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Curator : Daeguen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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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텍스 맞아 선물보따리 푼 인텔 : 브로드웰-E, 카비레이크, 아폴로레이크, 그리고?

 

 

일주일 전 개막한 컴퓨텍스를 맞아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제조사는 단연 AMD가 아니었을까. 그러나 화제성과 실력이 반드시 정비례하는 게 아니라는 건 많은 이들이 잘 알 것이다. 그런 면에서 상대적으로 휘발성 있는 이슈는 부족했으나 절대 실력을 무시할 수 없는 공룡 인텔에게 시선이 수렴하는 것은 어쩌면 필연적인 귀결이다. 컴퓨텍스 폐막 후 이들은 전체 CPU 라인업을 14nm 핀펫 공정으로 채우기 위한 퍼즐의 마지막 한 조각으로 24코어 브로드웰-EX 기반 제온 E7 4800/8800 V4를 발표하는 기염을 토했는데, 여기서는 그보다 한 수 전 - 그러니까 퍼즐의 마지막 세 조각이 남아있던 시기를 다룰 것이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하더라도 인텔의 라인업에서 14nm 핀펫은 세 자리가 비어 있었고, 컴퓨텍스를 맞아 이들은 그 중 두 조각을 채워넣었다. 바로 하이엔드 데스크탑(HEDT) 시장의 브로드웰-E, 그리고 모바일 시장의 아폴로레이크가 그것이었다.

 

 

1. 브로드웰-E

 

 

앞서 IYD는 브로드웰-E의 가격 정책을 규탄하는 사설(링크)을 실은 바 있는데, 시기상 지금 작성하는 이 글이 먼저 쓰여졌어야 했다는 생각이 뒤늦게 든다. 다소 타이밍 미스처럼 보여지게 되었지만 어쨌든 (사설에서 언급된 사실관계들을 잠시 잊고) 새로운 소식을 접하는 기분으로 이 글을 보도록 하자. 많은 이들이 고대했듯 만 2년만의 HEDT 라인업 업데이트가 아닌가.

 

2014년 중순 출시된 하스웰-E는 최대 8개 코어로 제공되었다(코어 i7 5960X). 이것은 당시까지의 최상위 HEDT 제품이었던 코어 i7 4960X보다 두 개가 많은 것이자, 2010년의 걸프타운(코어 i7 980X) 이래 6개로 고착되어 있던 HEDT의 코어 갯수가 무려 4년만에 증가한 것이란 의미를 갖는다. 그러면서도 TDP는 전작들과 비슷한 130W 수준을 유지했으며, 무엇보다 가격이 그대로 999달러에 머물러 있었다. 샌디브릿지-E(코어 i7 3960X)에서 아이비브릿지-E(코어 i7 4960X)로의 업그레이드를 유보했던 계층이 마침내 지갑을 열게 된 수요까지 합쳐, 코어 i7 5960X는 HEDT 역사를 통틀어 최초의 블룸필드(코어 i7 920) 및 걸프타운 이래 최대의 상업적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되기도 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하스웰-E 역시, 당대 인텔의 능력으로 만들어낼 수 있던 실리콘의 최대치에서는 한참 낮춘 마이너한 버전이었다는 것이다. 전작 아이비브릿지-E 역시 그러했던 탓에 HEDT는 최대 6코어로 제공되었지만 제온 E5 라인업에는 최대 12코어가 들어가는 등 약 2배 가량의 격차가 존재했는데, 하스웰-E에서는 이 격차가 한층 커져 제온 E5/E7와 HEDT의 격차는 2.25배가 되었다(18 vs 8). 금번 출시된 브로드웰-E 역시 전임자들과 마찬가지로 동 세대 제온 E5/E7에 사용되는 다이와는 체급이 확연히 다르며, 브로드웰-E 기반 최상위 HEDT 모델인 코어 i7 6950X가 10코어인 것과 달리 제온 E5 V4는 22코어, E7 V4는 24코어로 2.2~2.4배의 격차를 갖게 되었다.

