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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nchmark/vga_bench

엔트리 패싸움 (크파 vs SLI 시즌3 외전)

Author : Daeguen Lee (DG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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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duction


안녕하세요. 마음 같아선 하루 한편씩 읽을거리를 제공해 드리고 싶지만 현실은 한달 한편도 버거운-_-; 제가 "드디어" 돌아왔습니다. 패싸움 시리즈로는 역시 거의 한달만에 찾아뵙는 새 글인데, 이번 글의 주인공은 엔트리 레벨 그래픽카드... 그러니까 10만원 미만~10만원 초반까지의 가격대에 포진한 녀석들입니다. 하드웨어 리뷰 사이트에서 자주 보이는 것은 아무래도 삐까번쩍한 플래그십들이겠지만 실상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리며 PC 업계를 먹여살리는 것은 이들 엔트리 레벨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사실 '엔트리 레벨'이란 딱지를 붙이는 것이 어폐가 아닐까 싶을 만큼 시장 전체를 기준으로 보면 오히려 중위(median) 이상의 영역을 차지하는 (전체 소매 시장의 과반수는 내장그래픽 플랫폼임을 상기하며...) 이들은, 그러나 대대로 대중들(정확히는 리뷰어, 미디어 등 하드웨어 전문가 그룹)의 관심에서 한발짝 비켜나 있어 막연히 '싼 게 비지떡이겠지' 이상의 감상을 받아본 적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영업"의 차원에서, 정확히는 "마케팅"과 "수익 창출"의 관점에서 이 영역만큼 제조사의 영욕이 & 갖가지 화려한 전략이 교차하는 곳도 없습니다. 그러한 고로 오늘은, 그야말로 피 튀기는 10만원대의 혈투를 생생하게 중계해 드림과 동시에, 여기 얽힌 AMD / 엔비디아 양사의 생존전략을 한번 깊숙히 들여다보는 기회를 갖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이번 글은 출시 당시 우선순위라든지 제 개인 일정 등의 이유로 미처 다루지 못했던 R7 260/250/240 및 조만간 출시가 예정된 R7 250X의 리뷰를 겸하고 있으므로 글을 읽으시면서 이들 제품의 경쟁력을 가늠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Test Setup & Methodology


테스트에 사용된 시스템 구성은 아래와 같습니다.

 

 

눈이 조금 아프시겠지만 위 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오늘의 대조군들 중에는 서로 같은 GPU를 사용하고 메모리 스펙만 달리한 쌍둥이들이 유난히 많습니다. AMD의 R7 240이 그러하고 (D3/D5버전 혼재) 엔비디아에서는 GT 630, 그리고 모델명이 달라져 조금 복잡한데 GTX 650과 GT 640, GT 640 rev.2와 GT 630 rev.2가 서로 이러한 관계에 있습니다.특히 GT 640의 경우 리비전 체인지를 전후하여 GTX 650과 한 뿌리이던 것이 GT 630 rev.2와 같은 칩을 사용하게 되어 만약 구입을 염두에 두고 있으시다면 이 부분을 잘 살펴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당연히, 오늘 이 글을 통해 리비전 전/후의 성능 변화 역시 검증할 예정입니다. 여기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다음 장을 보시면 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현 세대 엔트리끼리만 비교하기엔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들어 직전 세대 '준 하이엔드' 인 6870과 GTX 560을 각각 양사의 구세대 대표 격으로 집어넣었습니다. 현역일 당시에도 좋은 가성비로 하이엔드에 목마른 사용자들의 괜찮은 선택지였던 이들과의 비교를 통해, 현세대 엔트리 레벨 그래픽카드가 얼마나 좋아졌는지 혹은 아직 갈 길이 얼마나 먼지... 를 가늠해 보시기 바랍니다.

 

벤치마크 방법은 그동안과 달라진 것 없이, 각 설정당 3회 반복 테스트 후 중간값을 취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벤치마크에 사용된 게임의 그래픽 품질은 안티알리아싱을 제외하고 (안티 미적용) 설정 가능한 최고 옵션으로 두었습니다. (간단히 말해, 풀옵입니다) 세부 옵션은 각 게임을 다루는 장에서 언급해 두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In-depth Critique on Revision Change


본격적으로 벤치마크 결과를 보기에 앞서, GPU 제조사들의 리비전 변경 관행에 관해 간단한 의견을 적어 보고자 합니다. 사전적으로, 혹은 별도의 수식이 필요 없을 만큼 고정적인 의미를 갖는 일은 아니지만 '리비전 변경'은 꽤나 자주 있어 온 관행으로,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정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팔리고 있는 모델을 이름을 변경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다른 모델로 대체하는 것."

