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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cture & Column/ict_lec_col

모니터 크기, 해상도별 조합 가이드

Author : Daeguen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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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엄청난 분량의 글을 올린 뒤로, 다음 글까지는 또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 같아 조금이라도 (저의, 그리고 들르시는 분의) 적적함을 달래기 위해 캐주얼한 강좌를 하나 써 봐야지 생각했습니다. 마침 제가 요새 꽂혀있는 분야가 디스플레이인 이유로 오늘 소개할 글은 저로썬 처음인 "디스플레이 가이드" 되겠습니다.


많은 분들은 이미 제 머릿속에 있는 것들보다도 많은 지식을 갖고 계시겠지만, 예컨대 어떤 모니터가 IPS니 TN이니 VA니 하는 것은 -물론 개인적으론 굉장히 관심이 많습니다만- 저 말고도 설명을 잘 해 주실 수 있는 분이 많으니 이번 글에서는 다루지 않도록 하고, 오늘 제가 설명할 내용은 아주 기초적인, 모니터의 크기와 해상도에 관한 것입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한번 보시죠.



흔히 모니터가 몇 인치라고 말할 때, 이 크기는 가로도 아니고 세로도 아닌 대각선 길이를 나타냅니다. 중학교를 정상적으로 마친 사람이라면 누구든 피타고라스의 원리를 사용해 대각선 길이를 사용해 모니터의 가로/세로 길이를 알아낼 수 있습니다. 위 그림은 대중적으로 사용되는 대각선 길이 / 종횡비 / 해상도 조합을 종횡비를 기준으로 배열해 본 것입니다. 충분히 직관적인 그림인가요?


또한 이미 눈치채셨겠지만 모서리에 기댄 신사분은 각 모니터의 픽셀피치, 그러니까 PPI에 비례해 해당 모니터에서 객체가 얼마나 크게 보이는지를 나타냅니다. 신사분의 키가 클수록 해당 모니터는 가독성이 좋다, 혹은 화면 출력이 투박하다, 라고 할 수 있겠죠. 27인치나 32인치(= 31.5인치)의 경우 FHD/QHD/UHD가 혼재하기 때문에 어떤 모델을 구입해야 할지 고민하실 분이 많을 것 같은데, 위 그림이 선택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래봅니다.


...사실 여기서 글을 끝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었겠지만...

기왕 만든 이미지를 어떻게 더 활용해볼까 고민하다, 왠지 저다운 가이드를 하나 쓰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이름하여 "모니터 이종교배", 좀 더 풀어 쓰자면 "서로 다른 크기의 모니터를 어떻게 잘 조합할 수 있을까?"

(눈치챈 분이 있을 것도 같은데, 과거 이 글 (http://iyd.kr/404) 에서 다룬 문제의식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입니다)


누군들 27인치나 30인치 모니터를 3대씩 사서 서라운드로 구성하고 싶지 않으랴만, 우리의 얄팍한 지갑 사정은 종종 우리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눈을 낮추도록 강요하곤 합니다. 다행히 사람의 시야각이 그리 넓지 않다는 점으로부터 우리가 유추할 수 있는 대안은 "큰 메인 디스플레이"와 양 옆의 "작은 서브 디스플레이"를 묶어 서라운드를 구성하는 것인데, 작은 모니터라고 하여 무작정 큰 모니터 옆에 붙여둘 수 있느냐 하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예컨대 이런 화면에서라면, 과연 몰입이 가능할까요?



...여기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서브 디스플레이를 피봇하는 경우) 서브 디스플레이의 가로길이와 메인 디스플레이의 세로길이가 어느 정도 비슷한 수준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추가로 해상도가 비슷하다면 금상첨화겠죠. 이런 조건들을 따져 가며, 손수 검증하고 찾은 조합들이 아래에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서라운드를 구성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꼭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15인치 모니터를 활용한 서라운드 구성



앞서 모니터의 "인치 수"는 대각선 길이라고 설명한 바 있는데, 이 말은 종횡비에 따라 인치수가 같은 모니터라도 가로세로 길이는 전혀 딴판일 수 있다는 뜻도 됩니다. 똑같은 4:3 종횡비 하에서라면 15인치와 17인치는 전혀 같은 길이가 될 수 없지만, 4:3 15인치와 16:10 17인치는 세로 길이가 완전히 똑같습니다. 위 그림과 같은 경우 대각선 길이는 39.4인치가 되고, 서브 모니터와의 세로해상도 일치를 위해 메인 모니터를 1366x768로 낮춰 주면 위화감 없는 서라운드가 완성됩니다.



앞서 살펴본 조합은 (그림 상으로는) 나무랄 데 없이 훌륭한 비율을 가졌으나 실제로 보면 아무래도 좀, 작습니다. 그 단점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클래식 19인치 모니터와 조합하는 것인데, 앞서 살펴본 조합의 세로 길이가 9인치에 불과한 데 비해 지금의 조합은 12인치의 세로 길이를 자랑합니다. (참고로 대중적으로 사용되는 23인치 1080p 모니터의 세로 길이가 11.3인치입니다) 특히 이 조합은 별도로 해상도를 조정하지 않더라도 곧바로 위화감 없는 서라운드 구성이 가능하고, 이때의 대각선 길이는 34.9인치가 됩니다. 가장 경제적이고 손쉽게 할 수 있는 구성이 되겠네요. 혹 남는 15/19인치 모니터들이 있다면 말이죠. (비단 서라운드가 아니라, 남는 15인치 한 개를 단독 서브모니터로 활용하는 경우라도 위 그림처럼 피벗해 이어 두면 위화감 없이 자연스럽게 확장되는 화면을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클래식 19인치와 20인치는 세로 길이가 거의 같고, 가로 길이가 조금 늘어난 차이 뿐입니다. 마찬가지 방법으로 15인치 두 대를 피벗하여 양 옆에 붙여 주면 대각선길이 36인치의 서라운드가 완성됩니다. 다만 20인치 모니터의 해상도를 다 활용하지 못하는 점은 단점입니다.



