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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cture & Column/ict_lec_col

애플 9월 이벤트 결산 : SoC를 중심으로

Author : Jin Hyeop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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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죠. 밤새 재미난 일이 있었습니다. 애플 홈페이지의 첫 대문이 "Siri야, 밤새 무슨 재미난 일 있었니?" 네요. 그래서 물어봤습니다.



아. 알려주기는 하는데 이친구 좀 뜬구름을 잘 잡네요. 그래서 제가 어제 애플 9월 이벤트를 간단히 정리해 드리고 지난 글(애플 SoC의 모든 것 : A6부터 A9까지)에서 제가 예상한 것들이 어떤 식으로 들어맞았는지 한 번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애플워치 : 성능 향상 없음



애플워치는 차세대기가 출시되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골드, 로즈골드 컬러의 스포츠 모델 출시와 에르메스와의 제휴를 통해 에르메스 에디션을 발매함으로서 패션기기로서의 면모를 부각시켰습니다. 그 외에도 시곗줄의 추가로 선택의 폭이 넓어졌고, 여성을 겨냥한 제품 출시로 시장을 확대해보겠다는 애플의 의도가 드러난 발표였습니다. 가격은 기존과 동일합니다. 에르메스 에디션은 우리나라에서 두 군데에서만 판매합니다.(분더샵 청담, 에르메스 도산공원) 그리고 애플워치는 유일하게 즉시 신제품들에 대한 한국판매가 시작되었습니다.


2. 아이패드 프로 : A9X 칩



"그리고 루머처럼 아이패드 프로가 출시된다면 애플은 아이패드 프로에 현재 정체된 아이패드 시장을 넓히는 임무를 부여할 것입니다. 그러려면 아이패드 프로는 기존의 아이패드에 비해 확실한 차별점을 줄 필요가 있을 겁니다. 이 차별점 중 하나가 아이패드 프로에 탑재될 SoC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에 대해서도 코어 m이 들어간다는 루머와 A9X가 들어간다는 루머가 혼재하는데 개인적으로는 A9X쪽에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출시 전 아이패드 프로에 코어 m이 투입될 것이란 루머가 있었는데, 역시 아이패드 프로는 A9X칩을 탑재하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 성능 향상폭은 어마어마합니다. 기존의 A8X과 비교했을 때 최대 80%에 달하는 성능향상이 있었습니다. A9 SoC의 아키텍처 자체에 대한 예상은 아이폰 파트에서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간단히 설명드리면 쿼드코어거나 아키텍처 근본적으로 상당히 큰 변화가 있었거나 둘 중 하나일 것입니다.(쿼드코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램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현재까지의 정보를 종합해보면 4GB LPDDR4가 탑재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 정보가 맞다면 최초로 램 용량이 4GB에 도달한 iOS 기기이고 64비트의 장점 중 하나를 비로소 온전히 사용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해상도, 프로세싱 파워, 그래픽 파워 모두 엄청나게 늘어난 관계로 쿼드채널 메모리 버스를 통해 기존 A8X에 비해 2배의 메모리 대역폭 역시 구현해 냈습니다.

또 저장장치 쪽에서도 기존 아이패드에 비해 큰 진보를 이뤘습니다. 독립적인 플래시 메모리 컨트롤러를 추가함으로서 저장장치 성능 향상에도 공을 들인 것으로 보입니다.

발표회 중 애플은 아이패드 프로의 성능이 지난 12개월동안 출하된 포터블 PC(정확한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모르겠습니다)의 80%보다 연상성능이 높고 그래픽 성능의 경우 90% 보다 높다고 언급했습니다. 확실한 것은 지난 세대 뉴 맥북에 들어간 코어 m 보다 연산성능, 그래픽 성능을 모두 상회하는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아이패드 프로에서 눈여겨 볼 점에는 디스플레이 향상이 있었습니다. 커스텀 디자인한 타이밍 컨트롤러, 산화물 TFT, 광배향 공정, 가변 리프레시율 등 아이맥 5K에 들어간 기술의 상당부분이 아이패드 프로에도 투입된 듯 합니다. LCD 쪽에서는 거의 기술을 한계까지 밀어붙이는 애플입니다. 또 스피커 성능 향상, 애플 펜슬, 맥북에 적용된 나비식 메커니즘이 들어간 키보드 커버 등이 있었습니다.