 

이는 팔리고 있는 모델과 구조적으로 동일한 새 모델을 출시하는 "리브랜딩" 내지는 "리네이밍" 과는 정 반대의 방식이지만 기존의 제품간 위계에 익숙한 사용자들을 사실상 '기만' 하려는 의도에 있어서는 차이가 없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아시다시피 지포스 9000 시리즈에서 200 시리즈로 넘어오는 과도기에 엔비디아가 행한 리브랜딩은 소위 '사골 우려내기' 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전방위적으로 & 공세적으로 진행된 바 있으며, AMD 역시 라데온 HD 5700 시리즈를 6700으로 평행이동한 것이라든지 R9 290/290X를 제외한 R9 시리즈 전 라인업이 7900/7800 시리즈를 이름만 바꿔 붙인 것이란 사실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데, 오늘의 주인공들 중에도 이러한 출생의 비밀을 가진 모델들이 있습니다. 바로 아래의 제품들입니다.

 

라데온 R7 260X

라데온 R7 250X

지포스 GT 640 rev.2

지포스 GT 630 rev.2

 

R7 260X와 250X는 각각 7790의 오버클럭 버전 / 7770의 리브랜딩 버전이니 앞서 설명한 '사용자 기만' 전략 중 후자에 해당하고, GT 640 rev.2와 GT 630 rev.2는 전자에 해당합니다. 이 중 후자는 리브랜딩을 통해 사실상 다른 모델화(化)하면서 가격 조정을 병행한다면 그런 대로 사용자들에게 양해를 구할 소지가 있지만, 문제는 전자의 경우입니다. 모델명과 가격이 그대로인 상황에 내부 구조만 바꿔 성능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은 기존의 질서를 교란할 -그리하여 기존의 질서에 익숙한 예비 구매자들을 현혹할-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GT 640 "들" 과 GT 630 "들"의 스펙을 별도의 표로 나타내 보겠습니다.

 

 

GT 630/640의 족보는 사실 굉장히 복잡합니다. 가장 먼저 시장에 등장한 GT 630을 기준으로 설명하자면 이 제품은 최초 GT440의 리브랜딩 버전으로써 등장했으며 사실 케플러 아키텍처의 상위 제품들과는 아무런 혈연 관계가 없습니다. 이후 GTX680으로 시작한 케플러 아키텍처가 탑-다운 방식으로 하위 라인업에까지 확장되면서, (원래 GDDR5 메모리를 사용하는) GTX 650의 DDR3 버전으로써 최초의 GT 640이 등장합니다. 즉 이때는 GT 640은 "GTX 650 D3" 정도의 이름이 더 어울리는 상황이었고 모델명이 비슷한 GT 630과는 전혀 공통분모가 없었습니다.

 

이후 AMD에서도 GCN 아키텍처의 탑-다운 어프로치를 진행, 7770/7750을 거쳐 7730이 출시된 후 기존의 GT 640 / GT 630의 경쟁력이 약화되기 시작하자 엔비디아는 케플러 시리즈 중 막내였던 GK107의 유닛을 줄여 GK208라는 GPU를 새로운 막내로 투입합니다. GK208의 SP 갯수는 384개로 GK107과 같지만 TMU/ROP 및 메모리컨트롤러가 절반이라 같은 클럭에서의 성능은 대체로 떨어지는 편이나, 칩 면적이 GK107보다 작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 제조사 입장에서는 생산 단가를 줄임으로써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장당 수익률을 개선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GK208 기반으로 엔비디아는 기존의 GT630 및 GT640을 대체하는 GT630 rev.2 및 GT640 rev.2를 출시하는데, "rev.2" 라는 꼬리표는 어디까지나 테크니컬한 차원에서 구분을 위해 붙여 둔 것이지 실제 시장에서는 기존의 제품들과 아무 구분 없이 혼재되어 있습니다. 즉 사실상 러닝 체인지(running change)로 이들 라인업을 추가한 것입니다. 종합적으로 "rev.2" 들은 기존 모델 대비 GPU 면적이 줄어 원가가 낮아졌으며 대신 클럭이 높아진 특징이 있는데, 부문별로 보자면 SP 성능이 늘어난 대신 TMU/ROP/메모리 성능 모두 떨어져 있습니다. (위 표에서 파란색은 원래 모델 대비 좋아진 부분, 빨간색은 나빠진 부분을 의미합니다) 특히 GT 630 rev.2의 경우 메모리 대역폭이 거의 이전 모델의 1/4 수준으로 떨어져 GPU 성능의 향상을 감안하더라도 원래 성능을 만회하기 어려워 보이는데, 최대한 좋게 생각하더라도 저해상도에서 원래 성능을 방어하는 데 그치고 (혹은 약간 상승하거나) 고해상도에서는 성능이 떨어질 것이 확실해 보입니다.

