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hor : Daeguen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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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에서 미리 접한 분들도 계시겠지만 며칠 전 싱가폴 출장 겸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실은 오늘 아침 입국해 아직까지 여행의 여운이 아른아른한데, 조금이라도 기억이 생생할 때 글을 남기려 이렇게 키보드 앞에 앉았습니다. 시간과 의식의 흐름에 따라 맘대로 전개되는 여행기이지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정보가 있다면 & 조금이나마 보시는 분들께 재미, 기쁨, 희망... (?) ...뭐 암튼 긍정적인 기운을 드릴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습니다. 아... 이미 너무 과욕인가-_-;

 

중간중간 작은 사이즈로 크롭해 여러 장을 타일처럼 묶은 사진들이 있습니다. 특별히 심미적인 조화를 염두에 두었다거나 이야기를 서술하고자 하는 내러티브에 맞춰 그런 편집을 가미한 것은 절대 아니고, 제가 사진고자인 관계로 -전체적으로 다 못 봐줄 수준이지만- 그 중에서도 특별히, 너무 번졌거나 너무 색이 튀거나 너무 흔들렸거나... 하여튼 두 눈 뜨고 못 봐줄 수준의 사진들을 크롭으로라도 구제해 보려는 안타까운 몸짓임을 미리 짚어 두고 넘어갑니다. "왜 이 사진들을 묶었지?" 내지는 "왜 중요한 사진을 묶고 덜 중요한 사진을 단독샷으로 풀었지?" 따위의 의문이 드신다면, 너무나 정상적인 겁니다. 행여나 고차원적인 미적 고찰이 가미되었을거란 기대는 일찌감치 버려 두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리는 바입니다.

 

...그럼... 이제 시작해 보겠습니다. 80시간 전으로 롤백!

 

 

한달여 전부터 손꼽아 기다려 온 출국일, 지난 주 수요일인 11월 19일입니다. 이륙 예정시각은 오후 2시 20분.

공항에 세 시간 전에 도착해 이런저런 준비를 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오랜만의 출국이라 두근거리는 가슴을 주체할 수 없더군요.

 

 

잉여롭게 공항 여기저기를 기웃대다 어느덧 이륙 시간이 가까워졌습니다. 검색대를 통과해 출국장을 지나 게이트로 갑니다.

 

 

아... 이런거 왜 찍고 그래... 비행기 처음 타보는 사람처럼...

-> 근데 이런 건 처음 보는 것 맞네요. 이미 "가장 최근" 다녀온 해외여행이 십년 전인데.ㅠㅠ

 

 

좌석에 붙어 있는 콘솔로 영화도 볼 수 있는 세상입니다. 이렇게나 좋아졌다니.

탑승하자마자 트랜스포머 4를 보기 시작하니 영화가 끝날 때쯤 기내식이 나왔습니다. 타이밍 굿.

 

 

...근데 메뉴 선택이 낫 굿-_-;

비빔밥 / 쇠고기 / 닭고기 삼지선다에서 쇠고기를 골랐는데 완전 실패. 짱 맛없습니다.

 

어찌저찌 식사를 마치고. 콘솔에 저장된 시트콤 '프렌즈'를 보다 육성으로 빵 터질뻔한 고비를 몇번 넘겨야 했습니다.

 

 

그리고 위와 같은 입국서류를 작성한 뒤 비행기 착륙. 창이(Changi)공항 입국장을 지내 드디어 태어나 처음 싱가폴 땅을 밟았습니다.

의외로 덥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공항 문을 나서는 순간 생각이 바뀌더군요. 알고보니 냉방 엄청 빵빵하게 돌린 거였어...

 

싱가폴에 있는 동안 묵기로 예정된 W 호텔 관계자가 입국장에서 저희를 맞았습니다. 싱가폴 남부 센토사 섬에 있는 호텔입니다.

창이 공항에서 남동부 해안도로를 타고 삼십여분쯤 달렸을까, 어느덧 호텔 앞에 도착해 있었습니다.