가격은 799달러부터 시작, 용량은 32GB와 128GB 모델만이 존재합니다. 특이한 게 셀룰러 모델은 128GB 모델에만 존재합니다. 가장 비싼 모델은 1000달러가 넘습니다.(1079달러)

아이패드 프로 외의 아이패드 라인업은 찬밥 신세였습니다. 아이패드 에어 라인업은 아이패드 에어2를 그대로 유지했고, 아이패드 미니의 경우 A8칩을 탑재하는 업그레이드가 있었습니다. 참, 아난드텍에 의하면 램은 2GB LPDDR3 메모리가 탑재되었다고 합니다.

"만약 이 시나리오대로라면 애플의 교통정리가 어떻게 될지는 비교적 명확해집니다. 아이패드 미니 4세대는 한 세대 전의 칩인 A8을 장착할 것이고 아이패드 에어는 LPDDR4가 장착되면서 A8X와 맞먹는 메모리 대역폭 확보가 된 A9를 장착하고 나올 것입니다. 그리고 이 경우에는 A9X가 아이패드 프로에 장착된다고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선 하나는 맞고 하나는 틀렸습니다. 아이패드 미니 4세대가 A8 칩을 탑재한 것은 맞는데 아이패드 에어는 A9이 아닌 A8X를 그대로 달고 나왔습니다. 그런데 다시 한 번 생각해보면 애플의 이런 선택은 합리적인 구석이 있습니다. 발표된 A9칩은 A8X 칩과 그 성능이 거의 비슷합니다.(연산 성능, 그래픽 성능, 대역폭까지) 즉 애플이 아이패드 에어에 A9을 탑재해도 큰 성능 향상은 보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여기서 애플이 A8X를 탑재한 아이패드 에어 2를 그대로 유지한 것은 14nm 공정의 캐파 문제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결국 큰 성능향상을 보지도 못하는데 양쪽 라인업에서 공급부족을 일으킬 수 있는 문제를 안고갈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또 LPDDR4 칩 단가 역시 고려 대상이었을 수 있습니다. LPDDR3에 기존 공정을 그대로 이용해 쿼드채널을 뽑아내는 게 애플 입장에서 오히려 더 경제적이었을 수 있습니다. 어쨌든 애플은 아이패드 프로에 힘을 실어줬고 나머지 라인업의 교통정리에 대해서도 (성능 측면에서 A9과 A8X가 비슷하므로) 어느 정도는 비슷하게 예측을 한 것 같습니다.


3. 애플 tv : A8 칩

이제 애플이 애플 TV를 취미 이상으로 생각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애플 tv에 큰 폭의 업데이트가 있었습니다. tv를 위한 tvOS가 따로 출시되었으며 새로운 컨트롤러의 추가, A8칩의 탑재로 인한 성능 향상, SDK 공개, 앱스토어 추가 등이 있었습니다. 



애플 tv에 탑재된 A8 역시 현재까지 정보에 의하면 2GB 램을 포함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애플 tv의 경우 리모컨과 그에 완전히 부드럽게 반응하는 UI가 압권이었습니다. 그리고 앱스토어의 공개로 많은 앱들과 게임들이 애플 tv에 공급될 것입니다. 사실 저는 그래픽과 성능이 강화된 SoC의 사용으로 콘솔 시장으로 좀 더 진입하는 광경을 그려보고 있었지만 일단 애플은 그 정도로 적극적이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32GB와 64GB 모델이 있으며 각각 149, 199달러입니다.


4. 아이폰 6s, 아이폰 6s+ : A9 칩

아이폰 6s와 6s+에는 예상대로 A9 칩이 탑재되었습니다. 이 A9칩에 대해 조금 이야기 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출시 전 올린 글에서 아키텍처의 개선으로는 큰 성능향상을 보기 힘들다는 전제 하에 고클럭의 듀얼 코어 칩이 탑재되거나 트리플 코어의 탑재를 예상했던 바 있습니다.