 

즉, 어떻게 봐도 "사용자 기만" 인 이러한 부분을 이 글을 통해 드러내 보이려 합니다. (러닝 체인지 관행을 근절하게끔 이 글이 경종이 되길 바라지만... 그러기엔 너무 미약하겠죠 ㅠㅠ) 앞으로 보여드릴 결과 그래프에서 이들 다섯 대조군을 눈여겨 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Benchmark Result - (1) 3DMark 11


(Entry / Performance Preset)

 

 

 

(2) 3DMark 2013


(Cloud Gate / Fire Strike)

 

 

 

(3) Alan Wake


(All High, AA 2x, FXAA Off)

 

 

 

(4) Aliens vs Predator


(Texture : Very High, Shadow : High, AF x16, SSAO On, Tessellation On, Advanced Shadow On, AA Off)

 

 

 

(5) Batman : Arkham City


(DX11 Features : MVSS and HBAO, DX11 Tessellation : High, Detail Level : Extreme, AA & PhysX Off)

 

 

 

(6) Battlefield 4


(Ultra Preset, Deferred AA Off)

 

 

 

(7) Bioshock : Infinite


(UltraDX11 with Diffusion Depth of Field)

 

 

 

(8) Borderlands 2


(Texture/Detail : High, Decal : Very High, SSAO/DOF On, AF x16, FXAA/PhysX Off)

 

 

 

(9) Call of Duty : Ghosts


(Image/Texture/Terrain : Extra, DOF/Shadow On, SSAO/AF : High, AA Off)

 

 

 

(10) Company of Heroes 2


(Image Quality : Maximum, Texture : Higher, Snow/Physics : High, AA Off)

 

 

 

(11) Crysis : Warhead


(64bit, DirectX 10, Enthusiast, AA Off)

 

 

 

(12) Crysis 3


(Texture Resolution/System Spec : Very High, AA Off)

 

 

 

(13) DiRT : Showdown


(Ultra Preset, AA Off)

 

 

 

(14) Hitman : Absolution


(Quality Level : Ultra, AA & FXAA Off)

 

 

 

(15) Just Cause 2


(Texture/Shadow/SSAO : High, Water/Objects : Very High, All others On except AA)

 

 

 

(16) Lost Planet 2


(All High except AA)

 

 

 

(17) Metro 2033


(DirectX 11 with DOF, Quality : Very High, AF 16x, AA & PhysX Off)

 

 

 

(18) Metro : Last Light


(DirectX 11, Quality : Very High, AF 16x, Tessellation : Very High, AA & PhysX Off)

 

 

 

(19) Resident Evil 6


(Shadow/Texture/Screen : High, AA Off)

 

 

 

(20) Sleeping Dogs


(Graphics Level : Extreme, AA : Normal)

 

 

 

(21) Splinter Cell : Black List


(Graphics Quality : Ultra, AA Off)

 

 

 

(22) Tomb Raider : Reboot


(Quality : Ultra, AA Off)

 

 

 

Performance Summary


헥헥... 말 없이 그래프들만 보시느라 심심하셨나요? 이번 장에는 코멘터리가 있습니다 ^^;

 

 

위의 그래프는 각 해상도별로 22 타이틀(게임 20개 + 3DMark 2개)의 벤치마크 결과를 6870 = 100%를 기준으로 환산, 평균값을 구한 결과입니다. 놀랍게도 라데온은 R7 260 이상, 지포스는 GTX 650 Ti 이상에서 6870 / GTX 560과 엇비슷하거나 살짝 능가하는 성능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현재 이들 그래픽카드의 가격과 크기, 소비전력 등을 생각해 보면 세대교체가 가져온 변화가 새삼 실감납니다. (1 슬롯에 보조전원 없이 저 정도 성능이라니...)

 

한편, "rev.2" 들의 성능을 보면 GT 640 rev.2는 평균적으로 GT 640보다 좋은 성능을 보이고 있으나 이는 각 게임의 특성을 무시한, 단순히 산술적인 평균임을 감안해야 할 듯 합니다. 각 타이틀별로 GT 640과 GT 640 rev.2의 희비가 극단적으로 엇갈렸는데, 이에 관해서는 각 게임별 결과를 다루는 장에서 찬찬히 살펴보시기를 권장해 드립니다. 일반화하기는 어려우나 GT 640 rev.2의 ROP가 GT 640의 절반인 관계로, 소위 '빡센' 게임에서의 성능 하락이 두드러지는 편이며 특히 고해상도로 옮겨갈수록 GT 640 대비 성능 하락폭이 큰 편입니다.

