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이대근 (ㄷㄱ)
컴퓨터 쿨링 관련 커뮤니티에서 펠티어소자를 구입했습니다.
(Peltier component, TEC, Thermo-Electric Component)
아래 박스 안에 테크니컬한 설명이..^^
전압이 인가되면 흡열부는 주변의 열을 흡수해서 실온 이하로 (보통 영하로) 떨어지는 반면에
흡열부의 열 + 손실된 전기에너지는 모두 발열부에서 발산되고 보통 섭씨 백도 이상으로 치솟게 됩니다.
작동원리는 온도차 발전의 반대라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온도 차이로 전기를 만든다 -> 전기를 인가하여 온도차를 만든다"
N형 / P형 반도체를 접합해서 전기를 인가할 때 자유전자가 정공으로 이동하는 원리를 이용합니다.
P형 반도체의 자유전자가 N형 반도체의 정공으로 이동할 때 조금씩의 열만 품고 있더라도
P형 반도체는 많은 열에너지를 잃게 되고, N형 반도체는 반대로 많은 열을 받게 되는 것이죠.
다만 펠티어소자 자체의 발열을 해결하지 못할 경우 흡열부/발열부를 막론하고 뜨거워지기 시작합니다.
(비유하자면 두개의 방이 있고 한 방에서 물을 다른 방으로 퍼내는 펌프와 같은데,
아무리 펌프의 성능이 좋아도 물의 총량이 늘어나면 두 방의 수위가 다같이 늘어날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따라서 펠티어(의 흡열부)가 제대로 된 냉각성능을 보이려면 발열부의 열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발열부의 열만 해소된다면 펠티어 소자는 전자제품의 온도 제어에 요긴하게 쓰일 수 있는 재료입니다.
요즘은 수랭식이라고 하면 순수하게 '물' (부동액이든 뭐든 어쨌든 유체로써의 물) 을 이용한 방식이지만
불과 몇년 전만 해도 수랭식 쿨러는 펠티어로 CPU를 식히고 물은 펠티어 발열부를 식히는 용도였습니다.
요즘 들어 펠티어소자가 쿨링에 잘 쓰이지 않게 된 이유로는 매우 큰 전력소모가 한몫합니다.
펠티어소자의 용량을 표시할 때 70W, 100W 등으로 표기하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간단히 말해 95W 용량의 펠티어소자는 TDP 95W짜리 CPU를 섭씨 0도에 묶어 둘 수 있는 성능입니다.
거꾸로 말해 TDP 95W CPU를 충분히 식히기 위해서는 95W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그에 준하는 전력을
펠티어소자 하나가 소비해야 한다는 뜻이 됩니다.
또한 펠티어소자의 소비전력이 늘어날수록 발열부의 열도 극심해지기 때문에 효율 면에선 최악입니다.
(CPU를 직접 식히는것보다 펠티어 발열부의 열을 잡는 게 더 어렵단 뜻이죠.)
이런 이유로 오늘날엔 CPU 쿨링에 펠티어소자를 직접 활용하는 경우는 거의 찾기 힘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제가 펠티어소자를 구입한 이유는 제가 사용하는 쿨러마스터 V10 쿨러 때문입니다. -_-ㅋ
무지막지한 크기로 유명한 이 쿨러는 일반 공랭식 쿨러와 달리 펠티어+공랭 혼용형 쿨러를 표방합니다.
총 세개의 힛싱크 중 두개는 CPU를 식히지만 나머지 하나는 펠티어소자의 발열부를 식히는 용도입니다.
(V10이 그토록 거대한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V10에 사용된 펠티어소자는 50W급으로 최신형 CPU의 발열을 제어하기엔 부족한 감이 있습니다.
따라서 더 높은 출력을 가지는 펠티어소자를 구입해 V10의 성능을 향상시키도록 개조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서론이 매우 길었는데... 아무튼, 오늘 구입한 펠티어소자는 두 종류입니다.
- 정격 15.4V / 154W 용량 (오른쪽의 검정색 / 빨간색 전원선)
- 정격 24.7V / 281W 용량 (왼쪽의 검정색 / 회색 전원선)
정규 스펙대로라면 두번째 펠티어가 거의 두 배 가까운 성능을 보이고 있지만 정격전압이 높은 데 유의합시다.