"두 번째는 트리플코어로의 이행입니다. 이 경우 코어 수가 하나 늘어난 만큼 코어클럭이 크게 높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경우에는 대략 1.5Ghz 정도로 클럭이 설정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A9칩이 아이폰에서 트리플코어로 이행한다면 인텔의 터보부스트처럼 활성화된 코어갯수에 따라 가변클럭이 설정되어 있다던가 하는 설정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경우에는 위와 같이 아키텍처 개선, 메모리 대역폭 확대 등을 감안하면 거의 70%에 달하는 성능 증가를 볼 수 있을 겁니다."



애플은 A9칩이 A8칩과 비교하여 70% 성능향상을 이뤄냈다고 발표했습니다. 공교롭게 제가 예측한 수치와 일치합니다. A9칩이 트리플코어라는 가정에 좀 더 무게가 실리는 듯 합니다. 애플은 동시에 새로운 트랜지스터 아키텍처를 적용했고, 실제 사용 패턴에 맞춰 이를 최적화했다고 밝혔습니다. 이것을 정확히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애매하긴 한데 아키텍처를 대폭 확장하는 식으로의 개선이 아니라 크기를 유지하면서 내부 실행유닛의 갯수나 배치 등을 최적화함으로서 일반적인 사용환경에서의 스루풋을 높이는 방향으로의 아키텍처 개선이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제가 말했던 것처럼 활성화된 코어갯수에 따른 가변 클럭설정 등의 절전 기능에서의 발전을 말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즉, 이런 개선으로 엄청난 성능 향상을 얻었다고 보기는 힘들고 사이클론 코어에서 IPC를 소폭 증가시키고 전력 소모를 줄이는 방향으로의 개선이 들어갔을 것입니다. (즉 위에서 언급한 A9X 역시 쿼드코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리하자면 전력효율, 일반적인 상황에서의 스루풋을 높이는 방향으로의 아키텍처 개선과 함께 코어 갯수를 늘린 형태가 현재로서는 가장 유력할 것 같습니다. 거기에 모두가 바라던 램 용량도 2GB로 늘어난 것 같습니다. LPDDR4의 채택으로 메모리 대역폭 역시 2배로 늘어났습니다.

성능적 측면 외에는 포스 터치라고 불렀던 3D 터치의 탑재가 가장 눈에 띄는 변화인 듯 합니다. 물론 써 봐야 알겠지만 발표회에서 발표한 내용만 봐서는 이것이 아이폰 6s의 킬러 기능이 될 수 있을 듯 합니다. 아난드텍이 전체 스마트폰 시장이 아이폰 6s 시점으로부터 18-24개월 이후에는 모두 애플이 채택한 형태의 3D 터치를 채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또 맥북에 탑재된 것과 유사한 리니어 액추에이터를 탑재한 탭틱엔진을 사용하여 사용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촉각 피드백의 형태가 엄청나게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그 외에도 12MP 카메라 탑재(발표회 설명으로는 아이소셀 센서 방식의 센서가 탑재된 듯 합니다.), 라이브 사진, 4K 비디오 녹화, 전면 트루톤 플래시 등의 추가 개선 사항들이 있습니다.

가격은 이전과 동일하며 용량 역시 16GB/64GB/128GB로 동일합니다. 색상은 로즈골드가 새로 추가되어 총 4종의 색상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로서 키노트에서 발표된 애플의 주요 라인업에 대해 대충 한 번 다 짚어본 듯 합니다. 보통 키노트를 시작하면 팀쿡이 여유롭게 애플 자랑과 새 애플스토어 소개 등을 하고 본론으로 넘어가는데 어제는 처음부터 끝까지 정신없이 정보를 쏟아낸 키노트였습니다. 더 자세한 정보를 알고싶으면 사실 기사를 보는 것보다는 애플 홈페이지를 보는 게 제일 낫습니다.(초기에는 홈페이지에 기재된 사항조차 잘못 알리는 기사들이 많은 관계로; 애플이 사용하는 각종 미사여구들에 대한 거부감만 참아내신다면...)


글을 맺으면서 보니 스스로 나 많이 맞췄다고 자랑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기분탓인걸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