 

GT 630 rev.2는 아예 평균 성능조차 GT 630 D5보다 떨어집니다. 쿠다 코어가 4배나 증가했고 ROP도 두배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64bit + DDR3이라는 저대역 조합이 엄청난 발목잡기를 시전했다고밖에 해석할 수 없습니다. (In-depth Critique 장에서 대역폭이 거의 1/4 수준으로 떨어졌음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 다행이라면 다행인 것이 GT 630의 포지셔닝이 애초 게이머를 타겟으로 하지 않았단 점일 텐데, 그렇지 않았더라면 아무것도 모르는 소비자들의 피해가 상당히 크지 않았을까요. 제품명을 바꾸고 성능에 맞게 가격을 재설정하는 정공법을 놔 두고 기존의 모델명 아래 은근슬쩍 끼어드는 행태는 아무리 좋게 봐도 '꼼수' 이상으로 해석하기 어렵습니다.

 

 

DDR3 vs GDDR5


이번 장에서는 같은 GPU가 서로 메모리 구성을 달리해 파생된 제품들을 비교해보려 합니다. 우선 GPU 스펙이 완전히 동일한 모델 (라데온 R7 240, 지포스 GT 630) 두 가지를 분석해 보았습니다.

 

 

▲ 보시다시피 게임에 따라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50%까지 성능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GT 630보다는 R7 240쪽이 GPU 성능이 더 좋은 관계로 GDDR5 채용시의 성능향상폭 역시 더 큰 편입니다.

 

다음으로, 같은 모델은 아니지만 같은 GPU를 적용하고 메모리 구성을 달리한 모델들을 분석한 결과입니다.

 

 

▲ 위 그래프는 같은 GK107 GPU를 사용한 GTX 650과 GT 640, 아래는 GK208 GPU를 사용한 GT 640 rev.2와 GT 630 rev.2를 비교한 것입니다. 각각의 모델은 메모리뿐만 아니라 GPU 클럭 역시 다르기 때문에 일대일 비교는 적절하지 않지만... 어쨌든, 결과를 보면 (객관적인 스펙이 GK208이 GK107보다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GT 640 rev.2와 GT 630 rev.2의 성능 차가 훨씬 크게 나타나는데, 이는 메모리 대역폭이 더 가파르게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메모리 대역폭이 성능에 미치는 영향 자체는 수확체감(diminishing return)의 법칙을 따름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Performance Per Price


오늘의 주제가 "10만원대 그래픽카드 패싸움" 이니만큼 가성비를 안 따질 수 없겠죠. 우선 오늘자 다나와 DB를 기준으로 각 모델별 최저가를 가져와 봤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Performance Summary 장에서 얻은 평균 성능을 사용해 해상도별 가성비를 구해 봤습니다.

 

 

▲ 10만원대 그래픽카드 중 판매 순위 1위인 GTX 650을 기준으로(100%) 가성비를 정렬해 본 결과입니다. AMD 제품 중에서는 라데온 HD 7850과 7770, 엔비디아 제품 중에서는 지포스 GTX 650 Ti Boost와 GTX 650 Ti의 가성비가 꽤 좋은 편입니다. 특이한 점은 양사 공히 (10만원대 제품으로 한정하면) 가격이 낮아질수록 가성비가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라는 점입니다. (실제로 앞서 언급한 제품들은 오늘의 대조군들 중 각 제조사에서 가장 비싼 순으로 1, 2위인 제품들입니다) 다시 말해 7850 / GTX 650 Ti Boost 밑으로는, 가격이 떨어지는 것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폭이 더 크다는 뜻입니다.

 

 

Conclusion


지금까지 제가 준비한 모든 벤치마크 결과와 분석을 보여 드렸습니다. 유익한 정보가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우선 벤치마크 소감(?)이라면... 분명 일이년 전만 해도 충분히 현역, 아니 꽤나 하이엔드로 취급받던 6870이나 GTX 560이 어느덧 현세대의 엔트리 레벨과 대등한 수준까지 내려왔다는 사실이 놀랍단 것이었습니다. 새삼 세월의 무상함이 느껴집니다. 이런 속도라면 분명 한두 세대 안에 지금의 280X, GTX 770 급의 엔트리 레벨 그래픽카드가 등장하게 되겠죠.