한국 기자들끼리 같은 방에 몰아 넣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황송하게도 1인 1실이 배정돼 있더군요. 순간 유치하게도 머릿속에 든 생각은 이거였습니다. 늦잠 자서 일정 펑크내면 어떡하지?? 누가 깨워 주지?? <- 알람을 잘 못듣는 사람의 흔한 불안-_-;

 

작은 불안을 가슴에 품고 호텔 방에 들어간 순간 다시한번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것도 그럴 것이, 분명 1인실인 호텔 방이...

 

 

...대체 왜 더블침대?!?! 베개는 왜 두개?!?!

비단 2의 배수로 꾸려진 집기들뿐만 아니라 어쩐지 무드등만으로 구성된 조명까지. 혼자 방을 쓰는게 안타깝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그 와중에도 방 안에서 맞닥뜨리던 현실적인 고민들은 주로 이런 것들이었습니다.

 

1. 책상 위에 마카롱이 있네. 먹어도 되는 걸까?

2. 욕조 옆에 입욕제가 있네. 써도 되는 걸까?

3. 세면대에 치약이 있네. 써도 되는 걸까?

 

......

 

아오... 내가 쓰고 봐도 촌스러...-_-;;;;;;;;;;; (혼자 호텔 투숙을 해 봤어야 알죠!)

다행히 위 세가지를 모두 저질러 버렸지만, 결과적으로 과금되는 항목들은 아니었다는 훈훈한 결말입니다.

 

쨌든. 대충 여장을 풀고 주변 어디라도 구경해 봐야겠단 생각에, 또 뭐든 먹어봐야겠단 생각에 용감하게도 아무 사전조사 없이 호텔을 나설 결심을 했습니다. 믿는 구석이라곤 로비에서 직원에게 물으면 뭐라도 필요한 정보가 떨어지겠지... 라는 기대였달까요. 근데 이 시간엔 많은 곳들이 문을 닫았을 거라는 비관적인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심지어 호텔 내 식당도 지금은 영업 종료인데, 대신 룸서비스로 주문하면 24시간 만들어준다는 취지의 대답만 들을 수 있었죠.

 

 

...뭐, 답변에 상관없이 설마 한군데쯤은 연 데가 있겠지 하는 생각으로 호텔 문을 나섰습니다. 위 사진은 호텔 근처에 세워져 있던 인근지역 안내도. 어두워서 체크인할 때는 몰랐는데, 알고 보니 작은 만(bay) 하나를 끼고 있는 곳이더군요. 물가라니... 좋다...+_+

 

 

...근데 정말 없었습니다. 만 전체를 빙 돌아 호텔이 물 건너편에 보일 만큼까지 걷는 동안에도 -심지어 걷는 내내 음식점들은 빼곡했으나- 정말 단 한 곳도 열어 있는 곳이 없었던 것이죠. 간신히 점포 정리중인것 같은 직원 한명을 붙들고 "이 주변에 지금 연 식당은 아무데도 없니?" 물었더니 보통 열시쯤 모두 닫는다고들 합니다. 새삼 우리나라의 언제나 & 어디에나 편재하는 먹거리 인프라가 대단하게 느껴지던 순간이었습니다.

 

뭐 그런 생각들을 하며 그래도 여태 걸어온 게 아까워 그 진행방향 그대로 걷고 있었는데, 저 앞에 불켜진 가게가 하나 보이는 게 아니겠습니까. 간판을 식별할 수 있는 거리까지 다가간 후 두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도 그럴 것이 그건...... 세븐일레븐이었기 때문이죠. 뭐지 이 허무함은 ㅋㅋ

 

 

마지막으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살 것도 없으면서 괜히 세븐일레븐에 들어가 점원에게 그 동안과 같은 질문을 던져 보니 돌아오는 대답은 저 멀리 물 건너편을 가리키며 "호텔 W......$%^#^%$". 처음 듣고 나온 그 말임을 확인하고, 그제야 발길을 돌려 그간 걸어 온 거리를 고스란히 다시 걸어 방에 돌아왔습니다. 허무한 마음을 안고 이내 취침. (이미 새벽 세시였지만;;;) 이렇게 첫날 밤이 조용히 저물어 갑니다.

