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hor : Daeguen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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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우 10이 공개되기 정확히 하루 전인 지난 7월 28일 오전 열시경, 새로운 운영체제에 대응하는 회사 차원의 전략 및 신기술 소개를 겸해 AMD와 기자단의 콜 브리핑 자리가 개최되었습니다.

 

케이벤치, 보드나라, 뉴스탭 등 IT전문 매체들을 비롯하여 ITCM, 쿨엔조이, 플레이웨어즈 등 인기있는 하드웨어 커뮤니티의 담당자들도 함께 한 이 자리에서 어떤 신기술이 소개되었고 무슨 이야기들이 오고 갔는지, 여러분께 들려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소식을 다소 늦게 전해드린 점은 다른 모든 것에 앞서 양해를 구하고 싶은 부분입니다. 당장은 밝힐 수 없는 (=내일 밝힐 수 있습니다) '뭔가'에 쫓겨 엄청나게 바쁜 한 주를 보냈기 때문인데... 어쨌든 지금으로선 쿨엔을 비롯, 여러 사이트에 글이 올라오는 동안에도 뉴스를 전해드리지 못한 부분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당시로 돌아가서. AMD에서는 '테크니컬 마케팅' 담당자인 로버트 할록이 전화를 통해 브리핑을 진행했습니다. 역시 유선상으로, 싱가폴 현지에서 AMD 아태본부에 근무하는 홍정연 아태지역 PR담당 차장(인터뷰 링크)이 순차 통역을 맡아 기자단의 이해를 도왔습니다. 제한된 형식으로 진행되었던 브리핑이니만큼 약간의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겠으나, 당시 브리핑에서 나온 발언과 기자단의 질의, 그리고 (육성으로 언급되지 않았더라도) 슬라이드에 표시된 내용들을 적절히 혼합해 독자 여러분께 하나의 매끈한 새로운 읽을거리를 제공해 드리고자 합니다. 한번 보시죠.

 

 

두말할 것 없이 윈도우는 현재 가장 지배적인 지위에 있는 OS입니다. 아니, 모바일 시장까지 포함한다면 어쩌면 대수로는 안드로이드나 iOS에 밀렸을 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PC시장에서만큼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지배적 지위에 도전할 경쟁자는 현재까지 없다시피 합니다.

 

 

그들의 공고한 시장 지배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것이라면, 다른 무엇보다도 과거의 윈도우 자신일 것입니다. 실제로 윈도우 Me, VISTA, 8/8.1은 각각 걸출한 전작이었던 95/98, XP, 7의 아성을 넘어서지 못하고 후임자에게 자리를 내어줄 수밖에 없었는데, 또한 공교롭게도 성공한 윈도우와 실패한 윈도우는 각각 한 세대씩을 걸러 가며 교대로 등장해 우스갯소리로 "짝수번째 윈도우는 실패를 면치 못한다" 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습니다.

 

어느 쪽이 되든, 이 징크스는 이번에 깨질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윈도우 10은 "성공" 차례에 출시되는 윈도우인 동시에, 짝수 버전넘버를 갖기 때문입니다.

 

슬라이드에서는 "15억의 기회" 라는 한 문장으로 마이크로소프트 자신들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광범위한 시장을 압축적으로 나타냅니다.

 

 

또한 다음 슬라이드는 AMD의 슬로건을 나타냅니다.

 

4년 전 겨울, 2011년말 AMD가 Graphics Core Next 아키텍처를 발표하며 내걸었던 "Gaming is Compute, Compute is Gaming" 이라는 말과도 일맥상통합니다. 오늘날 사용자에게 보여지는 여러 오락적 요소, 게임, 시각효과 등은 모두 내부적으로 방대한 연산량으로 구현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윈도우 10 역시 최신의 기술을 지원하는 운영체제로써 이러한 흐름에서 벗어날 수 없고, 이에 AMD는 자신들의 여러 기술이 윈도우 10을 최적으로 구동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음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윈도우 10 어플리케이션을 보다 가속화할 수 있으며, 윈도우 10에서 신규도입된 기술을 실행할 수 있고, 이로써 고품격의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제공한다는 것인데요. 과연 어떤 사례들을 보여줄지 한번 계속 따라가 봅시다.