여기서는 앞서 살펴본 3가지 구성과는 달리, 15.6인치 와이드 모니터를 서브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16:9 종횡비의 15.6인치 모니터는 그 가로 길이가 28인치 UHD 모니터의 세로 길이와 거의 같아 그림처럼 서라운드 구성이 가능합니다......만, 해상도 통일을 위해서는 메인 모니터가 너무 큰 희생을 해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실제로 메인 모니터 단독으로 쓸 때 표시되는 정보의 양(약 8백만 픽셀)보다 서라운드 구성 후 표시되는 정보의 양(약 4백만 픽셀)이 거의 절반 수준으로 오히려 떨어져 버리죠. "구성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예시로 소개는 해 두었습니다만 이 구성은 비추. (그 전에... 28인치 UHD를 하나 살 돈이면 23인치 FHD 세 개를 살 수 있습니다)



17인치 모니터를 활용한 서라운드 구성



클래식 17인치 모니터와 21.5인치 와이드 모니터의 세로 길이는 거의 같기 때문에, 피벗할 필요 없이 바로 이어붙일 수 있습니다. 물론 세로 해상도에는 차이가 있기 때문에 종횡비를 고려해 새로 커스텀 해상도를 설정해야 하는데, 예시로 든 1820x1024 외에도 보다 폭넓게 지원되는 해상도 프리셋으로 1706x1000 (or 1706x999) 정도를 고려할 수 있겠습니다.



17인치를 피벗하면 좀 더 큰 모니터와의 조합도 가능합니다. 우선 16:9 종횡비의 27인치 모니터와 조합해볼 수 있는데, 이 모니터의 해상도가 FHD인지 QHD인지에 따라 설정 가능한 최대 해상도가 달라집니다. 앞에서 살펴본 21.5인치와의 조합과 대각선 길이는 거의 같으나, 세로 길이가 더 길어 전체적인 면적 및 픽셀 수는 이쪽이 더 우수합니다. 물론 메인 모니터의 해상도를 낮춰야 한다는 점은 단점입니다.



한편, 27인치 16:9모니터와 34인치 21:9 (시네마스코프) 모니터의 세로 길이가 같다는 점을 이용해 위와 같은 구성도 -적어도, 이론적으로- 가능하기는 합니다만... 이렇게 하고 싶으신 분은 없겠죠. 앞서 15+28+15인치 구성에서와 마찬가지로, 메인 모니터 하나를 살 돈이면 27인치 QHD 모니터 세 대를 살 수 있습니다.



19/20인치 모니터를 활용한 서라운드 구성



19인치 와이드 모니터를 피벗하면 30인치 16:10 모니터와 세로 길이가 거의 같게 됩니다. 비록 세로 해상도를 맞추기 위해 메인 모니터의 세로해상도를 조금 희생해야 하지만, 전체적으로 화면에 표시되는 정보의 양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해 볼 만한 조합입니다. 대각선 길이는 48.3인치, 해상도는 4360x1440입니다.



사실 30인치 모니터와 조합하기에 클래식 20인치만큼 좋은 건 없습니다. 피벗했을 때 세로 길이가 같을 뿐만 아니라, 해상도도 따로 변경할 필요 없이 같기 때문입니다. 여담이지만 저 역시 이런 조합으로 서라운드를 구성하려 했던 적이 있습니다. 앞서 살펴본 것 중 15-19-15인치 조합과 더불어, 유일하게 제 마음에서 우러난 추천을 드릴 만한 조합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 밖에...



23인치 FHD 모니터와 29인치 시네마스코프 모니터는 세로 길이가 같습니다. (동일한 생산 라인(?)에서 컷팅하는 간격만 늘린 게 아닐까 생각될 만큼...) 마침 세로 해상도도 1080으로 같으니 있는 그대로 서라운드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조합을 구성하는 가격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23인치 FHD 세 대를 살 수 있다는 점이 함정이긴 한데, 가로해상도 640과 추가비용 사이에서 어느 쪽을 선택할지는 여러분의 판단에 달렸습니다.



23인치-29인치의 관계와 마찬가지로, 27인치 FHD/QHD 모니터와 34인치 시네마스코프 모니터의 세로 길이 역시 동일합니다. 단, 이들 제품 모두 여러 해상도로 출시되고 있으니 세로 해상도를 맞춰서 구입하셔야 합니다. 이 조합의 의의와 한계 모두, 앞에서 살펴본 것과 동일하니 별다른 언급은 않겠습니다. 그래도 한 가지 비교우위라면, 29인치 세 대가 23+29+23보다 비싼 정도보다는 34인치 세 대가 27+34+27보다 비싼 정도가 훨씬 더 크단 점이랄까요. 27인치 세 대는 뭔가 좁다(?)고 느끼는 동시에 31.5인치 세 대, 혹은 34인치 세 대 가격은 부담스러운 분에게 권하면 되겠습니다.

여기까지입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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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위젯은 일종의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티스토리 '밀어주기' 서비스 위젯입니다. 100원부터 3000원까지의 범위 내에서 소액기부가 가능하며, 이런 형태의 펀딩이 성공적일 경우 '이해관계자로부터 독립된 벤치마크' 의 지속 가능한 원동력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후원 없이 제 글을 읽어 주시는 것만으로도 저는 독자 여러분께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