사실 일반적인 컴퓨팅 환경에서는 내부적으로 직류 12V만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력 = 전압^2 / 저항 이라는 공식으로 위의 펠티어소자의 용량을 12V 전원에 맞게 다시 계산해 봅시다.
- 정격 15.4V / 154W 용량 -----> 12V 인가시 약 93W 용량
- 정격 24.7V / 281W 용량 -----> 12V 인가시 약 66W 용량
똑같은 전압을 인가할 경우 내부저항이 작은 첫번째 펠티어가 더 뛰어난 성능을 보여줍니다.
(물론 모니터 전원어댑터 등을 활용하여 15.4V / 24.7V의 인가도 가능합니다.)
두 펠티어 모두 V10의 기본 펠티어보다는 좋은 성능이지만 이왕이면 첫번째 펠티어를 쓰는 게 더 낫겠군요.
그리고 첫번째 펠티어를 쓰기로 마음먹은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_-;;
첫번째 펠티어는 모든 틈새가 실리콘으로 실링되어 있는 데 비해
두번째 펠티어는 실링되어 있지 않아, 외부로부터의 오염에 취약한 구조입니다.
(ex: 물이 생겨선 안되는 거지만, 어쨌든 응결된 물이 저 안으로 들어간다고 상상해 봅시다.)
이런 이유로 첫번째 펠티어를 사용하기로 결정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곧장 쿨러에 장착하기 전에 검증해야 될 게 하나 있습니다.
...저번에 V10 펠티어 전원개조 당시 거쳤던 (난잡한) 실험을 기억하시나요?
실온보다 낮게 떨어지는 특성상 결로현상이 생기는지 여부를 반드시 체크해야 합니다.
지난번 실험에선 몇 분간 따뜻한 바람을 불어 줘도 결로가 생기지 않아 곧장 실사용에 들어갔지만
펠티어의 성능이 두 배 가까이 향상된 지금은 필수적으로 결로 테스트를 해 봐야 합니다.
지금은 V10이 현역으로 시스템 내부에서 가동되고 있었기 때문에 다른 방식의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저 쿨러를 알아보시겠습니까?
바로 엊그제, 동생 컴퓨터에 달아줄 생각으로 구입했던 쿨러마스터 Hyper N520 쿨러입니다. -_-;
아담하고 예쁜 외모만 보고 구입했는데 이렇게 혹독하게 굴리게 될 줄이야..;;
신참이란 죄로 머리박고 있는 것도 모자라 부뚜막에 엉덩이까지 지지고 있습니다. -_-
참고로 펠티어를 처음 사용할 땐 발열부/흡열부를 구분하기 위해 잠깐 전기를 흘려 봐야 하는데
보통은 발열부가 급속히 뜨거워짐에 따라 펠티어소자 전체가 열포화상태가 되어 양면이 모두 뜨거워집니다.
이럴 경우엔 어떤 부분이 발열부이고 흡열부인지 알 수 없게 되는데, 이럴 때를 위해 팁을 드리자면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아래 사진을 보세요.
빨간 선과 검은 선의 위치가 위 사진과 같게 될 때, 윗면이 흡열부입니다.
밑에 쿨러를 붙여주지 않았을 때는 전체가 열포화상태가 되어 매우 뜨거워졌는데
발열부에 쿨러를 붙여주자 거짓말처럼 흡열부가 급속히 차가워지기 시작합니다.
...너무 차가운 나머지............
얼음이 얼기 시작합니다 -_-
보통 수증기 -> 액화 -> 결빙의 단계를 밟는 것이 올바른 [물의 순환] 이지만
펠티어 흡열부의 냉각성능은 대단합니다. 액체상태를 건너뛰고 곧장 수증기 -> 얼음으로 승화합니다.
...하지만 냉각성능에 감탄만 하기엔 심각한 문제군요.
얼음이 맺히는걸 확인한 이상 곧장 V10에 달아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최소한 결로현상이 생길테니...)
주말동안 결로를 어떻게 방지할지 고민한 뒤 다음 포스팅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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