 

 

우선 가장 먼저 DirectX 12에 대응되어 있다는 점을 꼽고 있습니다. 열거된 것 중 눈에 띄는 것이라면 엑스박스 원이 있네요. 이 때를 노리고 자사의 칩을 제공해 온 것이겠죠.

 

구체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10이 다양한 포트폴리오에 받아들여지기를 원하며, 다양한 종류의 디바이스에서 윈도우 10의 기능들을 즐기게 되면 좋겠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피력하고 있습니다. 윈도우 스마트폰에도 윈도우 10으로의 업그레이드를 지원하는 것이 그 한가지 예이며, 엑스박스 원 역시 그 중요시되는 "포트폴리오" 중의 하나로 마이크로소프트가 공들여 연계기능을 개발하고 있다고 합니다.

 

 

DirectX 12를 지원한다는 그래픽카드는 이미 나와 있었고, 윈도우 10의 등장으로 운영체제 역시 갖춰졌습니다. 그러나 이를 지원하는 게임이 아직 하나도 없어 사용자들에게 DirectX 12라는 이름은 전혀 익숙하게 와닿지 않습니다. 일단 올 연말까지 Deus Ex : Mankind Divided와 Ashes of Singularity라는 게임이 최초의 DirectX 12 지원작으로 등장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여기에도 AMD의 공(혹은 삽질)이 녹아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AMD는 맨틀이라는 자체 API를 시장에 접목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한편으로는 엑스박스와 플레이스테이션이라는 양대 콘솔의 하드웨어를 장악한 (최근 닌텐도 NX에도 APU를 공급하는 것이 확인되며 3대 콘솔을 장악하게 되었습니다) AMD에 최적화된 게임개발을 위해 개발사들이 자발적으로 맨틀로의 이식을 꾀해 온 점도 있기에 상당한 수의 게임 개발사는 이미 '범 맨틀' 진영에 발을 걸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AMD는 과거 맨틀과 DirectX 12의 관계에 관해 묻는 질문에 맨틀에서 DirectX 12로의 포팅은 DirectX 11에서 넘어오는 것보다는 훨씬 수월한 작업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 게임을 개발해야 할 사람들이 정말 '쉽다' 고 느낄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AMD는 이 부분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앞서 설명한 '범 맨틀' 진영이 언제든, 당장이라도 DirectX 12에 기반한 게임엔진을 만들어 낼 것이라는 기대죠.

 

 

게임뿐만 아니라, 윈도우 10 자체의 구성요소를 보다 완벽히 즐기는 데에도 AMD는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합니다. 물론 여기서 설명될 내용의 일부는 반드시 "AMD 여야만" 하는 것이라기보다는 "높은 연산성능(높은 GPU성능)" 전반에 적용될 수 있는 것이지만, 다른 일부에서는 AMD의 GPU 아키텍처가 유난히 더 돋보이게 될 경우 역시 존재합니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도록 하죠.

 

 

