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es Places를 들으며

Author : Daeguen Lee

 

 

 

고등학생이던 시절 많은 노래를 즐겨 들었는데 특히 박정현의 puff, 글로브의 faces places가 기억에 남는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가장 큰 이유는 이것들의 가사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기 때문. 해석본들이 대체 뭐라는건지 분명 한글인데도 알아먹을 수가 없어 아예 원문을 직접 해석해보려 했지만 끝내 그 전부를 이해할 수는 없었다. 그냥 멜로디가 마음에 드는 노래 정도로 여기게 된 지 십년쯤.........까진 아니고, 한 칠팔년쯤일 몇 해 전 다시 puff의 가사를 보게 됐고 순간 주황색 가로등이 켜진 추운 밤거리가 머릿속에 그려지는, 대충 그런 심상으로 이 노래를 이해하게 됐다. 그리고 또 몇년의 시간이 흘러 며칠 전. 문득 글로브 노래가 듣고 싶어 이것저것 찾아 듣던 중 플레이리스트 어딘가 짱박혀 있던 faces places가 어김없이 흘러나왔다. 동시에 빛의 속도로 머릿속을 훑고 지나간 좌절의 기억. 지금쯤이면 얘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가사 해석본을 찾아봤는데............웬걸. 여전히 모르겠다. 모르겠는 정도를 떠나 이 노래를 '들으며' 마음대로 상상한 이미지와는 어떻게도 끼워맞출 수 없는 가사들이라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Puff를 처음 듣던 날부터 마침내 머릿속에 그려내기까지 걸린 시간만큼, 지금으로부터 더 지나면 그땐 faces places를 이해할 수 있을까. 혹시 마침내 이해한 가사가 내가 멋대로 상상한 심상보다 많이 실망스러운 건 아닐까. 분명한 것 하나는 어떤 서술을 '이해' 한다는 것은 단순히 언어간을 통역하는 기술만은 아니라는 것. 그런 면에서 지금의 난 고등학생인 나보다 뭐라도 더 많이 알게 된 것만은 확실하다. 알고 싶던 것만 알게 된 것이냐 자문해보자면 아마 그건 아닐 것이다. 다시 십년쯤이 지날 때까지 내가 습득하게 될 여러 심상 중 정말 내가 알고 싶어했던 것의 비중은 얼마나 되어 있을까. 그 숫자의 크고 작음이 내가 이해할 faces places의 완성도에 미칠 영향은 과연 얼마만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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