 

 

브로드웰-E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오버클럭에 관한 강점들을 부각하고 있는데, 실상 엠바고 해제와 동시에 공개된 리뷰들에 따르면 오버클럭 여력 자체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은 아니다. 뒤에서 언급하겠지만, 그리고 이 사설에서도 이미 짚은 것이지만 가격을 폭발적으로 증가시킴에 따라 어떻게든 그것을 정당화하기 위한 (특히 제온 E5 V4와의 가격관계를 고려하여) 논리가 필요했을 것이고 마침 '오버클럭'이란 것은 제온이 가질 수 없는 HEDT만의 고유한 무언가가 되기 충분하다.

 

 

사실 브로드웰-E는 대단히 고무적인 제품이다. 데스크탑 라인업보다 한 세대 뒤처졌던 HEDT의 제조공정을 순식간에 동등한 수준으로 끌어올렸고, 이에 따라 더 적은 소비전력과 더 나아진 전성비(그리고 소비자에겐 별 의미없지만 더 적은 제조단가)로 무장하게 되었으며 무엇보다 HEDT의 코어 갯수를 재차 2개 더 늘려 주지 않았는가. 그러나 이 모든 의의를 좀먹는 것이 바로 가격이다. 새로운 HEDT 라인업에 매겨진 가격을 보면 코어 i7 5960X의 후계자는 6950X가 아니라 오히려 6900K에 더 가까워 보인다. 문제는, 그러면서도 성능향상폭은 이전만 못하다는 데 있다.

 

코어 i7 6950X로 말하자면, 5960X와 동일한 3.0GHz의 베이스 클럭과 3.5GHz의 부스트 클럭을 가지면서 코어 갯수는 2개 더 늘어 사상 첫 10코어 데스크탑 CPU라는 이름을 역사에 남긴 주인공이다. 코어 갯수에 비례해 L3 캐시 용량 역시 25MB로 증가되어 데스크탑용으로는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5960X 역시 전세대의 4960X보다 2개 늘어난 코어와 5MB 늘어난 L3 캐시를 가졌음을 상기하자. 오히려 이때는 6코어에서 8코어로, 15MB에서 20MB로 증가했기에 스펙 성장률은 33%에 이르렀지만 지금은 8코어에서 10코어, 20MB에서 25MB가 된 것이니 성장률은 25%로 오히려 둔화된 것이다. 게다가 하스웰-E는 마이크로아키텍처 자체가 바뀌는 '톡' 단계였지만 브로드웰-E는 기본적으로 하스웰-E의 공정 개선 버전에 지나지 않는다. 한 마디로 말해 최상위 모델의 성능향상 추세는 이번 브로드웰-E의 발표와 동시에 급격히 정체된 것이다.

 

나아가 6950X의 가격이 5960X의 두 배에 가까운 1723달러라는 사실을 놓고 보면 상술한 논리전개조차도 지나치게 브로드웰-E에 우호적인 것이란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적어도 비슷한 가격을 기준삼는다면 6950X 대신 6900K가 5960X와 비교되어야 한다는 점은 이미 언급했다. 이 경우, 인텔의 새로운 HEDT 라인업은 아까보다도 더 가혹한 평가에 직면하게 되는데, 6900K는 5960X와 스펙상 차이가 거의 전무하기 때문이다. 똑같은 8코어, 똑같은 20MB L3 캐시, 심지어 똑같은 하스웰 '톡' 마이크로아키텍처. 감히 세대교체를 참칭하며 사실상 전세대와 똑같은 제품을, 똑같은 가격대에 내놓은 것은, 인텔의 역사 전체를 통틀어도 없던 일이다. (심지어 999달러 vs 1089달러로 엄밀히 말하면 더 비싸졌다!) 하스웰과 브로드웰이라는 코드네임의 차이가 착시현상을 불러왔지만, 내용적으로 보아 하스웰-E와 브로드웰-E의 관계는 하스웰과 브로드웰의 그것보다는 차라리 하스웰과 하스웰 리프레시의 그것을 더 닮아 있다. 글쓴이는 감히, 이 새로운 라인업에 인텔의 '교만의 극치'라는 별명을 붙여 주려 한다.