우선 위 슬라이드의 가장 왼쪽을 보면 GPU 가속이 가능한 윈도우 10 앱이 열거되어 있습니다. 새로운 UI 그 자체를 포함, 엣지 브라우저나 비트락커 같은 프로그램 역시 GPU 가속을 지원한다고 합니다. 또한 가운데에는 Wi-Di 등 사용가능한 기술이, 오른쪽에는 Explicit Multi GPU / 엑스박스 원 스트리밍 등 엔터테인먼트와 관련된 (GPU성능 덕을 볼 수 있는) 것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다른 무엇보다도 눈길을 끄는 것은 우측 하단의 그래프입니다. 비트락커가 GPU 가속을 지원하게 되면서, 가장 큰 수혜를 보는 것은 다름아닌 APU 계열이라는 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고가 라인업의 경우 기왕 그에 상응하는 레벨의 고가 별도 그래픽카드를 장착할 것이지만 내장그래픽을 사용하는 저가형 PC의 경우 온전히 "CPU의 성능" 과 "내장 GPU의 성능" 만 가질 뿐, 둘이 시너지를 발휘할 기회가 현재로써는 그리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반면 윈도우 10에서는 CPU와 내장 GPU의 조합으로 본격적인 시너지를 체감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이것은 윈도우 내 "앱"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운영체제 자체에 녹아 있는 여러 기능을 체험하는 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됩니다. 역시 그래프로 설명되어 있는 "빠른 압축해제" 항목을 보면 A8 시리즈 APU의 경우 인텔의 i3 라인업보다 37%가량 더 향상된 압축해제 성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엔터테인먼트 부문에서 중요한 것은 Explicit Multi GPU Rendering, GAMEDVR과 엑스박스 원 게임 스트리밍의 세 가지입니다.

 

이 중 가운데의 GAMEDVR은 엔비디아가 작년부터 자신들의 드라이버를 통해 선보인 '쉐도우 플레이' 와 유사한 기능으로, 윈도우에서 실행되는 게임을 실시간 H.264 인코딩으로 기록해 둘 수 있는 기능입니다. 엔비디아 쉐도우 플레이가 지포스에 한해 사용가능한 기술이었는데 GAMEDVR이 AMD 전용인지, 혹은 GPU 전반에 걸쳐 사용할 수 있는 범용 기술인지는 이번 브리핑에서 설명되지 않았습니다만 적어도 AMD 그래픽카드 사용자들은 "누릴 수 없던" 한가지 특권을 새로 얻게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또한 왼쪽의 Explicit Multi GPU Rendering의 경우, 간단히 설명하면 별도 그래픽카드가 장착된 경우라도 APU의 내장 GPU가 성능에 기여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굳이 내장 GPU가 아니더라도, 심지어 엔비디아의 그래픽카드와 AMD의 그래픽카드 사이에서라도 멀티 GPU 기술을 구현할 수 있게 되는 것으로 예전부터 해외 미디어를 통해 소개된 바 있었습니다. 그 핵심은 Split-Frame Rendering (SFR), 다중 GPU간 메모리 공유 등 문자 그대로 멀티 GPU 기술을 지금까지보다 더 "명료하게 (explicit)" 구현하는 데 있습니다. SFR 등에 관해서는 조금 더 밑에서 자세히 설명하도록 하죠.

 

마지막으로 오른쪽의 엑스박스 원 게임 스트리밍은 AMD APU를 사용한 PC에서 이용가능한 기술로, 엔비디아 쉴드의 PC게임 스트리밍 기능과 비슷한 (그와 대척점에 있는) 기술이라 할 수 있습니다. PC에 설치되어 있는 게임을 APU의 연산성능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인코딩 -> 스트리밍해 엑스박스 원이 놓인 장소에서 콘솔로 플레이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윈도우 10에 대해 지금까지 알아보았습니다. 이제 자연스레 DirectX 12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야겠죠. 다음 슬라이드에 바로 이어집니다.

 

 

지금까지 설명한 기술들은 오늘날의 하드웨어와, 그것들을 지원하는 드라이버 & 프로그램이 이미 존재하기에 "지금 당장" (※ 브리핑이 진행될 당시는 윈도우 10이 출시되기 딱 하루 전이었고, 당시의 표현으로는 "내일" 이었습니다) 즐길 수 있는 것들입니다. 그러나 지금부터 설명할 내용은 아직은 사용할 수 없고, 이를 지원하는 프로그램들이 출시되어야 진가를 발휘할 기술에 관한 것입니다. 바로 DirectX 12에 관한 내용인데요, AMD가 이 새로운 API에 대해 어떻게 대응방안을 세워 두었는지 찬찬히 살펴봅시다.