 

그리고 다음 날. 싱가폴에서의 2일차이자 공식 일정 1일차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호텔 조식 뷔페가 공짜라는 이야기를 들었던지라 아침식사를 하리라는 굳은 의지 하나만으로 기어이 여섯시에 일어나는 데 성공합니다. 여섯시 정각엔 아직 해가 안 떠 있었고, 주섬주섬 씻고 외출채비를 하고 나니 해가 뜨고 있어 찍은 사진입니다. 이땐 여섯시 반경.

 

 

 

창 밖으로 내다보이는 또 다른 뷰.

 

 

아침식사를 하고, 해가 중천에 뜨기 전에 간단히 산책이라도 다녀 올 계산이었기에 더 이상 지체할 수가 없었습니다. 조식 개시시간인 여섯시 사십오분을 정확히 맞춰 식당으로 직행했습니다. 아래는 호텔 복도를 지나며 & 식당 입구에 도달해 찍은 사진들.

 

 

조식 뷔페에서는 아래와 같은 음식들이 제공됩니다.

 

 

아래는 제가 먹은 접시샷입니다.

알아요 알아, 제가 봐도 못 찍은 사진이죠.ㅠㅠ 앞서 못박아 두었듯, 구린 사진들이라 크롭해 묶을 수밖에 없었던 위 사진들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결코 덜 구리지 않은 아래의 사진들이지만, 그러나 제 입에 들어가는 것으로 비참하게 삶을 마감한 음식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단독샷들로 올려둡니다.

 

 

 

 

이후로도 두 접시를 더 비우려는 찰나, 뒤늦게 내려오신 케이벤치 이우용 편집장님과 AMD 코리아의 염희중 차장님을 만나 오전 동안 싱가폴 본섬 시내로 나가 보기로 약속을 잡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아침식사 급 종료. 외출채비를 해 로비에서 만나기로 합니다.

 

다른 두 분과 달리 이미 외출 채비를 한 상태였기에 로비에서 서성대던 중 한창 행사 준비중인 AMD 행사장을 발견했습니다. 아래는 관계자의 양해를 얻고 찍어 본 사진들입니다.

 

 

 

 

 

대충 위 사진까지 찍었을 즈음 로비에서 두 분을 다시 만났습니다.

센토사 섬에서 본섬으로 건너가려면 택시를 타거나 (= 유료) 본섬으로 가는 모노레일을 타야 합니다 (= 무료). 당연히 후자를 선택했고, 그러려면 섬 내에서 모노레일 승차장까지는 이동을 해야 합니다. 마침 W 호텔에서는 모노레일 환승역인 비치 스테이션(Beach Station)까지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습니다. 셔틀버스 시간을 확인해 보니 약간의 여유가 있었습니다. 막간을 이용해 (어제 너무 어두워 찍지 못했던) 호텔 외관을 찍어보기로 하고 잠시 밖으로 나왔습니다.

 

 

 

 

 

현재 싱가폴은 우기라고 합니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그랬던지라 출발할 때 우산을 챙겨 왔는데 막상 현지에 도착해 보니 우산이 필요할 때가 별로 없었습니다. 우기라고 하여 우리나라 장마철처럼 오랜 시간 지속적으로 비가 오는 것이 아니고, 간헐적으로 스콜이 퍼붓는 정도라고 하더군요. 다만 스콜이 퍼부을 때는 정말 억수같이 온다고 합니다.

 

기다린 지 몇 분이나 되었을까... 어느새 셔틀버스가 왔습니다. 목적지인 비치 스테이션까지는 열한 정거장 거리입니다.

 

 

아래는 비치 스테이션에 도착한 뒤 찍은 사진.

 

 

비치 스테이션에서는 따로 매표하지 않고 모노레일을 탈 수 있습니다. (단, 본섬에서 센토사 섬으로 들어올 때에는 표를 사야 합니다. 타는 개찰구와 내리는 개찰구가 분리되어 있어 섬에 출입하려면 어쨌든 한 번은 돈을 내야 하는 셈입니다. 단 섬 내 스테이션간 이동은 무료입니다.) 아래는 모노레일 안에서 찍은 사진들입니다.