 

 

2. 카비레이크

 

 

(비록 격렬한 비난으로 소결을 맺긴 했으나) 어쨌든 몇년만의 새로운 실리콘으로써 브로드웰-E가 뭇 사용자들의 경외와 동경을 이끌어내는 건, 가격 정책이 합리적인지 여부를 떠나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한편, 비록 물리적으로 새로운 실리콘은 아닐지언정 시장에는 브로드웰-E만큼이나 - 아니, 분명 그보다 훨씬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인텔의 새 데스크탑 CPU 라인업 역시 금번 컴퓨텍스를 기점으로 드러나기 시작했으니 바로 카비레이크(Kaby Lake)가 그 주인공이다.

 

 

IYD에서 앞서 뉴스(링크)를 통해 알렸듯 인텔은 최근 10년 전통의 '틱톡' 정책을 공식적으로 폐지했는데, 그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P-A-O' 였으며 그 중 'O'(Optimization, 최적화) 주기의 첫 타자로써 선보여지게 된 것이 카비레이크이다. 비록 이름은 달라졌으나 그 본질은 여전히 스카이레이크, 혹은 스카이레이크 리프레시 정도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하스웰-하스웰 리프레시의 관계와 스카이레이크-카비레이크 사이의 관계가 완전히 같은 것은 아니다. 물론 TDP를 그대로 유지한 채 작동 속도를 높이는 정도의 트릭이야 당연히 적용될 것이지만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단 얘기다. 가장 핵심적인 것은 인텔의 3D 크로스포인트(X-Point) 스토리지를 정식으로 지원할 것이라는 점이다. 또한 지원하는 PCI-Express 라인 수가 스카이레이크보다 4개 늘어 한층 다양한 라인 분배 시나리오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점 역시 특기할 만하다. 마지막으로는 현행 스카이레이크가 DDR4-2133 규격까지만을 정식 메모리 규격으로 지원하는 것과 달리 DDR4-2400을 정식 규격으로 지원할 것이라는 점이 거론된다.

 

 

그동안 인텔의 세대교체가 주로 수직 (그것도 위쪽) 방향으로의 체급 상승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면 근래 들어서는 점차 수평이동에 가까워지는 것이 특징이다. 하스웰-E가 사실상 동일한 가성비의 브로드웰-E로 대체된 것이 이를 증명하는 '하이엔드' 데스크탑 시장에서의 사례라면 카비레이크의 등장은 '퍼포먼스/메인스트림' 데스크탑 시장에서 이를 증명하는 또다른 예가 될 것이다. 절대성능 추종자에게는 안타깝겠지만 냉정히 보아 수평이동 자체가 꼭 나쁜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여기엔 최소한의 조건이 있다.

 

앞서 글쓴이가 브로드웰-E를 규탄하며 지적하고자 한 것은 인텔의, 나아가 (데이터센터(DC) 사업부에 대한) 클라이언트 컴퓨팅(CC) 사업부의 교만으로 비쳐지기까지 한 신제품의 가격정책이었다. 전세대 대비 브로드웰-E의 향상폭이 제아무리 (그 전세대에 대한) 하스웰-E의 그것보다 낮다 한들 그에 걸맞는 가격정책이 적용되었다면, 백번 양보해 현 가격 그대로만 나왔더라도, 이토록 당황스럽지는 않을 것이다. 카비레이크는 부디 그 전철을 밟지 않길 바란다. 결국 다수의 '평균적 사용자'들에게 세대교체의 수혜가 돌아갈 수 있도록 합리적인 가성비를 제공해 달라는 평범한 결론에 닿는다.

 

 

3. 아폴로레이크

 

 

한편, 브로드웰-E와 함께 인텔의 '14nm 퍼즐 조각' 중 하나로 컴퓨텍스 기간 동안 주목을 받았던 아폴로레이크(Apollo Lake)를 빼놓을 수 없다. 이것은 베이트레일과 브라스웰에 걸쳐 사용된 실버몬트 아키텍처('톡' 기준)의 후신인 골드몬트 아키텍처가 적용된 첫 제품이기도 하다. 상세한 아키텍처 정보가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2코어 및 4코어 구성으로 제공되며 약 30%의 성능 향상, 15%의 배터리 수명 향상이 동반되었다고 한다.