 

 

우선 DirectX 12의 특징은 위와 같이 요약 -이라기엔 이것마저도 꽤 복잡해 보이지만- 할 수 있습니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멀티코어 CPU 성능이 좋아진다" 는 점과 "전반적으로 성능이 올라간다" 는 점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특히 기존의 API 하에서는 기술적 한계로 인해 "불가능하다" 고 여겨졌던 많은 새로운 게임 설계가 가능해졌다고 합니다.

 

 

앞에서 살펴본 DirectX 12의 특징들은, AMD의 위의 세 가지 기술로 구체화됩니다. 멀티스레드 커맨드 버퍼 레코딩 / 비동기 쉐이더 / Explicit Multiadapter가 그들입니다. 각각 멀티코어 CPU의 성능 향상, GPU의 성능 향상, 멀티 GPU 구성시의 성능 향상이라는 과제를 떠맡고 있습니다.

 

 

우선 이 기술을 설명하라면 긴 이름 속에서 형용사절을 제외한 명사절, "커맨드 버퍼" 가 무엇인지 알아야겠죠. 커맨드 버퍼란 게임을 실행함에 있어 CPU에게 요구되는 작업들의 묶음 (리스트) 을 의미합니다. 오늘날은 상당 부분 GPU에 이양된 것이 많지만, 일부 광원효과나 캐릭터의 렌더링 등이 이에 속합니다.

 

기존의 작업에서 '커맨드 버퍼 레코딩' 은 멀티코어에 최적화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멀티스레드 커맨드 버퍼 레코딩은 (※ 정확히 읽자면 "멀티스레디드" 커맨드 버퍼 레코딩이나, 동사의 과거형이나 명사의 복수형을 동사절 또는 명사절의 발음에 넣지 않는 외국어 표기방식에 따라 "멀티스레드" 커맨드 버퍼 레코딩으로 읽었습니다. 직역하자면 "멀티스레드화된" 커맨드 버퍼 레코딩쯤 됩니다) 이를 멀티스레드에 최적화한 것입니다.

 

AMD는 이 기술을 통해 전반적인 성능을 올렸으며, 사용자가 경험할 게임 성능이 (그들의 CPU가 아닌) GPU에 좀더 의존하도록 하였으며 (=CPU 의존성을 줄였으며), 궁극적으로 소비전력을 줄이는 데까지 이르렀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위 그래프만으로는 비교 대상이 없어 DirectX 12의 (혹은 멀티스레드 커맨드 버퍼 레코딩의) 위력을 가늠하기 어렵지만,

 

 

이 그래프를 보면 보다 장점이 명확히 드러납니다.

 

재미있는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6코어 -> 8코어 구간에서 여전히 병목현상이 관찰되었다는 점입니다. DX12 자체가 '멀티코어 지원을 잘' 하게 만들어졌다는 점을 생각하면 분명 이상한 부분입니다. 물론 DX11의 결과와 비교하자면 6코어까지라도 거의 리니어한 스케일로 성능이 향상된다는 것 자체가 장족의 발전이지만, 그래서인지 그간 많은 미디어에서 이에 관해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번 콜 컨퍼런스에서는 기어이 질문이 나오고야 말았습니다. 일단 이에 대한 AMD의 설명은, 3D마크 API 오버헤드 테스트에서만 그러하고 실제 DX12 데모에서는 코어 갯수에 따른 거의 선형적인 성능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해당 테스트의 경우 6코어와 8코어 FX의 성능 차가 없는 것은 L2 캐시 억세스의 오버헤드가 급증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아직 DX12 지원 게임이 하나도 없으니 이 내용의 진위를 따지는 건 의미가 없을 것 같고, 다만 제가 짚어보고 싶은 것은 '코어 갯수가 늘어남에 따라 캐시 오버헤드가 증가하는' 버스 구조에 관한 것입니다. 마침 저는 지난 몇달간, 아래의 주제를 여러 글에서 다룬 바 있었습니다.

