있다. 테스트를 진행한 해상도는 (기존의 1920 / 2560에서) 1920 / 2560 / 5760 / 4K로 두배나 늘었으며 테스트에 사용한 게임 역시 종전의 10개 타이틀에서 12개 타이틀로 늘어 전체적으로 담아내야 할 데이터가 훨씬 늘었음을 생각할 때 그래프를 '63개씩이나' 줄이기 위해 얼마나 머리를 굴려야 했을지 누구든 짐작이 가실 듯. 게다가 이 리뷰에서 처음으로 frametime analysis를 시도했는데 이 챕터 하나가 나머지 전체의 분량과 맞먹는 데이터를 담아냈다는 사실. 뭐지-_-; 쓰다보니 자화자찬만 하고 있네. 아이 창피...


암튼. 2주간의 꿀같은 휴식을 지나 오늘 탈고한 R9 290 리뷰는 이 제품의 직속상관 격인 R9 290X와의 관계가 그렇듯 리뷰 자체도 R9 290X때보다 간소해지기 위해, 더 힘을 빼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실제로 과감히 빼거나 생략하고 넘어간 파트도 많은데, 대표적으로 (도입 초창기엔 반응이 좋았으나) 갈수록 실효성이 의심되기 시작한 해상도/안티알리아싱 옵션별 성능 추세 그래프를 들 수 있겠다. 이번 리뷰에서 이 그래프를 만들지 않기로 결심하며 깨달은 것은 뭔가를 새로 시작하는 것만큼이나 그동안 해오던 것을 '안 하기로' 결심하는 것 역시 큰 '결심'을 필요로 한다는 것. 쨌든 가능한 한 적은 노력을 투입하는 방향으로의 경량화는 지속 가능한 글쟁이 노릇을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진작 이렇게 할걸.


이틀 뒤엔 또 다른 리뷰를 탈고할 예정. 분량은 R9 290 리뷰와 R9 290X 리뷰 사이의 어딘가쯤이 될듯. 그 글을 쓰는 시간이 내게 또다른 자성(?)의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뭐... 신나게 적다 보면 뭐 하나라도 바꿔버리고 싶은 꼬투리가 눈에 들어오겠지. 암튼 두서없는 글 하나 또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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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11월 5일 저녁에 페이스북에 쓴 것. 당시 '이틀 뒤 탈고할 예정' 이었던 GTX 780 Ti 리뷰는 정말로 R9 290 리뷰와 R9 290X 리뷰의 중간쯤인 110여장의 그래프로 완성되었단 느낌이다. (어렴풋한 기억이라 확실하지는 -_-;;) 앞으론 여기에 더해 "잘거 다 자고 먹을거 다 먹고" 일하자는 원칙도 추가해야 할듯.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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