 

코어당 L2 캐시 용량은 512KB로 브로드웰이나 스카이레이크보다 오히려 두 배 더 많은데, 물론 이러한 주류 아키텍처와 IPC를 견줄 수준은 -아직까지는- 아니다. 어디까지나 골드몬트는 주류 아키텍처가 커버할 수 있는 하한 (아마도 코어 M) 보다 더 낮은 영역대를 위해 투입된 것이다. 인텔의 모바일 아키텍처와 주류 아키텍처 사이의 갭에 관해서는 과거 IYD가 다룬 벤치마크(링크)를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아폴로레이크는 LPDDR3 및 LPDDR4를 모두 지원해 제조사의 재량에 따라 비교적 자유롭게 메모리를 구성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쿼드코어 모델의 경우 6~10W 사이에서 유동적으로 TDP를 결정할 수 있는데, 과거 실버몬트가 10W, 실버몬트의 14nm 축소판인 에어몬트가 6.5W TDP 상한을 가졌던 점을 고려하면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기본적으로 전작들과 동일한 수준의 TDP 상한을 갖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과거 베이트레일이나 브라스웰 기반의 플랫폼을 제작한 경험이 있는 제조사라면 그대로 아폴로레이크를 이식할 수 있으리라는 것이다.

 

 

이상으로 인텔이 컴퓨텍스에서 풀어놓았던 선물 보따리를 모두 파헤쳐 보았다. 그러나 컴퓨텍스의 폐막과 거의 동시에 외신으로부터 타전된 소식이 있었으니...

 

 

4. One more thing : 스카이레이크-EP

 

 

두달 전 브로드웰-EP 기반 제온 E5 2600/4600 V4를 출시한 데 이어, 브로드웰-E 기반 HEDT 라인업과 브로드웰-EX 기반 제온 E7 4800/8800 V4로 라인업의 상층부를 완성한 인텔은 한숨 돌릴 새도 없이 '그 다음'을 예고했다. 바로 차기 제온 E5(아마도 E5-2600/4600 V5)가 될 스카이레이크-EP가 그 주인공이다.

 

 

상세한 스펙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위 사진으로부터 추정해볼 수 있는 정보가 몇 가지 있다. 가령 메모리 슬롯이 6의 배수로 구성되었다는 것으로부터 스카이레이크-E/EP/EX 플랫폼은 종전까지의 쿼드채널 DDR4를 넘어 6채널 구성을 지원한다는 추정이 가능하겠다. IYD에서 전한 바 있는 과거의 루머(링크)를 참고하자면 스카이레이크-EP의 경우 최대 26~28코어 구성을, 스카이레이크-EX는 28~32코어 구성을 볼 수 있으리라고 한다. 이를 액면 그대로 믿는다는 가정 하에, 아마도 스카이레이크-E/EP/EX 풀 칩의 스펙으로 여겨지는 '32코어'라는 숫자는 브로드웰-E/EP/EX의 24코어보다 33% 더 많은 것으로, 이는 하스웰-E/EP/EX에서 브로드웰-E/EP/EX가 증가한 폭과 정확히 같다.

 

인텔은 스카이레이크-EP/EX 기반 Purley 플랫폼을 내년 1분기 중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상술한 모든 소식을 전한 지금 글쓴이의 신경은 엉뚱하게도 온통 애플의 맥 라인업에 쏠려 있다. 대부분의 라인업이 출시 2~3년차를 맞아 업그레이드에 대한 기대감이 잔뜩 무르익어 있기 때문이다. 마침 카비레이크는 차기 맥북 프로나 아이맥에 탑재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으며, 맥 프로로 말하자면 내년으로 넘어간다면 스카이레이크-EP 기반 제온을, 그렇지 않다면 브로드웰-EP 제온을 사용할 것이 확실시된다. 제조사로부터 더 많은 정보가 풀려 글쓴이와 독자 여러분의 지적 갈증을 해소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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