 

 

위의 그림은 <제온의 모든 것 : (1) 이론편> 에서 소개한 삽화인데 네할렘 아키텍처에서 샌디브릿지 아키텍처로 이행하며 바뀐 CPU-캐시 간 버스구조를 나타냅니다. 전통적으로 1개의 CPU 코어와 1개의 캐시 슬라이스가 연결되는 방식은 1:1 P2P에 가까운 구조였고, 이러한 구조는 임의의 코어에서 임의의 캐시 슬라이스에 접근하는 레이턴시를 거의 통일할 수 있어 성능상 가장 이상적인 방식임에도 불구하고 코어 갯수가 늘어남에 따라 엄청나게 복잡도가 커져 샌디브릿지부터는 이 방식을 버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대신 각 코어와 캐시 슬라이스 사이의 비대칭적인 접근을 전제하는 '링 버스' 구조를 도입한 것이 샌디브릿지 이후 아키텍처의 핵심입니다.

 

성능을 약간 희생한 대신 복잡도를 크게 줄여 실제로 샌디브릿지 이후의 CPU 코어 수는 엄청나게 늘었는데, 여기서 의미심장한 것이 인텔이 1:1 P2P 방식으로 한계를 느낀 코어 갯수도 6~8개 구간 사이였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네할렘 아키텍처의 데스크탑 최상위 모델인 걸프타운은 6코어였고, 서버 시장에 투입되었던 네할렘-EX는 8코어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10코어 이상이 탑재되었던 웨스트미어EX의 경우 이때 이미 링 버스를 차용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상은 아주 단편적인 에피소드(콜 컨퍼런스에서의 Q&A)로부터 도출된 생각입니디만, DX12가 보급되고, AMD의 많은 코어갯수가 이득을 보기 위해서는 지금이 바로 수년 전 인텔이 가졌던 문제의식을 그들도 공유해야 할 적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마침 이 글을 적는 순간 AMD가 Zen 기반 '엑사플롭스급' APU (EHP : Exascale Heterogeneous Processor) 를 개발 중이라는 뉴스를 보았는데 여기에 탑재되는 Zen 코어의 갯수는 무려 32개라고 합니다. AMD는 어떤 참신한 방법으로 CPU-캐시 오버헤드를 줄일지, 혹은 줄이지 못하고 차기 CPU마저 산으로 보내버릴지 궁금해지는 시점입니다.

아무튼. 사족이 길어졌는데 다시 본 내용으로 돌아오도록 합시다.

 

 

이러한 AMD GPU의 DirectX 12에 대한 합치성은 외려 별도 그래픽카드 형태의 제품보다도 APU에게 더 큰 이득을 가져다 줍니다. 앞에서도 이야기한 부분이지만 APU 레벨의 시스템은 이미 별도의 그래픽카드를 추가할 여력이 없는 (돈이 없거나, 확장 슬롯이 없거나, 둘 다이거나) 상황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AMD는 고질적인 약점으로 지적받던 '드라이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윈도우 10과 DirectX 12의 공개 훨씬 이전부터 마이크로소프트와 긴밀히 협의해 왔다고 합니다. 위 그래프는 AMD와 엔비디아의 하이엔드 / 메인스트림급 그래픽카드들을 각각 비교한 것인데, 테스트 자체가 일반적인 3D 게임성능을 대변하는 유형은 아닙니다만 어쨌든 AMD의 메인스트림급 카드만으로 경쟁사의 하이엔드급 카드를 너끈히 상대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자사 제품에 한정해 보더라도, 마이크로소프트의 전세대 API인 DirectX 11과 비교했을 때 DirectX 12에서의 API 오버헤드가 15분의 1로 감소했다고 합니다. 아주 러프하게 받아들이자면 그래픽 성능이 15배 향상되었다는 뜻이기보다는, 그래픽 외적인 요소에 의한 병목현상이 15분의 1로 줄어들 가능성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위 슬라이드는 AMD가 거의 비밀병기쯤으로 취급하는 - GCN 패밀리 내에서도 가장 최신의 GCN들만 지원하는 - 비동기 쉐이더에 관한 것입니다.