 

 

D5 vs D3 장에서 얻은 결과를 잠깐 다시 언급하고 싶습니다. 분명 (같은 GPU라도) DDR3 버전과 GDDR5 버전 사이의 성능 차는 매우 큰 반면 시장에서 가격 차이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간단히 말해 DDR3 버전의 가성비는 꽝입니다. 물론 메이커별로 DDR3 버전은 메모리 용량이 두배라든지, 하는 등의 차이가 있으나 지금까지의 테스트 결과로 보셨다시피 엔트리 레벨 그래픽카드에서 1080p 이상의 해상도를 돌리는 것은 그 자체로 현실을 외면하는 감이 있으며 1080p 이하에서 구동할 경우 2GB 이상의 메모리가 전혀 메리트가 없다는 딜레마에 직면하게 됩니다. 다시, 간단히 말해, DDR3 버전은 -적어도 게임 용도에서는- 구매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됩니다. 제 기억에 제가 작성한 모든 리뷰를 통틀어 이렇게 단호한 결론을 내린 적이 없는 것 같은데, 100% 확신합니다.

 

개인적으로 인상깊었던 제품은 R7 250입니다. 원래 7730과 같은 스펙을 갖는 제품이지만 높아진 GPU 클럭, 그리고 엄청나게 높아진 메모리클럭을 바탕으로 7750과 거의 같은 성능을 보이고 있으며, 추후 7770이 R7 250X로 리브랜딩될 것을 감안하면 성능상 당연한 포지셔닝이기도 합니다. 또한 AMD 카베리와 조합될 경우 듀얼 그래픽 구성을 통해 7770급까지 성능을 올릴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지만 (카베리 리뷰 1편 참조) 유일한 단점은 가격입니다. 현재로써는 10만원이라는 가격을 들여 이 제품을 살 메리트는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R7 240 D5 역시, 이들을 구입할 가격에 몇천원만 더 보태면 7750을 살 수 있습니다. R9 시리즈의 매력적인 가성비와 달리 R7 시리즈는 전반적으로 가격이 '덜 떨어진' 느낌을 지울 수 없는데, R7 260X가 7850보다 더 비싼 것도 그렇고... 말도 안 될 일이죠. 아-_-; 오늘은 왠지 계속 강경한 톤이 되는군요.

 

 

아무튼. 이렇게 쳐내고 나니 긍정적으로 바라볼 제품이 몇 안 남았는데... 7850과 7770의 가성비는 매우 훌륭한 수준입니다. 또한 엔비디아 측에서 이들의 카운터파트인 GTX 650 Ti Boost와 GTX 650 Ti 역시 바람직한 가성비를 보여주고 있어 개인의 선호에 따라 어떤 것을 구입해도 후회하지 않을 수준입니다.

 

특히 7770... 딱 십만원 언저리의 가격을 갖는데, i3 4130과 조합하면 20만원 초반, 펜티엄 G3xxx 시리즈와 조합하면 어떻게 하더라도 15~16만원선이 됩니다. 얼마 전 출시된 카베리를 기준으로, 카베리에 R7 250을 조합한 것보다 성능이 더 좋으면서 가격은 A10-7850K 하나보다 더 저렴합니다. (아... 이런 식으로 직접적인 비교는 하고 싶지 않았는데-_-;) 물론 카베리의 경우 전통적인 컴퓨팅 영역에서 활용하기보단 HSA 적용시의 잠재력이 굉장한 편이고 가격 역시 이 영역에서의 수요가 선 반영된 것으로 보이지만, 그만큼 7770의 가격대 성능비가 굉장하다는 것을 반증하기도 합니다.

 

뭐... 오늘도 기나긴 사설을 풀어 놓았지만, 언제나처럼 최종 판단은 독자 여러분의 몫입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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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위젯은 티스토리의 크라우드펀딩 시스템인 '밀어주기' 위젯입니다. 100원부터 3000원까지의 범위 내에서 글쓴이에게 소액 기부가 가능합니다. 사견으로는 이러한 형태의 펀딩이야말로, 성공적으로 정착될 경우 이해관계자로부터 독립된 벤치마크가 지속가능해지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작성한 글이 후원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여기신다면 밀어주기를 통한 후원을 부탁드립니다. 물론 글을 '가치있게' 쓰는 것은 오롯이 저의 몫이며, 설령 제 글이 '후원할 만큼 가치있게' 여겨지지는 못해 결과적으로 후원을 받지 못하더라도 그것이 독자 여러분의 잘못이 아니란 건 너무 당연해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겠습니다. 저는 후원 여부와 관계없이 제 글을 읽어주시는 모든 독자분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