 

 

 

모노레일은 비치 스테이션에서 출발해 임비아 - 워터프론트 - 센토사 스테이션까지, 총 4개 스테이션을 왕복 운행합니다. 비치 스테이션의 반대편 종착역인 센토사 스테이션은 본섬 최남단 MRT 하버프론트역과 연계되어 있습니다. 저희는 하버프론트역에서 MRT로 환승해 시내로 나가 볼 계획입니다.

 

 

센토사 섬에서 나오는 다리를 건너...

 

 

오른쪽에 보이는 비보씨티가 센토사 스테이션 / 하버프론트역의 통합역사 역할을 하는 복합 건물입니다.

모노레일에서 하차하자마자 빛의 속도로 지하철역으로 내려갑니다.

 

 

지하철 인프라는 어느 나라건 비슷한가 보군요. 익숙한 터치스크린으로 발권 후 플랫폼으로 내려갑니다.

 

 

우리가 가려는 곳은 5호ㅅ...... 아니지, 보라색 라인상에 있는 차이나타운역입니다. 하버프론트에서 두 정거장 거리에 있네요.

 

 

 

전철 좌석마다 노약자석이 지정되어 있는 것도 우리나라와 비슷합니다. 다만 우리나라보단 훨씬 잘 안 지켜지는 것 같았습니다.

 

 

차이나타운역에 도착! 여기부턴 어느 방향으로 가야할지 몰라 약간 헤맸습니다. 뭐 그러는 것마저도 여행의 일부니까요! (찡긋)

 

 

 

편집장님과 염 차장님.

 

 

 

조경수목들과 건물의 어우러짐이 상당히 독특해 보이는 것들이 많았습니다. 거대한 수경재배촌 아닐까 싶기도 하고...

 

대충 이쯤 헤매다 보니 진로가 정해집니다. 싱가폴 강(Singapore River)쪽으로 걸어가 클락키(Clarke Quay) 일대를 보기로 합니다.

 

 

 

 

 

무지 큰 두리안 발견.

 

 

 

 

이층 버스.

 

 

아... 드디어 싱가폴 강에 도착했습니다. 강 건너 저 멀리 쌍용건설 작품인 마리나샌즈 베이 호텔이 살짝 보이는군요.

물이 깨끗해 보이지는 않는데 그래도 물가를 보니 기분이 좋아집니다.ㅋㅋ

 

 

클락키를 찍었으니 이제 다시 돌아갑시다. 실은 행사 시작시간이 다가오고 있어 슬슬 W 호텔로 돌아가야 하던 참입니다.

센토사 섬으로 들어가는 관문 격인 비보씨티에서는 케이블카를 타고 섬에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옳다쿠나 하고 타기로 결정.

 

 

두근두근... 근데 탑승료 개비싸... 일회권 29달러 / 옵션에 따라 39 / 59 / 79달러인가 그렇더군요. 저거 한 번에 삼만원이라...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이라면 케이블카 안에 냉방시설이 없어 너무 더웠단 것...ㅋㅋ

그래도 내다본 풍경이 예쁜 것으로 보상이 됐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밤에 탔더라면 더 좋았겠지요.

날도 시원했을 테고, 아무래도 고공에서 보기에는 주경보다 야경이 더 멋있을 테니.

(근데 그랬으면 제 카메라론 야경을 못 찍었을 테니...ㅠㅠ 이 포스팅을 위한 작은 트레이드오프라 생각해야겠습니다 ㅋㅋ)

 

이쯤에서 1부를 마무리짓고, 이날 오후 일정부터는 2부에서 새로 풀어가도록 하겠습니다.

 

 

 

PS. 아... 여행기 재밌게 쓰기가 왜케 어렵지;;;;;;;;;;;;

사진에 맞춰 코멘트 하나하나 넣는 게 왜 이리 겉도는지 모르겠네요. 감을 잃었어 ㅠㅠ

2부 및 3부는 조금이라도 더 재밌게 써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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