 

간단히 말해, 비동기 쉐이더는 기존의 쉐이더 (그래픽카드의 기본 연산단위) 작동방식을 획기적으로 변경한 것으로, 연산성능 향상에 직결됩니다. 앞서 Gaming is Compute, Compute is Gaming 이라는 AMD의 슬로건에 대해 언급했는데, 이 말이 곧이곧대로 실현되면 연산성능 향상이 게임성능 향상으로 직결될 것이라고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선 옥사이드 게임의 댄 베이커씨가 굉장히 기계적인 (+ 디자이너가 보면 경기를 일으킬) 폰트와 레이아웃으로 말씀하시길, "비동기 쉐이더를 통해 (이 기술을 통하지 않았더라면) 놀고만 있었을 GPU의 잉여 부분까지 사용할 수 있었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모든 다른 GPU에게 그렇게 되길 바랐던 것이다" 라고 극찬했다고 합니다.

 

 

또한 AMD 내부의 자체 데모에서는 29프레임의 향상이 있었다고 합니다. 비동기 쉐이더가 적용되지 않았을 경우가 221 프레임, 적용된 경우 250프레임이라고 하니 대략 13% 가량의 성능향상이 있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Explicit Multiadapter에 관한 내용입니다. 기존에도 이미 크로스파이어 / SLI 등의 멀티 GPU 기술이 존재했으나, "explicit" 이라는 수식어가 말해 주듯 지금까지의 멀티 GPU 기술보다 더 직관적이고 명료한 멀티 GPU 구현 방식이 바로 Explicit Multiadapter입니다.

 

구체적으로, 현재까지의 크로스파이어나 SLI에는 여러 비직관적인 장벽 / 한계가 존재했습니다. "비슷한 체급"의 카드들만 묶을 수 있는 것이라든지, 멀티 GPU를 구성하더라도 각각의 GPU 간의 메모리를 공유해 사용할 수 없는 점이라든지가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사실 이러한 한계의 상당 부분은 Alternate-Frame Rendering, AFR이라는 구현 방식으로부터 비롯됩니다. AMD는 여기에 SFR이라는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기존의 AFR 방식 하에서는 각각의 GPU가 순차적인 프레임을 "번갈아 가며" 렌더링합니다. 따라서 한 GPU가 처리하기 버거운 해상도라면 다른 GPU에서도 마찬가지이고, 결국 고해상도로의 확장에 한계를 노출하게 됩니다. 그러나 SFR은 하나의 프레임도 "나눠서" 각 GPU가 처리하는 것이기에 GPU가 늘면 늘수록 감당해야 할 메모리 사용량은 줄어듭니다.

 

 

위와 같은 혜택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아래는 이러한 (이렇게나 훌륭한!) DirectX 12를 지원하는 게임의 목록입니다.

 

 

 

...비록 현재까지는 두 게임밖에 없으나, 향후 늘어나리라고 이 글 첫 부분에서 언급한 바 있죠.

 

 

지금까지 본 바처럼, AMD는 격변하는 컴퓨팅 환경 - 새로운 운영체제, 새로운 게임 API의 도입 - 에 맞춰 철저한 전략을 세우고 있음을 브리핑을 통해 강조했습니다.

 

이상으로 글을 마치고, 앞으로 AMD와 그들의 제품이 어떻게 "훌륭한" 모습을 보일지 지켜 보도록 합시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